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이로움과 해로움

5장에서 우리는 재능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보았다. 한 고을을 넉넉히 다스릴 그릇이 있고, 천하를 짊어질 그릇이 있다. 그런데 유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릇의 크기를 가늠했다면, 이번에는 그 그릇에 담긴 재질 하나하나가 실제로 정치와 행정의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들여다본다. 3장에서 이름 붙였던 열두 유형의 인재들 — 청절가, 법가, 술가, 국체, 기능, 장부, 기량, 지의, 문장, 유학, 구변, 웅걸 — 을 다시 불러내, 각자가 자리에 앉았을 때 세상에 무엇을 주고 무엇을 앗아가는지를 낱낱이 대조한다.

유소는 이 장을 이렇게 연다.

蓋人業之流,各有利害。
대체로 사람이 하는 일의 갈래에는 저마다 이로움과 해로움이 함께 있다.

물이 흐르다 보면 원천에서 멀어지듯, 재질도 일을 맡아 흐르다 보면 처음의 순수함을 잃고 이로움과 해로움이라는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것이 유병(劉昞)의 옛 주석이다. 어떤 재질도 순수하게 이롭기만 하지 않다 — 이것이 이 장 전체를 관통하는 명제다. 한 사람의 장점을 한 문장으로 적으면, 그 문장을 뒤집었을 때 나오는 말이 바로 그 사람의 단점이 된다. 유소는 이 장에서 여섯 개의 유형을 골라 그 뒤집기를 직접 보여준다.

왜 여섯 유형만 다루는가

3장에서 소개한 유형은 열둘이지만, 이 장에서 실제로 이해득실을 짝지어 보여주는 것은 청절가, 법가, 술가, 지의, 장부, 기량 여섯뿐이다. 국체와 기능은 청절·법가·술가 세 재질을 함께 갖춘 사람들이라 애초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폐단이 상쇄되고, 문장·유학·구변·웅걸은 관직에 앉아 상벌과 시비를 직접 가르는 자리가 아니라 글과 학문과 언변과 무용(武勇)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 여기서 말하는 '이해'의 셈법이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장이 겨눈 것은 실무 관직에 앉아 매일 크고 작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여섯 부류의 사람들 — 다시 말해 조직의 중간에서 가장 자주, 가장 첨예하게 이해가 갈리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청절가: 곧음이 만드는 신망, 그리고 그 신망만으로는 부족한 것

3장에서 청절가의 예로 들었던 연릉계자와 안영을 떠올려보자. 이들은 벼슬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몸가짐과 언행에서 다움이 배어 나왔고, 그 다움이 사람들을 절로 감화시켰다.

夫淸節之業,著于儀容,發於德行;未用而章,其道順而有化。
故其未達也,爲衆人之所進;旣達也,爲上下之所敬。
其功足以激濁揚淸,師範僚友。
其爲業也,無弊而常顯,故爲世之所貴。

청절가는 벼슬에 나가지 않았을 때조차 사람들이 스스로 따르고, 자리에 오르면 위아래 모두가 우러른다. 그 공은 흐린 것을 몰아내고 맑은 것을 끌어올리는 데 있고(激濁揚淸), 동료들에게 살아있는 본보기가 된다. 놀랍게도 유소는 청절가에 대해서만은 뚜렷한 폐단을 적지 않는다. "폐단이 없이 늘 드러난다(無弊而常顯)"고 썼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이 청절가에게 약점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2장(체별)에서 이미 확인했듯, 지나치게 곧고 맑은 성정은 그 자체로 한쪽에 치우친 성격이었다. 이 장의 뒤쪽에서 유소는 청절가의 '아류'인 장부(臧否)를 별도로 다루면서, 청절가의 결벽이 도를 넘으면 "널리 너그럽지 못해 남을 비판하고 꾸짖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된다고 못 박는다. 다시 말해 청절가 자체는 흠 없이 완결된 유형처럼 보이지만, 그 결벽이 조금이라도 지나치면 곧바로 장부의 폐단으로 미끄러진다. 곧음의 가장 큰 위험은 곧음 그 자체가 아니라, 곧음이 옹졸함으로 변하는 그 순간을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데 있다.

