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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들 중에서 커리큘럼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한국의 대학에서 3학점이면 일주일에 3시간 수업을 합니다. 월수금이나 월화목처럼 수업을 해서, 예를 들어 18학점이면 여섯 과목을 일주일에 나눠서 듣는 식입니다. 그런데 어떤 과정은 1주차, 2주차, 3주차처럼 몰아서 진행합니다. 예컨대 3학점이면 통상 12주 동안 총 36시간을 이수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한 주 또는 몇 주 안에 36시간을 집중해서 듣는 식입니다. 이걸 Block scheduling, block plan, 또는 집중이수제 같은 표현으로 부르나보더라고요. 여튼, 뭔가 그 임계점이 넘도록 집중해서 밀도있게 수련하는거죠. |
ac2에서 나온 어떤 질문에 대해 답변한 내용 중.
1번 문제를 보고 떠오르는게 좀 있어서요.
하나는, 제럴드 와인버그의, '3의 법칙'인데요. 버지니아 사티어에게서 온 연습이죠.
상대방이 '그럼 보안문제는요?'라고 물어왔을 때, 즉각적으로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공간을 두는겁니다.
그리고, 그 말에 대해서 3가지 이상의 해석을 해보는거죠.
'아,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해야지'라는, 긍정/부정의 일직선상에서 이것 또는 저것 이 아니라, 3가지, 4가지 이상의 해석을 해보는거죠. 그러면 1차원 축이 아니라 다차원 축이 됩니다.
51기에 보니까 바이시클이라는걸 하시던데, 같이 이걸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질문자님이, 상대방이 "그럼 보안문제는요?"라고 했을 때, 저는 '내 제안을 반대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분들은 그게 어떻게 들리세요? 하면, 돌아가면서,
- 자기는 보안 문제를 잘 모르는데,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 그 부분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 이 분이 최근에 보안 공부를 하기 시작해서 여기서는 어떤 보안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 회의 들어오기 전에 AI 보안에 대한 글을 읽고 왔나보다.
- ...
이 연습을 오래 꾸준히 하시면, 인생에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 이걸, 처음에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하게 돼요. 지금 말씀하신것처럼요.
- 수련이 좀 되면, 일어난지 많이 지나지 않아서 하게 됩니다. '아, 어제 이렇게 할걸'
- 수련이 더 되면, 일어난 직후에 하게 됩니다. '아, 아까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 수련이 더 되면, 일어나면서, 내뱉으면서 하게 됩니다. '아, 이 말은 좀 아닌데...'
- 수련이 더 되면, 내뱉기 직전에 하게 됩니다. '읍. 이말은 하지 말아야지...'
- 수련이 더 되면, 사건 이전에 하게 됩니다. '이렇게 흘러가겠군.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이게 어떻게 다른 도움이 되냐면,
예를 들어서, 예전에 제가 회사에서 Jira 관리자 교육을 받을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지루한거예요. 한 4~5명 되는 작은 교육이었는데, 슬라이드 펴놓고 하나씩 설명해주시는데 너무 재미가 없고 시간이 아까웠어요.
그런데 그때 저희팀이 좀 설정에 따라서 유연하게 동작하는 SW를 설계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자주 얘기하곤 하는 role model이 Jira였거든요. 그 생각이 나면서, '이 시간을 Jira의 설계원리, 또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게 만들어져 있는지를 역설계하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겠네? 고객이니까 굉장히 친절하게 끈질기게 설명해주겠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객의 탈을 쓰고 역설계를 했죠.
덕분에 재밌는 얘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BitBucket은 Atlassian에서 만든게 아니라 어느 SF 회사를 인수한거라서, 만듦새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당시 2023년까지도 통합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던지. GDPR은 지키는지, 어떻게 지키는지도 물어봤었는데, k8s를 쓰고 data plane은 대륙에 걸쳐 분산되어 있어서, Atlassian 개발자도 어느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등.
