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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모델을 살폈다고 해서 반드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정신모델을 점검한 뒤에도 “우리는 다른 입장에 도달할 수 있다. 목표는 누가 되었든 특정 사안을 일선에서 다루는 사람이 상황에 맞는 최상의 정신모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그 사람(경우에 따라서 여럿일 수도 있으리라)이 가능한 최상의 정신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결론을 내리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의견의 일치가 목적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그러한 과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결과를 산출하는 데에 이른다. “서로의 입장이 다른 채로 회의가 끝나도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 오브라이언의 말이다.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표현했을 때, 설령 그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기에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당신의 의견을 지지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도 전혀 무방하다. 어떤 면에서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때보다 오히려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주장을 밝힐 기회를 갖지 못했을 때 흔히 느끼는 비통함이나 씁쓸함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은 학습과정이 개방되어 있고 모든 사람이 진실하게 행동하는 환경에서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주장과 다른 관점이 채택되어 시행되는 경우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PeterSenge가 지은 책.

학습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원칙(disciplines)들이 전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1. SystemsThinking (SystemThinking 과는 다르다고 함)

  2. PersonalMastery

  3. MentalModel

  4. SharedVision

  5. TeamLearning

PersonalMastery에서 흥미로운 점이, 코칭과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목표 상태와 현재 상태의 gap을 인지하게 되면, 그것을 자기계발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한다.

MentalModel에서는, SkilledFacilitator에서 말하는 암묵적 추론이나 TheoryInUse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밑줄긋기

3장에서 /맥주게임을 소개한다.

서문

현재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

신기하게도 EdwardsDeming은 내가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힘들게 집어넣은 내용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 현재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은 사람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본래 사람은 내재적 동기, 자부심, 존엄성, 학습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의 기쁨을 타고나지요. 이를 파괴하는 힘은 유년 시절에 시작되어(‘베스트 할로윈 의상’을 뽑고,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이 모두 그러한 예) 대학 졸업까지 내내 계속됩니다. 직장에 들어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도 개인, 팀, 부서에 점수가 매겨져서 높으면 상이, 낮으면 벌이 따르지요. 목표관리, 할당제, 인센티브, 사업계획 등은 개별적으로도 그렇고 종합적으로도 그렇고, 우리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훨씬 심각한 피해를 야기합니다.

Deming은 이러한 변화에는 현대 조직에서 대부분 활용하지 않는 ‘심오한 지식profound knowledge’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Deming이 지식의 구성요소로 말하는 것 중에서 ‘변화이론’(통계 이론과 방법론)만이 우리에게 익숙한 TQM과 관련이 있었다. 다른 세 가지 요소는 내가 말한 다섯 가지 학습 분야, 즉 규율disciplines과 거의 직결되다시피 하여 나로서는 적잖이 놀랐다. 데밍은 ‘시스템 이해’, ‘지식 이론’, ‘심리학’ 그 가운데 ‘내재적 동기’를 주장했는데 ‘시스템 이해’는 다섯 가지 규율 중에서 ‘시스템 사고’와 직결되고, ‘지식 이론’은 ‘정신모델’, ‘내재적 동기’는 ‘개인 비전’ 및 ‘진정한 열망’과 연결된다.

Deming이 말하는 ‘심오한 지식’의 구성요소를 보고서야 나는 다섯 가지 학습 규율을 소개할 더없이 간단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지금은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지만 초판을 마무리하는 시점까지도 분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섯 가지 규율은 세 가지 핵심 학습능력 개발에 필요한 방법(이론과 수단)을 말하는데, 바로 열망aspiration을 키우고, 성찰적 대화reflective conversation를 발전시키고, 복잡성complexity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조직의 기본 학습 단위는 팀, 즉 ‘특정 결과를 얻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초판에 나온 개념에 따라 우리는 이를 ‘팀의 핵심 학습능력’이라 지칭하고, 각각의 중요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리가 셋인 의자를 상징물로 사용했다. 셋 중 하나의 다리라도 없으면 의자는 서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팀에게 필요한 핵심 학습 능력

  • 열망: 개인적 숙련, 공유된 비전
  • 성찰적 대화: 정신모델(멘탈모델), 다이얼로그
  • 복잡성 이해: 시스템 사고

Deming은 우리가 성장 과정에서 받은 교육 경험 대부분에 내재한 특정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터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는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데밍은 말했다. 교사가 목표를 정하고, 학생은 그에 따른다. 교사가 정답을 가지고 있고, 학생은 그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학생은 자신이 잘했는지 못했는지의 여부조차도 교사의 판단에 맡긴다. 어떤 아이든 열 살 무렵이 되면, 학교생활을 잘하고 선생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터득하게 된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얻은 이러한 교훈을 고스란히 일터로 가져가고, 결국 직장에 다니는 내내 ‘상사는 기쁘게 하지만, 시스템을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선하는 것에는 실패’하는 생활을 한다.

Deming이 말하는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했고, 여덟 가지 요소를 밝혀냈다.

  • 평가 중심 관리: 단기적인 평가기준에 집중한다. 측정이 불가능하면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 ("중요한 것 가운데 측정 가능한 것은 겨우 3%에 불과하다." Deming)

  • 순종 강조 문화: 상사를 기쁘게 하는 것으로 성공에 이른다. 두려움을 이용하여 관리한다.
  • 성과 관리: 경영진에서 목표를 젖ㅇㅈ한다. 직원들은 경영진이 정한 목표를 충족시킬 의무를 진다. (기존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 안에서 가능한 일인가에 상관없이)
  • '정답' 대 '오답': 기술적 문제 해결이 강조된다. 그것에서 벗어난 (시스템) 문제는 무시된다.
  • 획일성: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문제로 다양성을 인식한다. 표면적인 합의를 우선시하고 갈등을 억누른다.
  •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 관리란 통제하는 것이다. '관리의 성스로운 삼위일체'는 계획, 조직, 통제하는 일일지니!
  • 과도한 경쟁과 불신: 원하는 성과를 얻기 원한다면, 사람들 사이의 경쟁은 필수다. 경쟁 없이는 혁신도 없다.
  • 전체성의 상실: 분열과 파편화. 조직 일부의 혁신이 전체로 확산되지 못한다.

상반된 흐름이 공존하는 시대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기업이 느끼는 비용절감과 성과에 대한 압박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다. 압박이 심하다 보니 가뜩이나 모자라던 생각하고 성찰하는 시간 역시 더욱 줄어들고, 인재 개발에 투자할 자원도 크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그러나 변화를 따라가고자 마냥 속도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다른 관점에서 돌아보고 생각할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현장의 목소리

이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개방적인 태도, 성찰, 심층적 대화, 개인의 숙련, 공유 비전은 특유의 방법으로 변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또한 항상 시스템 중심으로 접근하여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초판을 관통하던 핵심 아이디어도 한층 분명해졌다.

  • 현재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보다 훨씬 만족감과 생산성이 높은 공동작업 방식이 있다.
  • 우리가 일하고 생각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 덕분에 조직이 지금처럼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 학습조직 구축에서는 궁극적인 목적지나 최종 상태가 없으며, 평생 지속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나는 현재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관리 시스템은 결국 ‘죽어라 일해서 그저 그런 성과를 올리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이러한 관리 시스템은 사람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협업하는 경우에 발휘되는 높은 사기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층 강도 높게 일하라고 강요한다. 데밍은 이미 오래전에 이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했다. 조직학습에 매진하는 리더 중에서도 데밍과 같은 통찰에 도달한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난관이 많지만 가능성 또한 열려 있는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번창하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능력을 갖춘, 부단히 성장하는 조직 만들기에 헌신하는 것이다.

Part 1. 현실을 창조하고 바꾸기도 하는 행동

1. "충분히 긴 지렛대를 달라. 그러면 나 혼자서 지구도 움직일 수 있으니."

아주 어려서부터 우리는 어떤 문제든지 분해하고 나누어서 생각하라고 배운다. 이러한 방법은 분명 복잡한 과제와 주제를 다루기 쉽게 해주지만, 그로 인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대가를 치른다.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보지 못하고 전체와의 연관성을 감지하는 타고난 감각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 즉 ‘큰 그림’을 보려고 하면, 조각난 파편을 머릿속에서 재조립해야 한다. 그러나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의 지적처럼 그러한 노력은 소용이 없다. 거울에 비친 진정한 모습을 보겠다면서 깨진 거울의 파편을 맞추는 행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노력해도 되지 않으니 머지않아 우리는 전체를 보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도구와 아이디어는 세계가 서로 분리된 무관한 힘들로 이루어진다는 환상을 깨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환상을 버려야 진정한 ‘학습조직’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성원이 진실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끊임없이 키워가는 조직, 새롭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장려하고 가르치는 조직, 모두의 염원이 억압되지 않고 자유롭게 표출되는 조직, 구성원이 함께 배우는 방법을 끊임없이 학습하는 조직이다.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비즈니스가 역동적으로 복잡해질수록 업무는 학습과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

학습조직과 전통적인 권위주의 ‘통제조직’을 근본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특정한 기본 규율을 준수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학습조직이 따라야 하는 학문 분야, 즉 5가지 규율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습조직이 따라야 하는 5가지 규율

시스템 사고 Systems Thinking

기업 활동을 포함한 여러 인간 활동 역시 시스템이다.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직물의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직물의 일부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변화를 보기가 한층 어려워진다. 오히려 시스템의 개별 부분이 보여주는 단면에만 집중하느라 근본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당황하기 일쑤다. 시스템 사고는 하나의 개념적 틀로서 50년 넘게 발전해온 일련의 지식과 도구를 이용해 부분이 아닌 전체 유형을 명확하게 보고 효과적으로 바꿀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개인적 숙련 personal mastery

개인적 숙련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사람은 항상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결과를 달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개인적 숙련은 끊임없이 개인 비전을 명확히 하고 심화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약시키고 인내심을 기르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규율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개인적 숙련은 학습조직의 주춧돌, 즉 정신적 토대이다. 조직의 학습에 대한 헌신과 학습능력이 구성원들의 그것보다 클 수는 없다.

정신모델 Mental Models

정신모델이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우리 안에 깊이 각인된 가정, 일반화, 심상이나 이미지 등을 말한다.