법가: 질서를 세우는 손, 원한을 사는 손

법가는 청절가와 정반대의 궤적을 그린다. 청절가가 아무런 폐단 없이 시종 존경받는다면, 법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움을 각오해야 하는 자리다.

法家之業,本于制度,待乎成功而效。其道前苦而後治,嚴而爲衆。
故其未達也,爲衆人之所忌;已試也,爲上下之所憚。
其功足以立法成治。其弊也,爲群枉之所讎。
其爲業也,有敝而不常用,故功大而不終。

법가의 일은 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비로소 효험이 드러난다. 그 도리는 처음엔 괴롭고 나중에야 다스려지며, 엄격하되 대중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벼슬에 오르기 전에는 사람들이 그를 꺼리고, 이미 자리에 오르면 위아래가 모두 그를 두려워한다. 그의 공은 법을 세워 다스림을 이루는 데 있지만(立法成治), 폐단은 수많은 부정한 자들에게 원수로 찍힌다는 데 있다. 그래서 법가는 공이 크되 끝을 곱게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병은 이 대목에 주석을 하나 덧붙였다. "그래서 상앙(商鞅)은 거열형(車裂刑)을 당했고, 오기(吳起)는 사지가 찢겨 죽었다." 3장에서 법가의 대표 인물로 꼽았던 상앙이 바로 그 사람이다. 진(秦)나라를 부국강병으로 이끈 개혁이 그의 공이었고, 효공(孝公)이 죽자마자 반대파에게 수레에 사지가 묶여 찢겨 죽은 것이 그의 최후였다. 법가의 엄정함은 조직에 질서를 세우지만, 그 엄정함이 건드리는 기득권은 법가를 지지해주던 권력자가 사라지는 순간 고스란히 칼이 되어 돌아온다. 법가의 이로움과 해로움은 사실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가지다 — 원칙을 굽히지 않는 태도가 질서도 만들고 원수도 만든다.

술가: 드러나지 않아 아름답고, 드러나지 않아 외로운

술가는 셋 중 가장 신비로운 유형이다. 그의 일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術家之業,出於聰思,待於謀得而章。其道先微而後著,精而且玄。
其未達也,爲衆人之所不識。其用也,爲明主之所珍。
其功足以運籌通變。其退也,藏於隱微。
其爲業也,奇而希用,故或沈微而不章。

술가는 총명함과 깊은 사려에서 일이 나오며, 계책이 성공한 뒤에야 비로소 빛을 본다. 그 도리는 처음엔 미미하다가 나중에야 훤히 드러나고, 정교하면서도 현묘하다. 벼슬에 오르기 전에는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등용되면 눈 밝은 군주는 그를 보배처럼 여긴다. 그의 공은 계책을 부려 상황을 바꾸는 데 있지만(運籌通變), 물러날 때는 자기 계책을 은밀한 곳에 감춘다. 기이한 재주라서 쓰이는 일이 드물고, 그래서 때로는 끝내 침체된 채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기도 한다.

3장에서 든 예는 범려와 장량이었다. 범려는 월(越)나라를 부흥시킨 뒤 스스로 물러나 이름을 감추었고, 장량은 한(漢)나라 건국을 도운 뒤 조용히 신선술을 배우며 여생을 보냈다. 두 사람 모두 "물러나 은미한 곳에 숨는다"는 술가의 특징을 실천한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가능한 선택은 아니다. 대다수 술가는 자기 계책이 알려지지 않은 채 평생을 한직에서 보낸다. 범려와 장량은 스스로 물러나는 데 성공한 극소수의 예외이고, 술가라는 유형의 진짜 이야기는 오히려 이름 없이 사라진 나머지 다수 쪽에 있을 것이다.