저한테는, 이 '교육'이라는 시간과 기회를, 딱 정해진 그 '교육'이 아니라, 또 다른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을까를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돌려보고, 캐치해서, 시도해서, 성공한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애자일에서는, 포기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막판뒤집기처럼, 끝까지, 이를테면, '이번 워크샵은 망했다' 하면, 그 망한 지금 여기에서, 이걸 그나마 잘 살리고 활용하려면, 남은 이 찌끄러기 조각들이나마 살려보려면? 하고 궁리하고, 시도하고. 그런데 그 마지막 쪼가리 가지고 한게 본 행사를 압도할만큼 좋을 수도 있어요.
이 3가지 해석에서는 정말 실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상대의 진의를 알아맞추려고 할 필요 없다'라는건, 다른 독자분들을 위해 부연하자면, 이를테면,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저 사람이 정말로 나를 싫어하는건지 아닌지 그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거죠.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고 있구나'라고 내가 저 사람을 인식할 때 내가 취하게 되는 행동, 반응들이 있을거예요. 그게 나를 다시 더 얽어맬 수 있어요.
반대로, '뭔가 본인 안에 고뇌가 있겠지. 생각이 복잡한가보구나. 스트레스가 많은가보구나. 딱히 내가 미워서라기보다는.'이라고 내가 저 사람을 인식할 때 내가 취하게 되는 행동, 반응들이 있을거예요.
이 둘의 인식의 방향은 약간 다르고, 그로 인해서 뻗어나갈 나의 생각, 나의 행동, 반응 등이 많이 달라질거예요.
- '나를 싫어하는구나'라고 내가 생각하게 되면, 실제로는 안그랬다고 해도 정말 그 사람과 사이가 더 멀어지게 되기가 쉽고,
- '뭔가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꼭 나만이 아닌.'이라고 생각하면, 실제로는 정말 나를 싫어하는게 맞았다고 해도 완화되거나 약화될 수도 있을거예요. 최소한, 내가/나는 어른답게 대처하게 되겠죠.
rule of three는, 어떤 특별한 사건에 대해서만 가능한건 아닙니다.
- 뭐랄까, 퍼즐놀이처럼, 구구단처럼, 실뜨기 놀이처럼, 큐브맞추기처럼, 습관적으로, 큰 의미 없는 것에도 쓰는게 중요해요.
- 뭐랄까, 당구 맛들린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큐질하는 것처럼, 춤 맛들린 사람은 어디서건 스텝 밟은 것처럼요.
빈도를 확 늘려야 합니다. 빈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특별한걸 대상으로 하면 안되고, 그냥 그날 그때 손에 잡히는걸로 해도 됩니다.
제가 멘토링에 거의 신들렸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는데, 주 5회 했었어요. 비정기 특별까지 하면 주6회 한 주도 있었고요. 그때는 멘토링 하면서, "혹시 이 장면 상상하고 있지 않으셨어요? 녹색 슬라임이요" 같은 것도 맞추고 했었는데 ㅎㅎ
우리가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헬스를 한다고 해봐요.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가서 1시간 하면서 근육이 생길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잖아요. 헬스장은 주 3-4회 가더라도, 매일 계단을 오르내린다던지, 출근때, 퇴근때, 이런 식으로, 빈도를 늘리잖아요.
마음의 근육, 인지의 근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한번 일주일에 한번 확 몰아서 하겠다 하는것보다는, 꾸준히 자잘하게 일상속에서 하는게 더 효과있는 것처럼요.
세 가지 해석은 저는 1시간에 한 번 정도씩은 연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뭔가 이렇게 염두에 두고 있다가, 툭하면은 이거는 어떤 의미일까? 세 가지 이상. 저건 어떤 뜻일까? 어떤 뜻으로 해석을 펼칠 수 있을까?
마치 우리가 헬스 같은 거를 할 때 pt를 받는다고 해서 pt 선생님과 할 때만 운동을 하는게 아닌 것처럼요.
개인적으로도 하고, 선생님이랑도 하고, 헬스장에서도 하고, 헬스장 아닌데서도 하고, 회사에서도 하고 집에서도 하고, 아침에도 하고, 저녁에도 하고, 점심에도 하고, 그렇게 여러 가지 축으로 다양하게하는 것처럼요.
