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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한 아이디어를 마주하게 되었다. ‘직원이 100명 정도였을 때까진 나 혼자서도 충분히 회사 경영을 할 수 있었지. 회사를 소집단 조직으로 쪼개보면 어떨까? 100명을 관리할 수 있는 리더는 아직 양성되지 않았지만 20~30명으로 구성되는 소집단을 맡길 수 있는 리더는 이미 우리 회사에도 있지 않은가. 그러한 직원들에게 소집단의 리더 역할을 맡겨 개별적으로 관리하게 하면 어떨까? |
이나모리 가즈오
옮긴이의 글
'비합리성'을 중시하는 이나모리즘
사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들을 잘 살펴보면, 그의 ‘경영 노하우’뿐 아니라 흔히 일본에서 ‘이나모리론論’으로 불리는 그의 경영철학에 관한 내용들이 더 많다. 또 최근에 들어와서는 후자의 비중이 전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이는 이나모리 자신이 강조하듯 기업 경영에는 경영 기법과 같은 ‘합리적인’ 노하우보다는 ‘비합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쉽게 간과해버리는 경영철학이야말로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인간 본연의 ‘연약함’에 주목해왔기 때문에, 회사 경영을 함에 있어서도 기업 조직 내부에서 발휘되는 경영자의 능력 부분을 상대화하고 오히려 임직원 간 협력, 협동, 호혜를 강조해왔다. 또 그 특유의 ‘대가족주의’와 ‘전원 참가형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생물학적 가족공동체와 같은 기업 조직을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그의 ‘인간에 대한 철학’이 존재했기 때문에 혹독할 정도로 강도가 높은 소조직별 독립채산제 시스템에 임직원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아메바 경영으로 불리는 관리회계 기법이 자동차라고 한다면, 인간에 대한 성찰, 즉 그의 경영철학은 자동차를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엔진에 비유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상가적 경영자’로 평가하는 것 역시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이나모리 가즈오는 사상과 철학을 중시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실리와 합리를 추구하는 기업 경영자였다. 경영학 교과서나 성공한 기업의 여러 사례들을 보면, 경영자는 이나모리처럼 철학과 실리를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상가적 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말할 필요도 없고 또 그가 가장 존경했던 ‘일본적 경영’의 창시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전기산업 창업자) 역시 창업 당시부터 남들과 다른 고매한 경영철학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은 회사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지극히 실리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와 같은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관철해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업 경영은 합리적이어선 안 된다’라는 점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즉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회계, 재무 등과 관련된 ‘수치’에 대한 과학적 사고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조직, 사회에 대한 ‘철학적’ 사고이며, 또 이와 같은 철학이 갖춰져야만 수치 역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나모리 가즈오에게는 먼저 ‘합리성’이 있었기 때문에 ‘비합리성’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이를 통한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수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그의 관리회계 기법으로서의 아메바 경영은 그것을 탄탄히 받쳐온 ‘비합리성’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인해 비로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메바 경영과 전원 참가형 경영 방식
아메바 경영은 한마디로 기업을 작은 조직으로 세분화해 소집단 부문별로 독립채산제를 영위하도록 하는 전원 참가형의 분권적 경영 시스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분권적’이라는 형용사다. 즉 기업 내부의 자원 배분과 관련한 모든 결정권은 경영자에게 집중되어 있으면서 강도 높은 관리회계 시스템만 소집단 부문별로 떠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메바 경영은 철저한 독립채산제와 함께 회사 내부의 인사, 정보, 자금, 기술과 같은 모든 자원의 배분에 관한 결정권을 ‘아메바’로 불리는 소집단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는 경영 시스템인 것이다. 이와 같은 철저한 ‘분권’에 의해 담보되는 자율성 또는 자주성이 매우 중요한 인센티브로 작용하면서 강도 높은 독립채산제에 임직원 모두가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 경영에 관한 모든 권력을 창업자 또는 경영자가 독점하는 지배구조 하에서는 아메바 경영이 결코 작동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기술별, 공정별, 제품별, 영업지역별 등과 같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기업 조직을 5~7명 정도의 멤버로 구성되는 자율적 소집단 ‘아메바’로 세분화해 각 소집단별로 철저한 독립채산이 성립되는 체제를 구축한다. 그럼으로써 모든 소집단의 효율성 또는 생산성을 한눈에 파악함과 동시에 경영 책임을 명확하게 분담하고 또 세세한 부분에서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아메바 경영이다. 각 아메바가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작동됨으로써, 마치 창업자 또는 경영자와 같은 수준의 주인의식을 가진 리더가 육성되고 또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속한 아메바의 매출 증대, 비용 감소, 생산성 증대를 위해 노력에 노력을 다하게 된다. 동시에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아메바는 필요에 따라 분열되기도 하고,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며, 또 소멸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소조직들의 형태 변화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따라 세포분열을 반복하며 증식하는 아메바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아메바’ 경영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었던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는 이나모리 가즈오가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하는 톱다운 경영이 아니라 ‘분권적, 수평적인 전원 참가형 경영’을 강조하고 또 이를 관철해온 것은 얼핏 모순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아메바 경영에 정합적인 조직 체제 구축을 위한 그의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과 실천의 귀결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합리성만으로 기업 경영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본 역자는 지금껏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을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조합’으로 평가해왔다. 실제로 이나모리 역시 “합리성만으로 기업 경영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그의 역설적인 경영론 이면에는 교세라 창업 직후 일어난 심각한 노동쟁의로부터 그가 얻은 교훈과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깨달음이 매우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자신의 파인세라믹스 기술을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자기 개인의 목표 실현을 위해 교세라를 창업했고, 또 창업 직후에는 관련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그런데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은 그의 목표와 생각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또 그의 기대에도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는 경영자로서의 고독을 맛보게 되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직원들이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를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경영자 개인의 입신양명이 아닌 ‘직원들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임을 직원들에게 분명히 인식시키는 것을 교세라 경영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사회공헌 경영’, ‘이타심 경영’, ‘직원 행복 제일주의’, ‘대가족주의’와 같은 ‘교세라 철학’으로 결실을 맺게 되는 그의 경영이념을 교세라의 비즈니스 시스템에 철저히 녹여 넣고자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의 귀결이 바로 아메바 경영인 것이다.