지의: 처음엔 이롭다가 뒤에는 해로운 재주

지의는 유소가 명시적으로 "처음엔 이롭다가 나중엔 해롭다"고 단언하는 유일한 유형이다.

智意之業,本於原度,其道順而不忤。
故其未達也,爲衆人之所容;已達也,爲寵愛之所嘉。
其功足以贊明計慮。其蔽也,知進而不退,或離正以自全。
其爲業也,諝而難持,故或先利而後害。

지의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헤아리고 그 근원까지 파고드는 데 뿌리를 두며, 그 처신은 고분고분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벼슬에 오르기 전에는 많은 이에게 용납받고, 이미 자리에 오르면 군주의 총애를 받는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는다. 그의 공은 계책과 사려를 돕는 데 있지만, 폐단은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날 줄 몰라 때로 바른 도리에서 벗어나 제 몸만 보전하려 드는 데 있다. 순간의 재치는 있으나 오래 지탱하기 어려워, 결국 처음엔 이롭다가도 뒤에는 해로워질 수 있다.

3장의 예시인 진평과 한안국은 둘 다 뛰어난 모신(謀臣)이었다. 진평은 항우의 책사 범증을 이간질로 쫓아내는 등 온갖 임기응변으로 유방을 도왔고, 끝까지 좌승상 자리를 지키며 천수를 누렸다. 지의의 재주가 정도(正道)를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한계 안에서 발휘될 때는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날 줄 모르는" 성향이 통제되지 않을 때다. 앞서 나가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은 물러나야 할 때를 알아채는 감각을 잃기 쉽고, 그 감각의 상실이 바로 지의의 재주를 이로움에서 해로움으로 뒤집는 경첩이 된다.

장부: 옳고 그름을 가르는 칼끝, 그 칼끝이 겨눈 사람들의 원망

3장에서 장부는 청절가의 아류로 소개되었다. 청절의 맑음이 남을 품는 너그러움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비판과 시비 가리기에 머물 때, 그것이 장부다.

臧否之業,本乎是非,其道廉而且硬。
故其未達也,爲衆人之所識;已達也,爲衆人之所稱。
其功足以變察是非。其蔽也,爲詆訶之所怨。
其爲業也,峭而不裕,故或先得而後離衆。

장부의 일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뿌리를 두며, 그 도리는 깐깐하고 돌침처럼 콕콕 찌른다. 벼슬 전에도 이름이 알려지고, 벼슬에 오르면 칭송을 받는다. 그의 공은 상황에 맞게 시비를 가려내는 데 있지만, 폐단은 그가 꾸짖은 사람들의 원망을 사는 데 있다. 너무 엄격해 여유가 없어서, 처음엔 사람들 마음을 얻다가도 나중에는 대중의 지지를 잃곤 한다.

3장이 꼽은 예는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다. 자하는 예(禮)의 형식을 엄격히 따지는 학풍으로 이름났고, 훗날 위(魏) 문후의 스승이 될 만큼 존경받았다. 하지만 그의 깐깐함은 동문들과의 관계에서 종종 마찰을 빚었다고 전해진다. 옳고 그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과, 그 지적을 받은 사람이 마음으로 승복하게 만드는 능력은 전혀 다른 재주다. 장부는 앞의 것에 뛰어날수록 뒤의 것에서 멀어지는 유형이다.

기량: 일을 해내는 손, 그러나 넉넉하지 못한 그릇

여섯 유형 가운데 가장 실무적인 것이 기량이다.

伎倆之業,本于事能,其道辨而且速。
其未達也,爲衆人之所異;已達也,爲官司之所任。
其功足以理煩糾邪。其蔽也,民勞而下困。
其爲業也,細而不泰,故爲治之末也。

기량은 일을 잘 해내는 데만 뿌리를 두며, 그 방식은 분별력 있고 빠르다. 벼슬 전에도 사람들이 그 재능을 기이하게 여기고, 벼슬에 오르면 관청이 실무를 맡긴다. 그 공은 번거로운 일을 처리하고 그릇된 것을 바로잡는 데 있지만, 폐단은 백성이 힘들어지고 아랫사람이 곤궁해진다는 데 있다. 세밀하기는 하나 큰마음이 없어서, 다스림 가운데서는 말류(末流)로 친다.