어떻게 보면은 진짜 세 가지 해석 연습으로, 또는 그 수련을 통해서 내 인지 능력을 늘리고 싶은 건데, 어떻게 보면은 연습 모임을 만드는 것으로 내가 위안을 삼거나, 그것이 나를 변화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런 함정에 빠지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수단이 결과를 만들어줄거라는 기대.
이런 거죠 pt를 끊으면 몸이 좋아질 거야 이런 거 같은 거죠. 하지만 결국은 pt는 가이드일 뿐이고, 내가 부단히 노력을 해야 되는 거죠. 학원을 등록하면 영어를 잘하게 될거야.
연습모임은 만들었어. 그런데 그게 수련이 되나? 부족한가? 뭔가 더 얹어야 하나? 이런 궁리들을 하면서 보강해가는거죠.
아마 여기서 배우시는 거는 그런 수련이 필요한 것들, 뭔가 근육을 기르는 것 같은 그런 역량들, 어떤 인지 능력, 아니면 어떤 전략, 그래서 몸에 익히고, 머리에 익히고, 마음에 익히고 해야 하는 것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익히는, 몸과 머리와 마음에 익게 하는 그런 수련이 필요할 거예요.
그러면 그거를 어떻게 빈도를 늘려서, 우리가 뭐 PT를 받으러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계단 걷기라는 일상 속의 수단을 통해서라도 그런 걸 늘리는 것처럼요.
퍼실리테이션 같은 경우에도, 퍼실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공부하는 그런 접근보다는, 좀 더 ac2스러운 접근이라면, 요체에 근접한 어떤 하나를 잡아서, 실천해보는거죠.
이를테면 어떤 회의 상황 또는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가장 발화량이 적은 사람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저는 ㅇㅇ님 생각이 궁금한데요, 좀 들려주실 수 있나요?' 같은걸 해보겠다, 수련하겠다 마음먹었다면, 일주일 내내 그걸 해보는거죠. 데일리 미팅때. 나 혼자만 몰래 마음먹고. 데일리때, 위클리때, ac2 모임때, 친구들이랑 만났을 때. 매일 1~2번씩은 그런 기회가 있을거예요.
그거 습득했다. 그러면 다음 일주인간은 또 다른거. '우리 근데, 어떤 얘기 하고 있었죠?' 같은 주의환기를 연습하겠다. 그러면 일주일간, 나홀로 연습을 하는거죠. 나만 아는 연습. 실전에서, 현실에서. 매일, 매시간. 기회 될 때마다. 그 일주일이 끝나고, 좀 친한 동료들에게는 물어봐도 좋을거예요. '사실은, 나 지난 일주일동안 이거 연습했었다? 뭔가 낌새는 눈치챘지? 좀 어땠어? 어떤 효과가 있는 것 같았어?'
그렇게 한달이면 4개의 스킬을, 두달이면 8개의 스킬을, 세달이면 12개의 스킬을 툴박스에 담을 수 있을거예요. 어느 정도의 컴파운드가 쌓이면, 그때부터는 스킬들끼리 서로 상호작용이나 상승작용이 생길거예요. 연관도 생기고, 통하는 것도 생기고. 그러면서 뭔가 느껴지기 시작하는거죠. '아, 이런건가...?'
대학교들 중에서 커리큘럼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한국의 대학에서 3학점이면 일주일에 3시간 수업을 합니다. 월수금이나 월화목처럼 수업을 해서, 예를 들어 18학점이면 여섯 과목을 일주일에 나눠서 듣는 식입니다.
그런데 어떤 과정은 1주차, 2주차, 3주차처럼 몰아서 진행합니다. 예컨대 3학점이면 통상 12주 동안 총 36시간을 이수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한 주 또는 몇 주 안에 36시간을 집중해서 듣는 식입니다.
이걸 Block scheduling, block plan, 또는 집중이수제 같은 표현으로 부르나보더라고요. 여튼, 뭔가 그 임계점이 넘도록 집중해서 밀도있게 수련하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