2013년 5월부터 6월까지 EBS에서 진행한 인문학 특강. 서강대학교 철학과 최진석 교수가 현대철학자, 노자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노자의 사상을 속세를 떠나는 것으로 설명하는 많은 해석과는 달리, 노자를 제자백가 시대 당시의 맥락에 맞게 노자 자신의 주장을 유추해서 읽어보면 매우 현실정치적인 사상이라고 주장.

하나라와 은나라 시대는 천명의 시대였다. 그런데 천명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고 불투명했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규범을 원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천명을 극복하고자 하는 여러 시도들이 나온다.

공자는 인간의 본성에서 시작해서 천명을 극복하고자 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인간 안에 있다. 씨앗, 인(仁). 인간의 인간다움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이다. 부모 자식간의 애틋한 감정, 효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고 짐승과 구별되는 요인이라고 봤다. 이 효를 키우고 키워서, 가정을 통치하는데, 국가를 통치하는데 적용하고자 했다. 인간 본성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유가에서는 인간 보편적인 하나의 규범을 추구했다. 이것이 바로 예(禮)이다.

그런데 노자는 하나의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규범을 추구하면 나중에는 그것이 폭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노자는 자연에서 시작해서 천명을 극복하고자 했다. 자연의 이치와 스스로 그러함을 관찰하여 그 본성을 가정과 국가의 각종 통치에 적용하고자 했다. 노자의 사상의 핵심은 유무상생(有無相生)으로, 세상 모든 것은 유(有)와 무(無) 두 대립면의 긴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 어떤 하나의 순수한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여러 대립적인 것이 한 군데 모여있다는 것. 이 유무상생의 현상을 도(道), 일(一)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일은 스테인레스 숟가락같은 반듯하고 단일한 일이 아니라, 새끼줄 같은 일이다.)

유가에서는 보편적인, 완전한 규범인 예를 추구하며 극기복례를 주장한다. 지금 여기의 자기를 버리고(극복하고), 저 멀리 있는 무언가인 예를 추구한다.

하지만 노자는 그것을 안좋게 생각한다. 저 멀리 있는 무언가보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을 위해 자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는 영웅들이 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무엇때문에 무너지는가? 혁명은 왜 실패하는가? 평범한 일상에서. 지금 여기의 자신을 인식하며 살아가야 일상을 살아갈 수 있고, 그러한 일상이 뒷받침되어야 혁명도 완수시킬 수 있다.


AgileDevelopment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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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문학 특강 - 현대철학자, 노자 (last edited 2022-06-24 00:48:20 by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