“조직학습이란 경영진이 회사, 시장, 경쟁자에 대해 직원들이 공유하는 정신모델을 바꾸는 과정이다. 때문에 우리는 기획이 곧 학습이고 회사 차원의 기획이 곧 조직학습이라고 본다.”

정신모델을 다루는 학습은 거울을 내부로 돌리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미지를 찾아내고 표면으로 드러내서 철저하게 분석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질의inquiry와 주장advocate이 균형을 이루는 다분히 ‘학습적’인 대화를 수행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그러한 대화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견해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공유 비전 구축 Building Shared Vision

진정한 비전이 있으면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능가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부지런히 학습한다. 그러나 조직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공유 비전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비전을 가지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적지 않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개인 비전을 공유 비전으로 전환시키는 학습방법이 부족했다.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라 일련의 원칙과 실행지침으로 변화시키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지침이 필요하다.

팀 학습 Team Learning

진정으로 학습에 매진하는 팀은 팀 차원에서 남다른 성과를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개별 구성원도 팀에 속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

팀 학습은 ‘다이얼로그dialogue’에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이얼로그’는 구성원들이 각자 품고 있는 가정을 유보하고 진심으로 ‘함께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능력이다. 집단 내에서 구성원들 사이를 자유롭게 흐른다는 의미를 뜻하며, 그로 인해 집단은 개별적으로는 얻기 힘든 통찰을 얻게 된다.

다섯 가지 학습 규율은 개인적 학문이라는 점에서 익숙한 다른 경영 관련 기술과는 다르다. 여기에서 말하는 학습 규율은 각각이 생각하고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더불어 배우는 방식과 관련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섯 가지 학습 규율은 전통적인 경영 기술보다는 예술 분야에 가깝다.

규율의 결합체, 시스템 사고

반드시 다섯 가지 규율이 하나의 조합을 이루어 발전해야 한다.

시스템 사고가 가장 중요한 규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스템 사고는 다른 규율을 통합하고 융해시켜서 긴밀하고 일관성 있는 이론과 실천의 결합체를 만들어낸다. 시스템 사고는 우리가 개별 부분에만 치중하는 우를 범하거나, 최근의 조직변화 붐 같은 일시적 유행에 휩쓸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준다. 시스템에 대한 지향이 없다면, 애초에 개별 규율이 어떻게 연결되고 관계를 맺는지에 관심을 가질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다. 시스템 사고는 다른 규율 하나하나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전체는 부분의 합을 넘어선다’는 진리를 끊임없이 일깨운다.

시스템 사고만 있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사고 역시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공유 비전 구축, 정신모델, 팀 학습, 개인적 숙련 등의 규율을 필요로 한다.

  • 공유 비전은 장기적인 헌신을 끌어낸다.
  • 정신모델은 열린 태도에 집중하여 기존 세계관의 단점을 찾아내고 극복하게 해준다.
  • 팀 학습은 개별 관점을 넘어 더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을 키워준다.
  • 개인적 숙련은 자신의 행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부단히 학습하려는 개인적 동기부여에 유용하다. 개인적 숙련이 부족하면, 항상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혹은 상황이 문제를 야기한다는 수동적 사고에 빠져들게 되고 시스템 관점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

메타노이아-마음의 전환

학습조직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할 최적의 단어는 얄궂게도 서구문화에서 수백 년 동안 별로 쓰이지 않았던 단어다. 문제의 단어는 ‘메타노이아metanoia’로서 그 의미는 마음의 전환shift of mind, 즉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진정한 학습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된다’는 의미의 핵심에 도달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습을 통해서 스스로를 재창조한다. 학습을 통해서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다. 학습을 통해서 세계를 재인식하고,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재인식하게 된다. 학습을 통해서 창조하는 능력, 생성하는 삶의 과정에 참여하는 능력을 키운다. 우리 각자의 내면에는 이러한 학습에 대한 뜨거운 갈망이 있다.

‘학습조직’의 기본 의미도 다르지 않다. 스스로의 미래 창조 능력을 끊임없이 키우고 확장시키는 조직이 바로 학습조직이다. 그러한 조직은 생존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생존학습’, 자주 쓰이는 용어로 ‘적응학습’은 당연히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학습조직에게 ‘적응학습’은 ‘생성학습generative learning’, 즉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능력을 키우는 학습과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아이디어 실천하기

내가 아직 연구생 신분이거나 풋내기 교수일 때만 해도 다들 시스템 사고만 있으면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여러 기업과 작업하면서 나는 시스템 사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스템 사고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이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새로운 유형의 경영 실천가management practitioner가 필요했다.

2. 당신의 조직은 학습장애를 앓고 있지는 않은가?

3. 시스템의 포로인가, 자기 생각의 포로인가?

Part 2. 학습조직의 초석, 시스템 사고

4. 시스템 사고의 법칙

1. 어제의 ‘해결책’이 오늘의 문제를 야기한다

때때로 문제의 원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때가 많다. 그러한 때에는 과거에 우리가 안고 있었던 문제의 해결책을 보면 된다.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회사의 이번 분기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유가 뭘까? 지난 분기에 대성공이었던 할인 정책 때문에 이미 많은 고객이 그때 물건을 샀기 때문이다. 새로 온 관리자가 만성적인 높은 재고율이 문제라며 이를 ‘해결’한다. 그러나 재고 문제는 없어졌지만 다른 문제가 생겼다. 재고 부족으로 인한 배송 지연 때문에 성난 고객의 불만이 쇄도하고 잠재 고객들은 상점에 구비된 물건이 다양하지 않다며 구매를 망설이는 일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결국 판매원들은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에 대응하며, 재고가 있는 상품 중에서 고르도록 잠재 고객을 설득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문제를 시스템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놓았을 뿐인 해결책의 실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펫 장수의 사례와 달리 처음에 문제를 ‘해결’한 사람과 새로운 문제를 물려받은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2. 세게 밀수록, 튕겨내는 반동도 크다

박서의 부지런함이 실제로는 다른 동물이 돼지들의 부당한 행동을 보지 못하도록 일조하고 있었던 것이다.(3) 시스템 사고에는 이러한 현상을 지칭하는 명칭이 있다. 바로 ‘상쇄 피드백compensating feedback’이다. 선의의 개입이 그로 인한 이익을 상쇄해 버리는 반응을 시스템에 야기하는 것이다. 상쇄 피드백에 직면했을 때의 느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밀면 밀수록 시스템이 튕겨내는 반동도 크다.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큰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것이다.

제품의 인기가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과정에서 상쇄 피드백을 경험하는 회사도 많다. 회사는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편다. 과거에는 그러한 방법이 항상 먹혔기 때문이다. 전략의 일환으로 광고비용을 늘리고 가격을 인하한다. 이렇게 하면 고객이 일시적으로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회사 지출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이익이 상쇄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배송지연이나 품질관리 등에 소홀해지면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회사가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설수록 고객은 점점 사라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된다.

공격적인 개입이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본능의 억제든, 강도를 높이면서 계속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은 소모적이며 결국 심신을 지치게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개인 혹은 조직 차원에서 그러한 상쇄 피드백에 끌리는 것은 물론이고 뒤따르는 고통을 찬미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의 노력이 지속적인 개선을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 우리는 한층 세게 밀어붙인다. 박서가 그랬듯이 그저 열심히 하면 모든 장애가 극복되리라는 신조에만 충실해서 자신의 행동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3. 상황은 나아졌다가 나빠진다

5. 사고방식의 전환

6. 자연의 원형: 사건을 통제하는 유형 규명

7. 스스로 제한하는 성장인가, 자립하는 성장인가

Part 3. 학습조직 구축의 핵심 규율

8. 개인적 숙련

학습조직의 정신

조직은 학습하는 개인을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다. 개인의 학습이 조직의 학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개인이 학습하지 않으면 조직의 학습도 일어나지 않는다.

‘개인적 숙련’은 우리가 개인의 성장과 학습에 관한 규율을 다루면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개인적 숙련 정도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능력을 끊임없이 키워나간다. 그들의 지속적인 학습에 대한 추구에서 학습조직의 정신이 나오는 것이다.

숙련과 능숙

개인적 숙련이 삶에 통합된 활동, 즉 하나의 학습 분야가 되면 그로 인해 우리 삶의 기저에서 두 가지 움직임이 구체화된다.

  1. 첫째,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계속해서 명확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우리는 길 위에 놓인 문제 해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은 나머지, 애초에 자신이 그 길로 들어선 이유를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깨닫지 못하거나 심지어 잘못 알게 된다.
  2. 둘째, 현실을 더욱 명확하게 관찰하는 법을 끊임없이 학습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가 되는 관계에 놓인 사람들을 보아왔다. 그들이 문제가 있는 관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현실을 분명하게 보지 못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업무회의에서 다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것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하는) 비전과 (원하는 상태와 비교해 현재 어디쯤에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금의 명확한 현실 모습을 나란히 놓고 동시에 보는 경우, ‘창조적 긴장creative tension’이 만들어진다. 긴장이 있을 경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해결책을 찾게 되므로, 창조적 긴장은 비전과 현실을 합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의 핵심은 우리 생활에서 이와 같은 창조적 긴장을 만들어내고 유지할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몇 가지 기본 특징이 있다.

  1. 그들은 비전과 목표 뒤에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 비전은 그저 좋은 아이디어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소명이다.
  2. 그들은 ‘지금의 현실’을 맞서야 하는 적이 아니라, 자신을 도와주는 동지로 본다. 변화의 힘에 저항하기보다는 그것을 인식하고 이용하는 법을 배운다.
  3. 또한 탐구정신이 강하며 현실을 더욱 명확하게 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타인, 그리고 삶 자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각자의 고유한 개성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4. 또한 자신을 더 큰 창조 과정의 일부라고 느낀다. 그들은 그러한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일방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들은 부단한 학습이 생활화되어 있으며 결코 ‘안주’하지 않는다. ‘개인적 숙련’이라고 하면 ‘분명하게 경계가 정해져 있는 무엇’이라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이는 오해다. 개인적 숙련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과정이다. 이는 평생 계속되는 훈련이요, 학문이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은 자신이 무지한 영역, 무능한 영역, 성장하고 있는 영역 등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감이 강하다. 궤변이라고? ‘과정이 곧 보상’이라는 진리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만 그렇게 보일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원하는 이유”

우리가 개인적 숙련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많은 구성원이 이러한 입장, 즉 구성원의 행복에 헌신하는 입장을 취하는 때가 조직 발전에서 중요한 순간이다. 전통적으로 조직은 구성원의 발전을 하나의 수단으로서 지지해왔다. 구성원이 성장하고 발전하면 조직이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가리라는 계산에서 개인의 발전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브라이언 같은 리더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완전한 발전이 경제적 성공과 동일한 선상에 있다.”

