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직장에 가면 무엇이 달라져야만 할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국 당신만의 시간은 없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

딴 생각하지 말라.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해라?

직장에서는 감정을 절제해라?

리비 사틴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직원이 고객과 혹은 자신의 동료에게 표출하는 감정에 대해서도 유형 또는 무형의 규칙 - 사회학자들이 '표현규칙'이라고 부르는 - 을 적용하는 회사들이 종종 있다. 나아가 많은 회사들은 채용 기준과 교육을 통해서, 업무에서 관찰감독하면서, 또 심지어 인센티브까지 주면서까지 '올바른' 감정 표현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반대로 회사의 입장에서 '틀린' 감정 표현을 할 사람을 채용하지 않거나, 재훈련시키거나, 아니면 심지어 해고까지 한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감정을 직원들이 잘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아주 충분한 이유가 있다. 친절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은 회사를 좋아하게 되고, 동시에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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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기술직 직원을 채용할 때, 개인적 스타일을 지나치게 중시할 수 있다. 몇 년 전 우리는 컴퓨터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아타리의 성공과 몰락에 대한 연구를 했다. 워너브라더즈로 매각되기 전까지, 회사의 창업자로 비전을 제시했던 부쉬넬은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지원자의 외모 - 예를 들어 직원이 정면으로 눈을 맞출 줄 안다든가, 친근감이나 행복감을 표시하는지 여부 - 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문화에서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하면, 거짓말을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인터뷰하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해야 한다 - 역자 주). 대신 경력만 참고했다고 우리에게 말해 주었다. "왜냐하면 외모만 보고 유능한 엔지니어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사랑도 우정도 터부시해라?

직장에서는 갈등과 경쟁관계가 바람직하다?

예의 바르고 교양 있는 행동은 직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직장은 오로지 일만 하는 곳이다?

일과 사생활이 반드시 다를 필요는 없다

일과 사생활을 구분해서 얻는 이득

두 역할에서 오는 충돌을 줄일 수 있다

객관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조직의 경계를 유지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

일과 사생활의 통합이 주는 이익

수용을 통해서 헌신하게 하기

가족과 친구들을 직원처럼

있는 그대로 드러내게 하면 유익하다

어빙 고프만부터 알리 혹쉴드에 이르기까지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사람이 전략적 표현 (실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억지로 표현하려고 애쓰거나 자신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바깥 세상에 보이려고 함 - 역자 주)을 강요당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들의 감정 표현과 인식 능력이 메마르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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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조직을 주제로 한 연구들도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힘들게 남의 복제품이 된 것처럼 사는 대신, 자신의 지식과 본연의 모습에 의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 사람들은 창조성을 발휘한다. 결과적으로 더 좋고 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와서 서로 조율함으로써, 결국 성공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등의 영화를 제작한, 상상력이 넘치는 픽사가 바로 그런 예다. 스탠퍼드 MBA 학생들의 케이스 연구에 의하면, 픽사의 경영진은 뛰어나고 다양한 재주를 가진 인재, 특히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들을 발굴하려고 한다. 솔직하면서도 재주 있는 사람들은 보스에게 더 나은 방법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영화 인크레더블의 감독을 맡은 브래드 버드는 이렇게 말했다. "분위기를 깬다는 이유로 저는 여러 차례 직장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를 깬다는 이유로 저를 받아준 회사는 여기가 처음입니다."

좀더 솔직한 리더십으로

"남을 지도하는 역할은 중요하면서도 힘들기 때문에, 지도자의 위치와 상황에서라면 다른 상황과 달리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리더십에 관한 책을 기억할 수 있겠는가? 그런 책을 우리는 모른다. 그런 가르침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책에서의 결론 - 성공적인 지도자에 대한 연구나 사례 포함 - 과 정면으로 상충한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드트로닉의 CEO로 오랫동안 재직한 빌 조지는 비즈니스위크에서 선정한 '미국의 가장 유능한 관리자 20인'의 한 사람이며 짐 콜린스의 '위대한 지도자 11인'에도 포함되었던 사람이다. 빌 조지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메드트로닉의 시가 총액은 1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자신의 책 '솔직한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진솔한 리더십, 진정성 있는 리더십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에서 조지는 타인을 모방하는 지도자가 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는 만약 다른 사람들 제대로 지도하고 싶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본성과 일치되는 일을 해보라고 말한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당신이 누구이며 당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말은 정말 맞다. 사람들은 (지도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거짓된 쇼를 하고 있으며 솔직하지 않다는 것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다.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에게 정직하지 못한 지도자들을 존경하지도 따르지도 않을 것이다.

고급 남성신사복 전문 체인 맨즈웨어하우스의 창업자이며 CEO인 조지 짐머는 지도자가 맡은 역할이 직장 밖의 삶과도 밀접하게 통합되어 있다고 본다. 그에게는 맨즈웨어하우스의 운영과 자신의 생활, 이 두 영역은 서로 분리될 수가 없는 것 같다. 짐머는 생활에서 얻은 영감을 회사의 리더십 스타일과 경영 철학, 경영 관습에 반영해 오고 있다. 짐머와 우리가 아는 다른 지도자들은 직장 밖의 친구들과 전문가의 말을 경청하면서, 직장 밖에서 자신들이 믿고 있는 가치와 신념을 직장 안에서도 확고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당신이 괜찮은 인격의 소유자라면 솔직한(진솔한, 진정성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더 높고, 지도자로서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다고 하겠다. 사람들은 그런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처럼 되고 싶어하며, 당신 옆에 있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오랫동안 감출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내놓는 것이 모든 경우에 현명한 자세라고 주장하고 싶다.