1장. 모든 직원이 회사의 주역이다
1. 아메바 경영의 탄생
7명의 동료와 함께 설립한 회사
니시에다 씨의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멤버 전원의 마음과 마음이 강하게 연결되었고, 이 신뢰할 수 있는 동료지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교세라 경영의 기초로 작용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회사 경영에 관해서는 완전한 초보였기 때문에 과연 무엇을 근간으로 회사를 경영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늘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니시에다 씨와 인연을 맺은 계기를 통해 비로소 교세라 창업의 기초로 작용하게 된 ‘사람의 마음’이 경영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절실한 것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경영이념의 확립
그들과의 피 말리는 토론은 사흘이나 계속되었고, 나흘째가 되면서 비로소 그들은 내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내 진심을 이해해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전원 회사에 남기로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치열한 교섭은 이후 내가 회사 존재의 의의에 관해 완전히 새롭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보잘것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직원들은 그들의 인생을 걸고 입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후 몇 주에 걸친 진지한 고민 끝에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기술자로서의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했으나, 정작 직원들은 그들의 일생을 걸고 이 회사에 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회사에는 내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생활을 지켜줌으로써 그들의 행복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것. 맨 앞에 서서 직원들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내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창업한 교세라의 경영이념을 ‘전 직원의 물심양면의 행복을 추구함과 동시에 인류와 사회의 진보 및 발전에 공헌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대규모화된 조직을 소집단으로
회사의 규모는 급속히 확대됐고 맨 처음 28명이었던 직원 수도 회사 설립 5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100명이 넘게 되었다. 그 후 2년 간격으로 200명, 300명씩 늘어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나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제조, 영업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하며 모든 영역에 관여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니 내 몸도 따라와주지 않을뿐더러 일의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경영자의 역할을 혼자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던 것이다. 당시 중소기업은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리가 어려워져 오히려 경영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당시 우리 회사는 이미 그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직이 급속히 성장한 이후 업적이 악화되는 이른바 초기 ‘대기업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한 아이디어를 마주하게 되었다.
‘직원이 100명 정도였을 때까진 나 혼자서도 충분히 회사 경영을 할 수 있었지. 회사를 소집단 조직으로 쪼개보면 어떨까? 100명을 관리할 수 있는 리더는 아직 양성되지 않았지만 20~30명으로 구성되는 소집단을 맡길 수 있는 리더는 이미 우리 회사에도 있지 않은가. 그러한 직원들에게 소집단의 리더 역할을 맡겨 개별적으로 관리하게 하면 어떨까?
2. 시장에 직결된 부문별 채산 제도의 확립
3. 경영자 의식이 넘치는 인재 육성
4. 전원 참가형 경영의 실현
2장. 경영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1. 하나의 사업으로 성립되도록 세분화한다
2. 아메바 간의 가격 결정
3. 아메바 리더에겐 경영철학이 필요하다
3장. 아메바 조직 만들기
1. 소집단으로 쪼개고 기능은 명확하게
2.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
3. 아메바 경영을 받치는 경영관리 부문
4장. 시간당 채산 제도
1. 전 직원의 채산 의식을 높이기 위해
2. 시간당 채산표를 통한 창의적 혁신
3. 교세라의 회계원칙
4. 실적 관리를 위한 포인트
5. 수입을 파악하는 방법
6. 경비를 파악하는 방법
7. 시간을 파악하는 방법
5장. 불타는 투혼의 조직을 만들다
1. 채산 관리의 실천
2. 아메바 경영을 지탱하는 경영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