구성원의 발전을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개인과 조직의 관계를 은연중에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개인적 숙련에 헌신하는 태도를 보이는 조직에는 구성원의 무조건적인 헌신과 분명한 용기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하고자 원하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것이다.

저항

이렇듯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는 개인적 숙련에 과연 누가 반대하고 저항할 수 있을까? 실제로는 의외로 많은 개인과 조직이 저항하고 있다. 구성원의 완전한 개발을 지지하는 태도는 종업원과 회사 사이의 전통적인 계약에서 벗어나는 근본적 일탈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학습조직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기업 관행으로부터의 가장 과격하고 근본적인 일탈이다.

회사가 개인적 숙련에 저항하는 데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1. 개인적 숙련은 부분적으로는 직관, 개인의 비전 같은 계량화되지 않는 개념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2. 이보다 위협적인 형태의 저항은 냉소주의다. ... 개인적 숙련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많은 이가 한때는 사람에 대해 높은 이상을 가졌었다. 그것이 끝내 낙담하고, 상처 입고, 결국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존재라는 결론을 내리고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된다.
  3. 마지막으로 어떤 이들은 개인적 숙련이 잘 돌아가는 회사의 기존 질서를 위협하지 않을까 하여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사실, 이는 상당히 근거가 있는 두려움이다. 충분히 통합되지 않은 조직에서 구성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생산성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구성원이 공동의 비전과 현재 기업 현실에 대한 공동의 정신모델을 공유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성원에게 권한을 나누어준다면, 조직 차원에서 일관성과 방향성을 유지해야 하는 경영 부담과 스트레스만 커질 뿐이다.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이 학습조직의 여러 규율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 리더가 하위 의사결정자들을 결집시킬 공동의 비전과 정신모델을 구축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직이 개인적 숙련에 헌신해보아야 순진하고 어리석은 이상주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

개인적 숙련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나의 규율, 즉 유용하게 활용해야 하는 일련의 실천과 원칙으로 보고 접근하는 데서 시작된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한 분야의 거장이 되는 것처럼, 다음에 소개하는 원칙과 실천 역시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는 기초가 된다.

개인 비전

개인 비전은 내면에서 나온다.

다들 목적과 목표는 가지고 있지만 이는 비전과 다르다. 원하는 것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은 오히려 없애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 지금보다 좋은 직업을 원한다는 말은, 다시 말하자면 지금 하고 있는 지루한 일을 버리고 싶다는 의미다.

비전답지 못한 비전의 보다 미묘한 형태는 ‘결과가 아니라 수단’에 집중하는 태도이다. 많은 기업의 고위 임원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신의 비전에 포함시킨다. 이유를 물어보면 “회사 수익성이 좋기를 바라니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들은 고수익 자체를 결과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일부에게 있어서는 그렇다. 그러나 수익이 보다 중요한 결과를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리더도 예상외로 많다.

진정한 비전은 목적이라는 개념과 분리해서 이해할 수 없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목적이란 ‘왜 사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이다.

그러나 비전은 목적과는 다르다. 목적은 방향, 즉 일반적인 지향과 비슷하다. 그에 비해 비전은 특정한 지향점,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다. 목적은 추상적이지만 비전은 구체적이다. ‘천국을 탐험하도록 인간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1960년대 말까지 인간이 달에 발을 디디도록 하는 것’은 비전이다. 목적은 ‘가능한 최고가 되는 것’이고, 비전은 구체적으로 ‘2분 30초의 장벽을 깨는 것’이다.

비전이 없는 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분명 옳은 말이다. 그러나 내면 깊은 곳의 목적의식과 소명의식이 없는 비전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말도 마찬가지로 진실이다. 그러한 비전은 목청 높여 떠들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국 비전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다. 비전이란 타인과 비교하여 나에게 적합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 자체의 고유한 가치 때문에 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상대적인 비전이 중간 과정에서는 적절할지 모르지만, 위대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신의 비전을 옹호하고 견지하는 용기야말로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을 구별 짓는 특성이다. 어느 분야에서 높은 숙련도를 지닌 장인匠人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 일본 속담이 있다. “품은 비전과 행동 사이에 조금의 단절도 없는 상태, 심지어 머리카락 한 올조차 들어갈 공간이 없는 상태다.”

어떤 의미에서 비전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에서 쉬운 과제에 속한다. 많은 이에게 보다 어려운 과제는 현실에 직면하는 데 있다.

창조적 긴장 유지

자신의 비전을 밝히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는 이가 많다. 비전이 아주 명확할 때도 그렇다. 어째서일까? 비전과 현실의 격차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지만, 자금이 없다’, ‘정말 좋아하는 직업을 찾고 싶지만, 당장 먹고살기 바쁘다’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와 같은 차이 때문에 비전은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용기를 잃고 절망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비전과 현실의 격차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비전과 현실 사이에 격차가 없다면, 비전을 향해 나아가려는 어떤 행동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차이는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창조적 긴장이라고 부른다.

긴장을 해소할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현실을 비전 쪽으로 끌고 가든가, 아니면 비전을 현실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어느 쪽이냐는 얼마나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창조적 긴장은 개인적 숙련이라는 규율의 모든 요소를 통합하는 중심 원칙이다. 그러나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긴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창조적 긴장은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감지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비전이 현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에 작동하는 힘이다.

감정적 긴장 상태에서 살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목표 잠식을 허용하게 된다. 반대로 창조적 긴장을 이해하고 목표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긴장이 작용하게 놓아두는 경우, 비전은 능동적인 힘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로버트 프리츠는 “비전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비전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진정 창조적인 사람은 비전과 현실의 괴리를 ‘변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천으로 활용한다.

창조적 긴장을 제대로 이해하면 ‘실패’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실패란 그저 부족하다는 의미, 말하자면 비전과 현실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실패는 현실에 대한 부정확한 이미지, 예상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전략, 비전의 명확성 등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이다. 실패했다고 해서 우리가 무가치하거나 무력하다는 의미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라고는 하나도 없는 생활을 하는 경우, 여러분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변화, 즉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대답이 압도적이다. 이처럼 인간은 생각보다 복잡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면서도 원한다. 경험 많은 조직혁신 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변화시키는 데 저항하는 것이지요.”

창조적 긴장을 마스터하면 현실을 대하는 자세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현실은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된다. 정확하고 통찰력 있는 현실관은 명확한 비전만큼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대부분은 편견을 가지고 현실을 인식하는 버릇이 있다. 이에 대한 로버트 프리츠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관찰보다는 현실에 대한 기존 관념에 의존하라고 배운다. 눈앞에 있는 것을 새롭게 관찰하기보다는 현실이 사전에 형성된 관념과 유사하다고 가정하는 쪽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개인적 숙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첫 번째 선택이 자신의 비전에 솔직해지는 것이라면, 두 번째 근본적 선택은 ‘진실에 헌신하는 태도’다.

이 둘은 창조적 긴장 생성에 똑같이 중요하다. 프리츠의 표현을 빌자면 “정말 창조적인 사람은 모든 창조가 제약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제약이 없으면 창조도 없다.”

구조적 갈등: 무능력의 힘

그야말로 수십만 명의 창조적 능력 개발을 도왔던 프리츠는 실제로 우리 모두가 ‘자신의 바람을 실현하지 못하리라는 지배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러한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프리츠는 그것이 대체로 피할 수 없는 성장 과정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능력을 제한하는 모순되는 두 가지 신념 중의 어느 하나를 가지고 있다.

  1. 첫째는 ‘나는 무능력하다’는 신념이다. 말하자면 자신에게는 진정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이룰 능력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
  2. 둘째는 자신의 무가치함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즉,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

프리츠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한 신념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소수밖에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프리츠는 은유를 활용하여 이러한 내면의 신념이 어떻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용하면서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가를 설명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여러분에게 두 개의 고무줄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하나는 창조적 긴장을 상징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여러분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다른 하나의 고무줄은 우리가 무능력하고 무가치하다는 신념에 묶여 있다. 첫 번째 고무줄은 여러분을 목표를 향해 끌어당기고, 두 번째 고무줄은 ‘목표를 이룰 수 없다’, 혹은 ‘그럴 자격이 없다’는 내면의 신념을 향해 끌어당긴다. 프리츠는 목표를 향해 끌어당기는 긴장과 내면의 신념에 묶어두려고 하는 긴장 모두를 가지고 있는 이러한 시스템을 ‘구조적 갈등structural conflict’이라고 부른다. 서로 갈등하는 두 개의 힘으로 이루어진 구조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비전 달성에 가까이 갈수록 비전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두 번째 고무줄의 힘도 강해진다.

프리츠는 구조적 갈등의 힘에 대응하는 일반적인 세 가지 전략을 찾아냈는데 각각의 전략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1. 앞서 말한 비전 하향조정이 그 가운데 하나다.
  2. 두 번째는 ‘갈등 조작conflict manipulation’이다. 인위적인 갈등을 만들어냄으로써 원하는 것을 향해서 더욱 노력하도록 자신을 조종하는 상태다.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갈등 조작은 실패하면 어쩌나 끊임없이 걱정하는 사람, 회사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을 경우에 일어날 반갑지 않은 결과를 열거하는 ‘동기부여’ 연설에 유달리 재능을 보이는 관리자, 두려움을 조장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움직이려 하는 사회운동가 진영 등이 선호하는 전략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회운동이 갈등 조작이나 ‘부정적인 비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3. 세 번째 일반적인 전략은 ‘의지력willpower’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음으로써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온갖 저항을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프리츠는 이러한 전략의 바탕에는 의지를 강화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 사기를 북돋울 수 있다는 간단한 가정이 깔려 있다고 본다.