균형 유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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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에서 우리는 일과 조직을 설계할 때, 사람을 포용하고 인간적 욕구들을 고려할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은 반세기도 훨씬 전에 영국의 타비스콕 연구소가 조사한 연구에서 나온다. 이 연구는 "조직들은 기술적,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로 연결된 개체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인간의 욕구와 취향을 업무 설계에 반영하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직원들의 만족도까지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아이디어는 전혀 새롭지 않지만, 여전히 진리로 통한다. 만약 당신이 사람 냄새가 나고 효과를 내는 조직을 조금이라도 만들고 싶다면, 지금도 수많은 회사들이 인간에 초점을 맞춘 경영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를 가르치는 이 아이디어를 대부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할 것이다.

그렇다! 회사 업무는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다. 회사의 대부분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현실 때문에 직원들의 개성과 꿈을 회사에서 억제하는 대신 그들의 지식을 키워 주고, 할 수 있는 일을 확대해 주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주는 일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다비타의 조 멜로와 켄트 써리의 말처럼 신장 투석 서비스는 신중하게 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자신을 수용하며 지지해 주는 커다란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더구나 사람의 감정은 전염된다. 행복한 직원이 옆에 있으면 환자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서 더 좋은 치료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제 이번 장에서 나온 증거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요한 경영 지침 두 가지를 살펴보자.

다른 곳에서 용납되지 않을 행위라면 직장에서도 금지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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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서튼 교수는 하버드 리즈니스 리뷰에 게제한 논문을 통해 기업들이 '인격 파탄재 불채용' (no-asshole)을 고위급 인사에 대한 채용 원칙으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그들이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자기 부하 특히 아무 힘이 없는 직원들을 모욕하고 학대하는 질 나쁜 상사라는 것을 내부자들이 알고 있다면 채용 의사를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서튼 교수는 회사가 이런 원칙을 지키면 이직률과 결근율 그리고 건강보험 비용, 법률소송 비용 등이 줄어들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회사들은 완곡한 말로 원칙을 명문화해서, 더 예의 바른 직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시애틀 소재 법률회사 페리스코프는 '인간쓰레기 불가' 원칙을 만들어 학대 가능성이 높은 파트너를 채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03년과 2004년에 연속해서 포춘의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올랐다.

사람들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를 수용하려고 하라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했듯이 한 사람의 본연의 모습을 직장에 들어서면서 바꾸라고 하면, 많은 노력과 감정적인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 말은 직장 문턱이 없어지고 있는 인터넷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간단하게 말해 최고의 인재들에게 원래의 모습을 억누르며 살라고 강요할 수 없다.

따라서 노련한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지내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직의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을 일러주면서, 가급적이면 개인에 맞는 역할을 찾아주고 만들어 주며, 개인들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도울 줄 안다. 조직의 목표가 그래야 달성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지도자의 자세와 관련된 하나의 반쪽 진리가 있다. 현대 인사 조직경영에서 나오는 이 주장에 의하면, 회사에 빈 자리가 생겼을 때, 자리에 적합한 역할과 재능 등을 미리 검토하고 자격 요건을 공개해서 모집하면, 결국 자격 요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사람이 온다고 한다. 따라서 정말 많은 수의 채용공고에는 전문가가 원하는 요건들이 제시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의 빈 자리는 전문가들도 미리 짐작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로 가고 만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경우를 보면, 3년 동안 채워진 1675개의 일자리 가운데 202개는 이런 특별한 요건을 요구했다. 학교가 특별한 재능과 열정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20%의 전문직도 유사한 요건들이 요구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물어 보라. 학교가 아니라 엄격한 채용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라도 좋다. 어떻게 그 틈새를 꿰차고 들어왔는지에 대한 무용담을 들어 보면, 그들 대다수가 채용을 기안했던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든 전혁적인 사례로, 우리는 유명 요리사인 조이 알트만을 들고 싶다. 알트만은 스탠퍼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와일드 헤어의 주인이자 수석 요리사이며, 현재 요리 프로그램인 베이 카페에 출연하고 있다. 와일드 헤어의 음식과 서비스에 감동받은 우리는 알트만과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에게 어떻게 레스토랑이 사람들이 만족해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알트만은 정식으로 레스토랑 관리나 리더십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26개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터득한 흥미로운 원칙을 우리에게 말해 주었다. 그는 경험보다 태도를 보고 사람을 뽑았다면서 "일에 대한 열정과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진 사람들, 돈을 벌려고 일하기보다는 진정으로 일하고 싶어하며, 일을 즐기는 사람들을 찾는다"고 했다. 알트만은 전통적인 역할 분담을 따르지 않고, 각 개인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역할을 주려고 했다. 그리고 역할을 넓게 잡고 전통적인 영역 구분을 허물었으며,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최대의 자율권을 부여했다. 그는 직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직장에서 지내게 했다.

알트만의 철학을 듣고 나면, 왜 와일드 헤어의 이직률이 다른 보통 경쟁업체의 몇 분의 일에 불과했는지가 분명해진다.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즐겼다. 즐겁게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고객을 창의적으로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식당의 음식과 서비스에서 그대로 나타나서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은 그 지역에서 최고의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사생활을 포용하면 더 성과가 올라갈지 모른다

책/HardFacts/03. 일과 사생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꼭 그래야 할까? (last edited 2019-12-22 10:39:39 by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