3장의 예시는 한나라의 두 경조윤(京兆尹) 장창과 조광한이다. 둘 다 도적을 소탕하고 치안을 바로잡아 명성을 얻은 유능한 행정가였다. 그러나 유소는 기량을 "다스림의 말류"라고 잘라 말한다. 일을 해내는 능력과, 그 일이 사람들에게 어떤 부담으로 돌아가는지를 헤아리는 도량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량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누구보다 빠르지만, 그 해결책이 만들어내는 피로를 살피는 눈은 상대적으로 좁다.

여섯 얼굴, 하나의 그림자

여섯 유형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하나의 규칙이 보인다. 각 유형의 '이로움'과 '폐단'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성질이 아니라, 하나의 성질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이다.

유형

일의 뿌리

이로움

폐단

청절가

다움과 행실

혼탁을 몰아내고 맑음을 끌어올림(激濁揚淸)

지나치면 옹졸해져 남을 품지 못함(장부로 미끄러짐)

법가

법률과 제도

법을 세워 다스림을 이룸(立法成治)

부정한 자들의 원수가 됨, 끝을 곱게 맺지 못함

술가

총명함과 사려

계책으로 형세를 바꿈(運籌通變)

기이해서 드물게 쓰이고 세상에 묻히기 쉬움

지의

타인의 마음을 헤아림

계책과 사려를 도움(贊明計慮)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날 줄 몰라 뒤에 가서 해로워짐

장부

옳고 그름을 가림

상황에 맞게 시비를 밝힘(變察是非)

꾸짖음을 당한 이들의 원망을 삼

기량

일을 해내는 능력

번거로운 일을 처리하고 그릇됨을 바로잡음(理煩糾邪)

백성이 지치고 아랫사람이 곤궁해짐

법가의 엄정함이 곧 그의 원한이고, 지의의 유연함이 곧 그의 변절 가능성이며, 기량의 신속함이 곧 그의 근시안이다. 심지어 유소가 폐단을 명시하지 않은 청절가조차, 3장·2장의 문맥을 함께 읽으면 곧음이 옹졸함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재질에는 애초에 흠 없는 재질이란 없다. 있는 것은 다만 그 재질이 아직 극단으로 밀리지 않은 상태와, 이미 극단으로 밀려버린 상태뿐이다.

이 사실 앞에서 가상의 예를 하나 들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어느 조직에 원칙을 칼같이 지키는 팀장이 있다고 하자(가상의 인물이다). 그의 팀은 다른 어느 팀보다 규정을 어기는 일이 없고, 감사에서도 늘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것은 법가형 인재의 '이로움'이다. 그런데 몇 년 뒤 조직 개편으로 그의 뒷배가 되어주던 상사가 물러나자, 그동안 그에게 원칙을 지적당했던 동료들이 한꺼번에 등을 돌린다. 유소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이것은 그가 갑자기 나빠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의 장점 안에 함께 들어 있던 폐단이 뒤늦게 표면으로 떠오른 것뿐이라고.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모든 재질에 이런 양날이 있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알아보고 그 자리에 앉혀야 하는가? 유소의 답은 간단하지 않다. 그는 다음 장에서 먼저 더 근본적인 문제부터 짚는다 — 우리는 왜 유독 자기와 비슷한 재질을 가진 사람만 알아보고, 자기와 다른 재질의 가치는 잘 보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다.


원 편명: 이해 제6(利害第六) — 참고: 이한우, 『이한우의 인물지』(21세기북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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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의 인물지/6장 이로움과 해로움 (last edited 2026-07-22 00:01:22 by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