사실 의지력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편협하게 성공에만 초점을 맞춘 사람에게는 단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1. 첫째, 수단의 경제성이 거의 없다. 시스템 사고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레버리지 없이 행동하는 것이다. 어찌어찌 목표를 달성하지만, 엄청난 노력을 들여가며 성공한 다음 심신이 고갈되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다. 얄궂게도 의지력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극복할 장애물, 베어 버릴 괴물, 쳐부술 적을 끊임없이 찾아다니게 된다. 스스로와 타인에게 자신의 용기를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2. 둘째,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때가 많다. 그와 같은 결과가 사소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남다른 의지력으로 일에서 크나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두 번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자녀들과의 관계도 최악인 사람을 상상해보면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한다. 무슨 영문인지 일에서는 항상 효과적이었던 불굴의 의지와 목표의식이 집에서는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레버리지는 어디에 있을까? 구조적 갈등이 내면의 근본 신념에서 생긴다면 그러한 신념을 바꾸어야만 구조적 갈등도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무능력하다거나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근본 신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심리학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한 신념은 워낙 이른 시기에 형성된다.(두 살배기 아기가 ‘할 수 없다’와 ‘하지 마라’를 얼마나 많이 듣게 되는지 생각해보라) 우리가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면서, 말하자면 개인적 숙련을 이루어감에 따라서 이러한 신념은 서서히 바뀐다. 그러나 자신을 무능력하게 만드는 신념을 지니고 있는 한, 개인적 숙련은 진전되기 어렵다. 개인적 숙련을 경험해야만 그러한 신념이 바뀐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진실에 대한 헌신

구조적 갈등에 대처하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전략, 즉 진실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많은 이가 진실해지는 노력이 결코 적절한 전략은 아니라고 느낄 것이다. “내 행동을 바꾸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내면의 뿌리 깊은 신념을 바꿀까?” 사람들은 구조적 갈등 해결에 적용할 어떤 공식, 기법 같은 가시적인 무언가를 원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진실에 대한 헌신’이 어떤 공식이나 기법보다도 강력하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지 못하게 스스로를 제한하거나 속이는 행위를 근절하고, 사물이 그러한 현상으로 있는 이유에 대한 기존 이론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남달리 넓은 주변 시야를 가진 뛰어난 운동선수가 경기장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부단히 인식의 지평을 넓혀간다는 의미다. 또한 눈앞의 사건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행동 속에 내재된 구조적 갈등을 명확하게 파악한다.

그러므로 구조적 갈등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첫걸음은 구조적 갈등을 인식하고, 아울러 그것이 작용했을 경우 초래되는 결과를 인식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패턴을 깨달은 후에는 일이 발생했을 때 이전과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전보다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아, 문제의 패턴이 진행되는구나!” 하고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불가능한 과업을 만들어 내거나,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의견에 지지하지 않는 등 나 자신의 행동이 결과에 일조하는 모습을 예전보다 세심하게 인식하고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아가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하지 않으며 관계자와 문제의 상황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이에 대해서는 9장 ‘정신모델’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사고방식의 변화가 없었다면 나는 그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천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건 중심으로 문제를 보는 동안 나는 문제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확신했다. ‘그들이 나를 실망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문제가 구조적으로 유발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그들이 어떻게 했는가?’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가 우리를 포로로 붙잡고 있다. 일단 그것을 알아채고 이름을 붙이면, 그것은 우리에게 이전처럼 강한 구속력을 가지지 못한다. 가족 내부 및 가까운 인간관계 내에서 의존성 구조를 이해해야만 개인의 심리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한 구조적 가족치료structural family therapy라는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 해당 분야 개척자인 데이비드 캔터 DavidKantor는 일단 이러한 구조를 인식하면 “구조를 바꾸어 과거에 행동을 구속했던 불가사의한 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작용하고 있는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이자 필수요건이다. 이와 같은 구조가 쉽게 바뀌는 때도 있다. 구조적 갈등에서처럼 구조가 점진적으로 서서히 바뀌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 무조건 구조에 맞서 싸우기보다, 구조의 원인을 알고 구조 안에서 창조적으로 일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느 쪽이든 일단 작동하는 구조를 인식하면 구조 자체가 ‘현실’의 일부가 된다. 진실에 헌신할수록, 현실이 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창조적 긴장은 많은 작용을 하게 된다. 창조적 긴장이라는 맥락에서 진실에 대한 헌신은 비전처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힘generative force이 된다.

의미심장한 것은 스크루지가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기 전에는 결코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킨스는 아무리 눈이 멀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어도 삶에는 항상 진실을 볼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용기를 내어 그러한 기회를 활용한다면 스스로를 크게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된다. 종교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진실을 통해서만 은총에 닿을 수 있다.

현실을 보다 ‘현실’처럼 보게 하는 진실의 힘은 지각의 렌즈를 정화하며 스스로 만든 왜곡에서 깨어나게 만드는데, 이것은 세계의 거의 모든 위대한 철학 및 종교 시스템의 공통된 원리를 다르게 표현한 것일 뿐이다. 불교에서는 순수 관찰, 즉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는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힌두교에서는 ‘목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자신과 삶을 정신적으로 분리된 상태로 관찰하는 것이다. 진실의 힘은 초기 기독교에서도 더없이 중요한 중심 사상이었다.

잠재의식 활용, 전체를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의 가장 매혹적인 측면 중 하나는 몹시 복잡한 일을 우아하고 여유 있게 해내는 능력이다. 그것이 오랜 기간에 걸친 혹독한 훈련의 결과라는 것이 자명한데도, 갈고닦은 기술을 조금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편안하게 펼쳐 보이는 능력은 여전히 경이롭다.

개인적 숙련의 실천에는 정신의 다른 차원 즉 잠재의식이 관여하는데, 우리 모두는 이를 통해서 복잡성을 처리한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을 구별하는 특징은 그들이 일상적인 의식과 잠재의식이라고 불리는 다른 차원 사이에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대다수가 당연하게 여기며 되는 대로 활용하는 것을 그들은 하나의 규율로 접근한다.

개인적 숙련과 시스템 사고

이성과 직관의 통합

세계와의 연관성 확인

동정심

전체에 대한 헌신

조직에서 개인적 숙련 증진하기

9. 정신모델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실패하는 이유

훌륭한 아이디어가 마지막 순간에 실행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무산되는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의지가 나약한 탓에 갈대처럼 흔들려서도 아니고, 심지어 시스템 관점에서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도 아니다. 진정한 원인은 ‘정신모델’에 있다는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새로운 통찰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내면의 이미지, 요컨대 익숙한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미지와 상충되기 때문이다. 정신모델을 다루는 훈련, 즉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내면의 이미지를 표면으로 드러내고, 옳은지 테스트하고,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학습조직 구축에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려 40년 넘게 정신모델과 조직학습을 연구하고 있는 하버드대학교의 크리스 아지리스 ChrisArgyris의 말을 들어보자. “사람은 (항상) 자신이 지지하는 이론(입으로 말하는 내용)에 맞춰 행동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이론(정신모델)에 맞춰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정신모델의 문제는 그것의 옳고 그름에 있지 않다. 정의 자체가 말해주듯이 모든 모델은 단순화된 것이다. 정신모델의 문제는 그것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때, 즉 우리가 의식하는 수준을 벗어난 상황에서 생긴다. 우리가 정신모델을 인지하지 못하면, 이를 살피고 점검할 수도 없다. 살피고 점검하지 않기 때문에 모델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상이 변하면, 정신모델과 현실의 간격이 점점 넓어지고, 결국 역효과를 내는 비생산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정신모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시스템 사고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좌절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토록 성공적이었던 실험을 왜 지속하지 않고 버렸을까? 이유는 회사 경영관리 전통에 깊이 박힌 정신모델 때문이었다. 새로운 실험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정신모델이 여전히 기능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정신모델로 인한 타성이 더없이 훌륭한 시스템 통찰까지도 압도해버렸던 것이다. 이는 시스템 사고를 주장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영 수단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사람들에게도 쓰라린 교훈이었다.

그러나 정신모델이 (시대착오적인 관행 속에 회사와 산업을 가두어두는 식으로)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면, 역으로 학습을 촉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간단한 질문이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모델을 표면으로 드러내고 이의를 제기하여 개선하도록 하는 규율을 위한 자극제가 되었다.

기업에서 새로운 세계관 키우기

이론적으로는 셸의 ‘그룹 기획실Group Planning’ 소속 직원들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관한 통찰을 사내에 널리 알리기에 이상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룹 기획실은 세계 각지의 지사에서 진행되는 기획 활동을 조정하는 중앙의 기획 부서였다. 당시 그룹 기획실은 다양한 미래 동향을 요약해서 제시하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셸의 기획자들은 그간의 통찰을 토대로 향후 닥칠 급격한 변화와 단절을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그러나 그렇게 탄생한 시나리오를 접한 셸의 경영진은 그것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시나리오 내용과 자신들이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정한 향후 모습이 상당히 다르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응을 보고 피에르 왁과 동료들은 자신들이 스스로의 임무를 근본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저명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기고한 글에서 피에르 왁은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우리의 임무가 문서화된 미래 예측을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정한 목표는 의사결정자들의 ‘소우주microcosms’였다. 우리가 마음속의 이미지, 즉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시나리오는 아무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6) 한때는 기획자의 임무가 의사결정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경영진이 세계관을 재고하도록 돕는 것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그러자 그룹 기획실은 셸 경영진이 현재의 정신모델에서 탈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신중하게 고안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계속해서 그룹 기획실은 경영자들이 새로운 정신모델 구축에 착수하도록 도왔다. 경영자들이 달라지는 새로운 세상에서 어떤 식으로 회사를 관리하고 경영할지를 충분히 생각하게끔 돕는 것이었다.

BP의 CIO 겸 그룹 부사장 존 리게이트John Leggate의 말이다. “그러나 그룹 중앙의 기획 기능을 통해 그러한 작업을 했던 셸의 방식은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것 같았다. (1995년 이래 BP의 CEO였던) 존 브라운John Browne은 실적과 관련한 나름의 문화 구축에 열심이었는데, 보다 많은 사람이 최종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고 문제를 끝까지 고민하도록 하는 문화였다. 우리처럼 고도로 통합된 대기업에서는 최종 손익 관련 책임을 아래로 내려 보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서서히 성공했다. 권한 분배에는 조직이 파편화될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그렇게 되면 기업 전체에서 학습이 진행되게끔 관리하기가 힘들어진다.

우리 회사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었던 것은 사람들 사이의 단절을 방지하고자 마련한 다양한 네트워크와 현안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서로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문화였다. 스스로에게 부단히 질문을 던지는 것도 우리 정신모델 학습의 기본 토대가 되었다. 물론 우리가 정신모델이라는 단어를 대대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현실에서 정신모델 관리하기

셸과 BP의 사례를 보면, 조직 차원에서 정신모델을 표면화하고 점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1. 개인의 인식과 성찰 능력을 제고시킬 도구,
  2. 정기적인 정신모델 관리를 제도화하는 ‘하부구조’,
  3. 기존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하도록 장려하는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특출나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의 연결이다. 예를 들어, ‘솔직함’ 같은 문화규범을 지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해 헌신하는 태도와 구체적인 실행 기술이 필요한데, 많은 경영자가 그러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처럼 부족한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정기적으로 실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작업환경 안에 성찰 과정이 포함된 핵심 하부구조가 필요하다.

'계층구조라는 근본 질병' 극복하기

“전통적인 권위적 조직에서는 도그마를 통해 관리하고 조직하고 통제했다. 학습조직에서는 비전, 가치, 정신모델이 새로운 ‘도그마’일 것이다. 또한 건강한 기업이란 구성원을 단합시켜 현안에 맞는 최상의 정신모델을 발전시킬 방법을 체계화할 수 있는 조직일 것이다.” 오브라이언은 ‘전통적인 계층구조라는 근본 질병’과 이를 퇴치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책으로 문화 혁신cultural change을 생각했다. 그의 말을 계속해서 들어보자. “우리는 일이 인간 본성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조직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계층구조라는 근본 질병을 퇴치할 실질적인 원칙이 되는 핵심 가치를 찾아냈다.”

이러한 가치 가운데 두 가지는 ‘개방성openness’과 ‘메리트merit’인데 하노버 보험사는 해당 가치를 통해 ‘정신모델을 관리하는 방법’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가치선언과 실제 문화혁신을 혼동하는 이들도 많지만, 다행히 오브라이언과 동료들은 인상적인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개방성과 메리트가 이렇게나 유용한데 정작 실천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라고 물었다.

이러한 질문이 결국 오브라이언을 ChrisArgyris에게로 이끌었다. 아지리스의 ‘행동과학action science’은 우리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추론을 검토할 이론과 방법을 제공했다. 아지리스에 따르면 팀이나 조직은 정신모델 검토를 가로막는 ‘방어 루틴defensive routines’의 덫에 빠져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숙련된 무능skilled incompetence’ 상태를 조장하게 된다. 이는 학습 상황이 야기하는 고통과 위협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는 매우 능숙하지만,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는 무능한 상태를 표현하는 훌륭한 모순어법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아지리스는 조직에 효과적인 도구들을 개발했고, 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훌륭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이기도 했다.

머지않아 나는 참가자 전체의 ‘경각심alertness’과 ‘현재성presentness’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아지리스의 개인적 카리스마 때문이 아니라, 참가자 각각이 어떻게 곤란을 자초하고 그로 인해 타인을 탓하는가를 너무나 분명하게 보게 해주는 능수능란한 설명방식 때문이었다. 오후 시간이 흘러가면서 참가자 모두는 자신의 행동 밑바탕에 깔린 추론의 미묘한 패턴과 그것이 자신을 끊임없이 속박하는 모습을 눈앞에 있는 물체를 보듯 선명하게 보고 이해하게 되었다.(일부 사람에게 있어서는 난생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자신의 정신모델을 그렇게 극적으로 드러내본 것은 나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적절한 훈련을 통하면 자신의 정신모델과 그것의 작동방식을 훨씬 잘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흥분되는 일이었다.

아지리스는 진정한 솔직함과 내면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일에 깜짝 놀랄 만큼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지리스가 ‘아무에게나 무엇이든 말하라’는 식으로 주장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누구나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어려운 사안을 다루는 기술을 예를 들어 쉽게 설명했다. 우리가 핵심 가치인 솔직함과 메리트를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면 이는 분명 중요하고도 새로운 영역이었다.”

“베케트는 동양 문화권에서 도덕, 윤리, 경영 등과 관련된 사안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면밀하게 살피면, 그들의 접근법이 이치에 맞고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서 베케트는 이러한 사안에 대한 서구의 접근 방식 역시 이치에 맞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둘은 정반대의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복잡한 사안을 보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회사 내의 여러 분야, 다양한 사고방식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아지리스와 베케트의 방법이 합쳐져서 경영자의 정신모델 이해에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이가 자신이 품고 있는 모든 생각이 가정에 불과할 뿐 결코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 인간은 항상 자신의 정신모델을 통해 세상을 본다는 사실, 정신모델은 항상 불완전하며 특히 서구에서는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난생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실천의 제도화

아무리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도 단순한 입문 교육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일상적으로 실천하고 기술을 발전시킬 기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나는 그동안 정신모델을 표면화하는 작업과 성찰 과정을 제도화하여 일상적인 경영관행의 일부로 통합시킨 여러 사례를 목격했다.

도구와 기술

비록 셸, BP, 하노버 보험사, 할리 데이비슨이 정신모델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접근법을 택했지만, 이들이 행했던 작업에는 크게 나눠 두 가지 기술 개발이 공통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바로 성찰reflection 기술과 질의inquiry 기술이다. 성찰 기술은 사고 과정을 늦추어 자신이 어떻게 정신모델을 만들어내는지, 그러한 정신모델이 어떻게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해준다. 질의 기술은 타인과 직접 대면한 상황에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 특히 서로 의견이 다른 복잡한 사안을 다루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관련된다. 이러한 기술은 구체적인 도구 및 방법론과 더불어 정신모델 규율의 핵심을 이룬다.

  • ‘지지하는 이론(말하는 내용)’과 ‘사용하는 이론(행동으로 드러나는 이론)’의 격차를 똑바로 보기
  • ‘추상화 비약’ 인식하기(관찰에서 일반화로의 비약 알아차리기)
  • ‘좌측란left hand column’ 노출하기(일반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밝히기)
  • 질의와 주장 사이에서 균형 유지하기(효과적인 공동 학습을 위한 기술)

(SkilledFacilitator에서 말하는 것과도 비슷한 것 같다. 그 책에서 로저 슈워즈도, ChrisArgyris의 모델을 약간 변형해서 사용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정신모델 규율

성찰적 실천 Reflective practice

어떤 면에서 매우 개인적이기는 하지만 정신모델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일은 실용적인 측면도 강하다. 즉 중요한 기업 현안에 대한 핵심 가정을 드러내어 표면화시키는 작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어느 조직에서든 가장 중요한 정신모델은 핵심 의사 결정자들이 공유하는 것이기에 이러한 과정은 필수적이다. 정신모델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조직의 행동반경이 익숙하고 편안한 쪽으로만 한정된다. 한 가지 더 말할 수 있는 것은 컨설턴트나 조언자뿐만 아니라 경영자 자신이 성찰 기술과 대면 접촉 학습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 결정과 행동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DonaldSchön은 성찰의 중요성을 연구했다. (책/TheReflectivePractioner)

숀은 ‘행동하는 도중에 자신의 사고를 성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reflection in action)’의 여부가 진정으로 탁월한 전문가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된다고 본다.

  •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며, 더군다나 무언가 행동을 취하는 시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훌륭한 재즈 연주자들이 모여 즉석공연을 하는 경우, 그들은 합주를 통해 생성되는 전체적인 음악의 방향을 느끼며 새롭게 이해하고, 방금 떠오른 새로운 이해에 맞춰 자신의 연주를 조정한다.

성찰적 실천은 정신모델 규율의 핵심이다. 이는 관리자들에게 사업 능력과 더불어 성찰과 대인관계 기술을 동시에 요구한다. 성찰이나 대인관계 기술이 빠진 학습은 발전적인 생성 학습이 되지 못하며, 수동적으로 반응하기 급급한 학습이 될 수밖에 없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생성 학습이 가능하려면 어느 위치에 있든 외부 환경이 그렇게 하라고 강요하기 전에 자신의 정신모델을 표면으로 꺼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지하는 이론(신봉이론)과 사용하는 이론

지지하는 이론과 사용하는 이론 사이의 괴리감은 실망, 나아가 냉소주의까지 야기할 수 있지만 꼭 그러한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이러한 격차는 위선 때문이 아니라 중요한 비전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인간을 신뢰하는 것이 어떤 사람의 진정한 비전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러한 경우 비전과 현실 행동 사이의 격차는 창조적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와 같은 차이가 아니라 8장의 ‘개인적 숙련’에서 설명한 것처럼 진실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하는 것이다. 어떠한 학습이든 지지하는 이론과 현실 행동 사이의 격차를 인식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러므로 지지하는 이론과 사용하는 이론의 괴리에 직면했을 경우 우리가 던져야 하는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지지하는 이론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이다. “그것이 정말로 내 비전의 일부인가?” 지지하는 이론에 대한 깊은 헌신이 없다면 그러한 격차는 현실과 비전 사이의 긴장이 아니라, 현실과 내가 제시하는 관점 사이의 긴장이 된다.(그러한 관점을 제시하는 이유는 아마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이리라)

지지하는 이론은 알기 쉽지만, 사용하는 이론은 파악하는 게 매우 어려우므로 ‘매우 동정심이 많은’ 동료 같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성찰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크나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옛말처럼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법이다.”

  • 추상화 비약 (성급한 일반화)
  • 좌측란
  • 질의와 주장의 균형

추상화 비약

인간의 이성은 구체적인 사항을 ‘추상화’하는 작업에 특히 능하다. 여러 세부사항을 간단한 개념으로 대체하고, 이것을 통해 추론한다. 추상적 개념을 활용한 추론 능력은 인간의 강점임에 분명하지만, 우리가 구체적인 세부사항에서 일반적 개념으로 비약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것이 학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약은 우리가 직접 관찰한 것(구체적인 데이터)이 별다른 검증 없이 일반화로 나아가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것이 학습에 있어 방해가 되는 것은 한때 가정이었던 것이 이제는 자명한 사실로서 간주되기 때문이다. 로라가 배려심이 없다는 명제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나면, 로라가 실제로 ‘배려심이 없는 행동’을 하는 경우에 아무도 그러한 행동에 의문을 품지 않으며, 설령 이러한 고정관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로라가 배려심이 없다는 일반적인 견해 때문에 사람들은 로라를 더욱 무관심하게 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로라는 배려심을 보여줄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로라와 동료들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일반화와 고정관념에 빠져 관계가 경직되는 것이다. 더구나 검증되지 않은 일반화는 더욱 심한 일반화를 불러들이기 쉽다. “지난주에 회사에 돌았던 소문 말이야. 사실 그 배후인물이 로라가 아닐까? 배려심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그러한 일을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추상화 비약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우선 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며, 자신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사업의 본질, 특정 개인을 비롯한 인간관계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이 믿는 내용에 의문을 품어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화는 어떤 ‘자료’에 근거하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라. 그리고 “이러한 일반화가 부정확하거나 오해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재고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재차 물어라. 두 번째 질문을 의식적으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럴 의향이 없다면 이러한 과정을 진행해보았자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추상화 비약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다. 그렇지 않으면 질문을 던지고 시험할 필요성 자체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찰을 하나의 학습 분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동과학에서 나온 ‘좌측란left-hand column’이라는 기법은 학습을 시작하고 심화하는 과정에서 특히 유용하다.

좌측란

이 기법은 우리가 실제로는 어떻게 느끼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적절히 대처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 개선을 막는 여러 행태를 보여준다.

‘좌측란’은 크리스 아지리스와 동료들이 활용하는 일종의 사례에서 나온다. 이것은 자신이 보기에 특정인 혹은 다수 인물과의 대화가 왠지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꼈던 구체적인 상황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명백한 학습이나 발전이 없었던 상황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선 대본 형태로 실제 대화의 예를 기록한다. 종이를 절반으로 나누어 당시 나누었던 대화를 오른편에 적고, 왼편에는 대화의 단계마다 생각은 했지만 말하지 않았던 내용을 적는다.

좌측란 연습은 항상 감춰진 가정을 표면으로 끌어내고, 그것이 어떻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좌측란’을 보면서 얻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가 갈등 상황에서 학습의 기회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있느냐를 인식하는 것이다. 빌과 나는 솔직하게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빙빙 돌려서 중요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 향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짓지 않은 채 뚜렷한 행동방침 없이 대화를 마무리한다. 사실 이 대화에서는 조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나와 있지 않다.

나와 빌이 나눈 대화 같은 어려운 상황을 다루는 단 하나의 ‘정답’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추론과 행동이 어떻게 상황 악화에 일조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바로 여기에서 좌측란 기법이 유용하게 쓰인다. 일단 내가 스스로의 가정과 그것을 감추는 방식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면 대화를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과 그것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상대방과 공유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또한 빌이 이러한 견해와 자료 모두를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과 둘 다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결국 보고 결과가 시원찮았다는 것에 대해 알려준 정보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요컨대 내가 할 일은 이 상황을 우리 두 사람 모두가 배울 수 있는 상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관점을 분명하게 말하고, 빌의 관점에 대해서 더욱 상세하게 알고자 하는 노력이 결합되어야 한다. 아지리스는 이 과정을 ‘질의와 주장의 균형’이라고 부른다.

질의와 주장의 균형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관리자들은 개인적인 경험의 범위를 넘어선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갑자기 다른 사람의 통찰을 구할 필요가 생긴다. 말하자면 그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때 관리자의 주장 기술은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서로 학습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주장과 질의를 혼합하여 협력적인 공동 학습을 촉진하는 것이다.

각각 주장을 펴는 두 사람이 만나서 마음을 열고 솔직한 의견교환을 한다고 해도 학습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진심으로 상대의 견해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순수하게 주장만 계속하는 경우 대화는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며 또 다른 구조를 만들 뿐이다.

양쪽 모두 차분하고 논리적인 태도로 각자의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은 더욱 굳어질 뿐이다. 질의가 없는 주장은 더욱 강한 주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려주는 시스템 원형이 하나 있다. 이른바 ‘에스컬레이션(확대)’으로 불리며, 군비확장 경쟁과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다.

A와 B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A가 격렬하게 주장할수록 B가 느끼는 위협은 커진다. 따라서 B도 필사적으로 자기주장을 펴게 된다. 그러면 위협을 느낀 A 역시 한층 격렬하게 반격한다. 그렇게 확대 프로세스가 반복된다. 관리자는 이러한 확대 현상이 결국 소모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임을 깨닫고, 나중에는 어떤 의견 차이도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리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가지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주장만 강해지는 이러한 눈덩이 효과를 멈출 수 있다. “당신이 그러한 견해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주장하는 것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시겠어요?”, “당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나 경험을 말해줄 수 있습니까?” 같은 간단한 질문으로 토론에 질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집어넣을 수가 있다.

그러나 순전히 질의만으로 진행되는 대화나 토론 역시 한계가 있다. 질문 제기가 각자의 주장만 강해지는 악순환을 깨뜨리는 데 아주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팀이든 개인이든 질의와 주장을 결합하는 법을 터득하기 전까지는 학습 기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순수한 질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자신의 관점이 유일하게 옳은 관점이라고 생각하느냐와 상관없이 우리는 항상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질문만 많이 하는 태도는 쉴 새 없는 질문의 장벽 뒤에 자신의 관점을 감춤으로써 학습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보통은 관리자가 주장과 질의 기술을 결합시켰을 경우, 가장 생산적인 학습이 일어난다. 달리 표현하자면 ‘상호 질의’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참가자가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고 공개적인 검토를 받는다는 의미다. 진정으로 방어에 취약한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견해 뒤의 증거나 추론을 감추지 않으며, 정밀 검토를 받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질의와 주장이 균형을 이루는 경우, 다른 사람의 관점 이면에 자리한 추론을 살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가정과 추론 역시 명확히 밝혀서 다른 사람이 그것에 대해 조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내 관점이고, 이러한 관점에 도달하게 된 경위는 이렇습니다. 당신이 듣기에 어떠신가요?” 식의 대화가 될 것이다.

순전히 주장만 하는 경우, 목표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질의와 주장이 결합되는 경우, 목표는 가장 좋은 주장을 찾아내는 것으로 바뀐다.

질의와 주장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규율을 숙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들지만, 분명 보상도 만족할 만큼 크다. 요즘 나는 내 관점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는 데 아주 적은 시간만 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이 훨씬 홀가분하며 즐겁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예전 버릇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보통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면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펼치던 때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러한 태도를 지양함으로써 삶이 얼마나 명확하고 즐거워졌는가를 상기한다.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분명해진 또 다른 하나는 질의와 주장이 공존하는 경우 창조적 결과가 나올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어떤 의미에서 두 사람이 순전히 자기주장만 펼치는 상황에서는 결과가 미리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A가 이기거나, B가 이기거나, 혹은 둘 다 자신의 관점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 가운데 어느 하나이다. 그러나 질의와 주장이 공존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한계가 사라진다. 양쪽 모두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관점에 대한 질의를 허락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제3의 관점을 발견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질의와 주장 사이의 균형을 완전히 숙달하기까지 다음의 지침을 명심하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12)

<자신의 견해를 주장할 때>

  • 당신의 추론을 명확히 하라.(즉, 그러한 견해에 도달한 과정과 근거가 되었던 ‘데이터’를 이야기하라)
  • 상대방이 당신의 견해를 살피고 분석하도록 독려하라.(예를 들어 “내 추론에 무언가 결점이 있습니까?” 같은 질문을 던져라)
  • 상대방이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도록 독려하라.(“내가 말한 것 이외에 다른 자료나 결론이 있습니까?”)
  • 상대방이 당신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묻고 탐구하라.(“당신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그러한 의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제가 고려했던 것과 다른 자료가 있습니까?”)

<상대방의 견해에 대해 질의할 때>

  • 상대방의 견해에 대해 가정한 것이 있다면, 그 가정을 명확히 밝히고 그것이 어디까지나 가정임을 인정하라.
  • 당신이 제시한 가정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밝혀라.
  • 상대방의 견해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을 때만 질문을 던져라.(즉, 예의를 차리거나 혹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려고 하는 질문은 옳지 않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말하자면 상대방이 자신의 견해를 탐구하는 일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

  • 어떠한 데이터나 논리가 그들의 관점을 바꿀지 물어라.
  • 새로운 정보를 가져다줄 실험(혹은 다른 질의)을 함께 계획할 방법이 있는지 물어라.

<당신 혹은 상대방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다른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를 망설이는 때>

  • 어려워하고 망설이는 이유를 당당하게 표현하도록 그들(혹은 자신)을 독려하라.(“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솔직한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 서로 합의가 된다면 상대방과 이러한 장벽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라.

모든 규율이 그렇듯이 정신모델 규율 역시 진척을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며, 진척이 있다는 신호가 워낙 미묘해서 금방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몇 년 동안 조직학습에 다각도로 투자하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의 제프 블루스타인Jeff Bluestein에게 “무언가 변화가 있습니까?”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원들의 대화가 달라졌습니다. ‘상황이 이렇습니다’라는 말보다 ‘저는 상황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점점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대수롭지 않다 싶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가 전혀 다른 대화로 이어집니다.”

합의는 중요한가?

정신모델 규율을 학습하는 목표가 반드시 합의나 의견 수렴은 아니라는 것에 아무쪼록 주의해야 한다. 복수의 정신모델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상충될 수도 있다.

정신모델을 살폈다고 해서 반드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정신모델을 점검한 뒤에도 “우리는 다른 입장에 도달할 수 있다. 목표는 누가 되었든 특정 사안을 일선에서 다루는 사람이 상황에 맞는 최상의 정신모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그 사람(경우에 따라서 여럿일 수도 있으리라)이 가능한 최상의 정신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결론을 내리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의견의 일치가 목적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그러한 과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결과를 산출하는 데에 이른다. “서로의 입장이 다른 채로 회의가 끝나도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 오브라이언의 말이다.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표현했을 때, 설령 그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기에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당신의 의견을 지지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도 전혀 무방하다. 어떤 면에서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때보다 오히려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주장을 밝힐 기회를 갖지 못했을 때 흔히 느끼는 비통함이나 씁쓸함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은 학습과정이 개방되어 있고 모든 사람이 진실하게 행동하는 환경에서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주장과 다른 관점이 채택되어 시행되는 경우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공유된 비전

공통 관심

공유 비전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공유 비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힘, 깊은 감명을 주는 놀라운 힘을 말한다. 공유 비전은 어쩌면 어느 한 아이디어에 의해 고취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공유 비전으로 발전되면, 다시 말해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서 두 사람 이상의 지지를 받게 되면,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명백한 실체를 띠게 된다. 사람들이 그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공유 비전을 가장 단순한 수준에서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무엇을 창조하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개인 비전이 각자가 머리와 가슴에 담고 있는 그림 혹은 이미지인 것처럼, 공유 비전은 조직 전반에 걸친 사람들이 품고 있는 그림이다. 공유 비전은 조직에 스며들어 다양한 행동에 일관성과 응집력을 부여하는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낸다.

어떤 비전을 진정으로 공유하는 상태라 함은 개인이 각각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상대방과 내가 같은 그림을 가슴에 품으며 서로에게 헌신하는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진정으로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면, 공통 염원에 의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결속된다. 개인 비전은 해당 비전에 대한 각자의 깊은 관심에서 힘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공유 비전은 공통의 관심에서 힘을 얻는다. 사실 사람들이 공유 비전을 구축하려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중요한 업무 수행에서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임을 인정해야 한다.

공유 비전은 학습조직에 있어 더없이 중요하다. 학습에 집중력과 활력을 제공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적응학습은 비전이 없어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학습, 즉 생성학습은 구성원이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오늘날 ‘비전’은 기업 리더십에서 친숙한 개념이다.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비전’은 어느 한 사람, 혹은 일부 집단의 그것이 조직 전체에 강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비전은 구성원에게서 기껏해야 순종은 이끌어내겠지만 진정한 헌신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공유 비전은 많은 사람이 마음으로부터 몰두하는 비전이며, 그것은 각자의 개인 비전이 반영된 까닭이다.

공유 비전이 중요한 이유

많은 공유 비전이 외부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 즉, 경쟁업체 같은 외부 세력과 비교하여 어떤 것을 성취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상대를 이기는 데 한정된 목표는 일시적이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일단 비전이 달성되면 ‘지금 가진 것을 지키고, 최고의 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방어적인 태도’로 변질되기 쉽다. 그러한 방어적인 태도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성, 열정 등을 불러일으키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진정한 무술의 대가라면 ‘모두를 앞서는 실력’보다는 ‘탁월한 수준’이라는 자기 내면의 기준에 역점을 둘 것이다. 그렇다고 비전이 반드시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중의 어느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유형의 비전이 공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을 무찌르는 데만 중점을 두는 비전에 의존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조직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는 직원들에게 ‘내면을 들여다봐서’,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내라고 강조한다. 이나모리는 회사가 업계에서 1등이 되고자 노력하는 동안, 다른 경쟁자보다 ‘나은’ 기업 혹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목표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나모리의 비전은 교세라가 ‘최고’가 아니라 ‘완벽’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1. 직원과 회사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우리의 회사'가 된다.
  2. 공유 비전 없이는 학습조직도 없다.
  3.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학습 과정을 멈추지 않고 지속하게 해주는 일종의 방향타를 제공한다.
  4.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에 나서게끔 독려한다.
  5. 장기적인 헌신을 이끌어낸다.

기업에서 공유 비전은 직원과 회사의 관계도 변화시킨다. ‘그 사람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의 회사’가 된다. 공유 비전은 서로를 불신하던 사람들이 협력해서 일하도록 해주는 첫 단계이다. 공유 비전은 공통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사실상 조직에서 구성원이 공유하는 목적의식, 비전, 가치관이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공통성commonality을 형성한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 AbrahamMaslow는 말년에 이르러 ‘높은 성과를 올리는 팀high performing team’에 대해 연구했다. 그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구성원이 공유하는 비전과 목적이었다. 매슬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는 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과업이 자신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자신과 과업을 동일시하는 분위기가 매우 강해서 과업을 포함하지 않고는 진정한 자기 정체성을 정의하기 힘들었다.

공유 비전 없이는 학습조직도 없다. 진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없다면 현상을 유지하려는 힘에 압도당하게 된다. 비전은 대단히 중요한 목표를 설정한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불가피하다. 또한 공유 비전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학습 과정을 멈추지 않고 지속하게 해주는 일종의 방향타를 제공한다. 학습은 어려울 수도 있고,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공유 비전이 있으면 자신의 사고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거나, 마음속 깊숙이 뿌리내린 관점을 포기하거나, 개인이나 조직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한층 쉬워진다. 모든 어려움과 난관은 만들어내고자 하는 비전의 중요성과 비교하면 지극히 사소해 보인다.

공유 비전은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에 나서게끔 독려한다. 비전에 몰두한 상황에서는 때때로 그곳에 다다를 방법을 모를 때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실험정신이다. 하나의 실험을 실시하고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방향을 바꿔 다른 실험을 실시한다. 모든 것이 실험이지만 불확실함은 없다. 실험을 하는 이유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효과가 있으리라는 보장을 해주시오.” 같은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확실한 보장 따위는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헌신적으로 임한다.

마지막으로 공유 비전은 경영 분야에서 시스템 사고를 개발하려는 노력에 걸림돌이 되어 왔던 핵심 문제 중 하나에 해답을 제시한다. 바로 “어떻게 장기적인 헌신을 끌어낼 것인가?”라는 문제다.

보통의 전략기획은 경쟁자의 강점과 약점, 틈새시장, 회사 자원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강조한 나머지, 장기적인 행동방침을 독려하는 성과는 내지 못한다. 하멜과 프라할라드의 표현을 빌자면 ‘헌신할 가치가 있는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 학습에서 이러한 비전이라는 요소가 차지하는 관심은 적지 않지만, 여전히 신비롭고 통제하기 힘든 특정한 힘으로 간주된다. 그렇다 보니 비전을 가진 리더는 추종 집단을 거느린 영웅 대접을 받는다. ‘어떻게 비전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공식은 존재하지 않지만, 공유 비전을 구축하기 위한 원칙과 지침은 있다. 비전 확립을 위한 규율이 생겨나고 있으며, 공유 비전에 몰두하기 위한 실천적인 도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규율이 개인적 숙련에서 나온 원칙과 통찰을 집단의 염원과 헌신 공유라는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공유 비전을 구축하기 위한 규율

개인 비전 독려하기

공유 비전은 개인 비전에서 나온다. 이것이 바로 공유 비전이 에너지를 얻으며 사람들의 헌신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 오브라이언은 무언가를 소중히 생각하는 행위는 개인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관심은 개인의 가치, 이해관계, 열망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유 비전을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이 개인 비전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단한 진리를 망각한 채 조직 차원에서 당장 비전을 개발해야 한다고 달려드는 리더가 적지 않다.

공유 비전 구축에 열심인 조직은 지속적으로 구성원의 개인 비전 개발을 권장하고 장려한다. 자신만의 비전이 없으면 다른 누군가의 비전에 ‘참여’하는 것밖에 못한다. 그때의 결과는 추종이지 결코 헌신이 아니다. 반면에 강한 개인적 지향을 가진 사람은 ‘나 혹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힘을 모은다.

조직이 개인 비전을 장려할 때에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8장 ‘개인적 숙련’에서 논의했듯이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자신의 비전’을 건넬 수 없고, 비전을 개발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러나 개인 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행동은 취할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의식을 지닌 리더가 모두 각자의 비전을 논할 수 있을 만한 방법으로 개인 비전을 독려하는 것이 있다. 이는 비전을 만들어내는 리더십 기술로, 개인 비전에서 공유 비전이 만들어지는 전형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개인 비전에서 공유 비전으로

홀로그램의 조각을 이어 붙여도 전체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결국 전체 이미지는 각각의 조각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층 더 강렬하며 실물에 가까운 이미지가 된다. 같은 이치로 많은 사람이 하나의 공통 비전을 공유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비전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마음속에 그리는 실체는 한층 생생해지고 사실적이 될 뿐이다. 요컨대 ‘공동창조자’가 늘어난다는 의미가 된다. 이제 비전은 각자의 어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초반에 개인 비전을 키워나가는 동안에는 ‘나의 비전’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유 비전으로 성장하면 ‘나의 비전’인 동시에 ‘우리의 비전’이 된다.

공유 비전을 구축하는 규율을 마스터하기 위한 첫걸음은 비전이 ‘높은 곳에 있는 분들’에 의해 선언되는 것이라거나, 조직의 제도화된 기획과정에서 나온다는 전통 관념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최고 경영진이 비전 선언문을 작성하게 되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1. 첫째 문제는, 그것은 일회성 비전으로, 요컨대 포괄적인 핵심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단발성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경영진은 일단 비전 선언문을 작성하고 나면 비전과 관련된 의무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한다.
  2. 두번째 문제는 완성된 비전이 구성원의 개인 비전에 토대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략적으로 비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개인 비전은 전적으로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위치에서 질의와 실험이 이루어져서, 구성원 모두가 비전을 이해한 끝에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게 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렇게 탄생한 공식적인 비전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지도, 구성원의 헌신을 끌어내지도 못한다. 구성원을 고무시키지 못하는 비전은 때때로 그것을 만든 주체인 최고 경영진 사이에서도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때가 있다.
  3. 마지막으로 비전은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책이 아니다. 비전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하면, 사기 저하나 불투명한 전략방향 같은 ‘문제’가 사라지는 것과 함께 비전을 떠받치던 에너지도 사라져버릴 것이다. 공유 비전 구축은 문제가 생기면 내놓는 해결책이 아니라, 리더의 일상 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공유 비전 구축은 부단히 진행되는 활동이며 끝이 없다.

결국, 공유 비전 구축에 뜻이 있는 리더는 자신의 개인 비전을 공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나를 따라올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물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평생 목표를 세우고 공표하는 일만 해왔던 사람에게 있어 의견을 묻고 동조를 구하는 일은 약함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리번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지난주에 왔을 때에는 어떻게든 나를 설득하려고 했지요. 지금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꺼이 실험해볼 의향이 있군요. 나는 여전히 그 아이디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이 상당히 애쓰고 있다는 건 알겠네요. 글쎄요. 누가 압니까. 뭔가 얻는 바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사람들이 진정으로 공유하는 비전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은 개인 비전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산물로 성장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구성원이 진정으로 공유하는 비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한데, 개인이 자신의 꿈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타인의 꿈을 경청하는 법을 배우는 그러한 대화여야 한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 서서히 나타나는 법이다.

듣는 것이 때로는 말하는 것보다 어려운 법이다.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의지가 강한 경영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듣는 것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고려해보려는 남다른 개방성과 의지를 요구한다. 그렇다고 ‘대의’를 위해 자신의 비전을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복수의 비전이 공존하도록 허용해야 하며, 모든 개인 비전을 초월하고 통합하는 옳은 행동 방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성공한 어느 CEO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내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조직이 하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분명하고 명확하게 표현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비전의 확산: 참여, 헌신, 순종

오늘날의 조직을 보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사람이 비전에 참여하고, 그보다 훨씬 적은 수가 비전에 헌신한다. 대다수는 수동적으로 따르는 상태, 즉 ‘순종’ 상태다. ‘순종하는’ 추종자는 비전에 동의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기대되는 일을 한다. 어느 정도까지는 비전을 지지한다. 그러나 진심으로 참여하거나 헌신하고 있지는 않다.

비전에 대한 여러 가지 태도

  • 헌신: 비전을 원하고, 그것이 실현되도록 노력할 의향이 있다. 필요하다면 어떠한 ‘법(구조)’이든 만들어낸다.
  • 참여: 비전을 원하고 ‘법의 정신’ 안에서 가능한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
  • 진정한 순종: 비전의 이점을 본다. 자신에게 기대되는 모든 것은 물론, 그 이상까지도 한다. ‘법조문’을 그대로 따른다. ‘충실한 병사.’
  • 형식적인 순종: 전반적으로 비전의 이점을 본다. 자신에게 기대되는 것까지만 한다. ‘그럭저럭 충실한 병사.’
  • 마지못한 순종: 비전의 이점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일자리를 잃고 싶지도 않다. 의무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기대되는 바를 충분히 해내지만, 동시에 자신이 진심으로 동참하지는 않았음을 알린다.
  • 불응: 비전의 이점을 보지도 않고 자신에게 기대되는 바를 실천할 의향도 없다. “나는 하고 싶지 않다. 억지로 하게 만들 수는 없다.”
  • 무관심: 비전에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 관심도 없다. 활력도 없다. “이제 돌아가도 돼?”

그렇다면 진정한 순종과 참여, 헌신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참여 혹은 헌신 상태에 있는 사람은 비전을 진정으로 원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순종하는 사람은 비전을 받아들인다. 다른 무언가를 얻는 수단으로 비전을 원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상사의 마음에 들거나, 승진하는 수단으로 말이다. 그러나 비전 자체를 진심으로 원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비전이 아니기 때문이다.(적어도 그것이 자신의 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을 파악한 뒤에 부사장은 전술을 바꿨다. 우선 ‘직원들이 헌신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는 직원들이 헌신할 만한 어떤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각자의 건강일 것이라는 추론에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원 일부에게서 효과가 보였다. 사람들은 직장에서도 진정한 헌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기 시작했고, 비전에 대해서도 ‘귀’를 열기 시작했다.

참여와 헌신에 대한 지침

참여는 비전에 대한 진정한 열정과 타인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 스스로 참여하라. 당신은 참여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이 참여하도록 권유해보아야 소용이 없다. 그것은 참여가 아니라 ‘강요’일 뿐이며, 기껏해야 피상적인 동의와 순종으로 이어질 뿐이다.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훗날 사람들의 분노로 돌아올지 모른다.
  • 정직하라. 장점을 부풀리거나 문제를 숨기지 마라. 가능한 간단하고 솔직하게 비전을 설명하라.
  • 타인이 선택하게 하라. 어떤 비전의 장점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킬 필요’는 없다. ‘참여’하도록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속이고 조종하는 것처럼 보여서 참여를 방해할 뿐이다. 상대가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그는 자유롭다고 느낄 것이다. 하급자인 경우 선택이 자유롭다고 생각하기가 특히 어려운데 그저 따라야 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비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충분한 시간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선택을 도울 수 있다.

경영자가 순종을 필요로 하는 때도 많다. 참여나 헌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형식적인 순종 이하의 상태는 받아들이기 힘든 때가 있다. 그러한 경우라면 솔직해지라고 권하고 싶다. “자네가 새로운 방침에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경영진은 방침을 굳히고 전력을 다하는 시점일세. 방침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네의 지원이 절실하네.” 순종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밝히면 위선을 떨지 않아도 된다. 그러한 솔직한 태도가 사람들의 선택을 한결 편안하게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한 순종이 아니라 참여를 선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경영자가 직면하는 가장 힘든 교훈은 다른 사람이 참여하거나 헌신하게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참여와 헌신은 선택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앞에서 언급한 지침은 참여를 유도할 최적의 환경은 조성하지만, 그로 인해 무조건적으로 참여가 이루어지게 하지는 못한다. 마찬가지로 헌신도 매우 개인적인 일이어서 그것을 강제하려고 해봐야 순종 정도의 결과를 얻을 뿐이다.

지배 이념과 비전

알고 보면 공유 비전 구축은 더 큰 활동의 일부분일 뿐이다. 비전, 목적, 사명, 핵심 가치 같은 조직의 지배 이념을 발전시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따르는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비전은 진정한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노골적인 냉소를 조장할 때도 많다.

이러한 지배 이념은 ‘무엇을?’, ‘왜?’, ‘어떻게?’라는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 비전은 ‘무엇을?’에 해당한다. 우리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 목적(혹은 ‘사명’)은 ‘왜?’에 해당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조직의 답이다. 위대한 조직은 주주와 직원의 욕구 충족을 넘어서는 더 큰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조직은 나름의 방법으로 세계에 기여하고자 하며 차별화된 가치에 일조하고자 한다.
  • 핵심 가치는 ‘비전 달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명과 일치하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를테면 성실, 열린 자세, 정직, 자유, 동등한 기회, 장점, 충성 등이 핵심 가치이다. 그것들은 회사가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매일의 일상이 어떻게 펼쳐지기를 바라는지 말해준다.

종합하자면 이상의 세 가지 지배 이념은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준다.

나는 사람들에게는 고귀한 사명의 일부가 되고 싶은 진정한 욕구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명이나 목적을 말로 선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많은 사명 선언이 결국은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라는 두루뭉술한 전통적 가치와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사실 사람들은 목적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만들어줄 비전을 필요로 한다. 원하는 조직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핵심 가치는 조직 구성원이 매일 내리는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목적은 추상적이고, 비전은 장기적이어서 하루하루 일상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방향을 알려주고 의사결정을 도와줄 ‘길잡이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핵심 가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때만 유용하다. 이를테면 솔직함 같은 핵심 가치는 서로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전반적인 환경 안에서 성찰하고 질의하는 기술을 요구한다.

긍정적 비전 대 부정적 비전

부정적인 비전은 세 가지 이유에서 한계가 있다.

  1. 첫째,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에너지가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 무언가를 ‘막는 용도’로 전용된다.
  2. 둘째, 포착하기는 쉽지 않지만 무력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요컨대 위협이 있을 때만 하나로 뭉칠 뿐, 근본적으로 사람들은 비전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나오는 무력감이다.
  3. 마지막으로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직은 위협이 지속되는 동안에만 동기부여된다. 일단 위협이 사라지면 조직의 비전과 에너지도 함께 사라진다.

조직에 동기를 부여하는 기본적인 에너지원이 두 가지 있다. 공포와 열망이다. 공포의 힘은 부정적인 비전의 토대가 된다. 열망의 힘은 긍정적인 비전에 동력을 제공한다. 공포는 단기적으로 이례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지만, 열망은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의 원천으로 오래 유지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창조적 긴장과 진실에 대한 헌신

8장 ‘개인적 숙련’에서 나는 개인 비전 자체는 창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열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핵심은 ‘창조적 긴장’, 즉 비전과 현실 사이의 긴장이다. 현실을 명확히 직시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비전을 ‘유지’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유능한 사람이다.

이러한 원칙은 조직에도 적용된다. 학습조직의 특징은 허공을 떠도는 근사한 비전이 아니라 비전에 비추어 ‘현실’을 검토하려는 엄격한 의지이다.

공유 비전과 시스템 사고

비전이 초기에 사그라져 버리는 이유

많은 비전이 근본적으로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뿌리를 내리고 활짝 피어보지 못한 채로 시들어버린다. 몇몇 ‘성장의 한계’ 구조가 새로운 비전이 기세를 확장하지 못하도록 막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면 비전 구축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다음과 같은 구조들이 있다:

  1.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관여하면서 관점이 다양해지고 분열된다. - 다양한 비전을 탐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성찰과 질의 기술을 활용한다.
  2. 실현이 어려워보여서 사람들이 의욕을 상실한다. - 창조적 긴장, 즉 개인적 숙련이라는 중심 원칙을 견지하는 구성원들의 능력이 필요하다.
  3. 현실의 요구에 압도당해 비전에 대한 집중력을 상실한다. - 비전에 집중할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 위기와 싸우고 현실에 대처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방법을 찾는다. 새로운 비전을 추진하는 그룹과 현실 대처를 책임지는 그룹의 관계를 끊어버린다. (스컹크 웤스 전략. 하지만 서로 대립되는 진영이 형성되는 부작용이 있다.)
  4. 사람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구성원이 갈라지고, 대화나 열정을 일으키지 못한다.

사라진 시너지: 공유 비전과 시스템 사고

나는 공유 비전을 구축하기 위한 규율이 시스템 사고 없이 진행된다면 핵심 토대가 결여된 사상누각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비전은 우리가 창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시스템 사고는 우리가 현재 가진 것을 어떻게 창조해왔는가를 알려준다.

조직 구성원이 기존의 정책과 행동이 어떻게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깨닫기 시작하면 비전이 자랄 비옥한 토양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또한 ‘현실을 만드는 힘’과 ‘그러한 힘에 영향을 미칠 레버리지가 존재하는 지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나오는 자신감이 커진다.

11. 팀 학습

Part 4. 실천에서 나오는 성찰

서론

12. 토대

13. 자극과 동기

14. 전략

15. 리더의 새로운 과업

16. 시스템 시민

17. 개척의 최전선

Part 5. 종결부

18. 불가분의 전체

부록 1. 학습 규율

부록 2. 시스템 원형

부록 3. U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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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FifthDiscipline (last edited 2022-10-19 02:08:46 by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