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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8학년 수업이 전형적인 연간 학습 일정에 따른 것이라면, 과학이 지속 가능한 학습이라고 권하는 것과 정반대다. 그런 학습 일정은 이번 주에는 이 주제만을 공부하고, 다음 주에는 다른 주제를 공부하는 식이다. 많은 전문성 계발 과정들처럼, 각각의 개별 개념이나 기술을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 이미 배운 것은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 이 체계는 직관적으로는 와 닿지만, 거기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바람직한 어려움이 빠져 있다. 바로 '간격 두기spacing', 즉 분산 연습distributed practice이다. |
DavidEpstein이 지은 책.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Contents
서문. 로저 페더러 vs. 타이거 우즈
1장. 조기 교육이라는 종교
2장. 사악한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3장. 반복되는 일을 덜 할 때가 낫다
4장. 빠른 학습과 느린 학습
교사는 아이들이 숙달되어 가고 있는 선다형 게임을 생산적인 탐사라고 착각하고 있다. 때로 학생들은 협력한다. 잇달아서 말한다. 'K 오버 8이요.' 한 명이 말하자, 또 한 명이 재빨리 뒤를 잇는다. 'K 나누기 8이요.' 또 한 명이 덧붙인다. '8의 K요.' 3분의 1의 확률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정답에 도달하지 못할 때에도 다정하게 계속 격려한다. '괜찮아. 너희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 광경은 효과적인 수학 교습법을 파악하고자 미국, 아시아, 유럽의 수백 개 교실의 수업 장면을 촬영해 분석한 자료 중 일부다. ... 모든 국가의 모든 교실에서 교사는 주로 두 가지 유형의 질문에 의지했다.
- 더 흔한 쪽은 '절차를 이용한' 질문이었다. 기본적으로 방금 배운 것을 연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다각형의 내각의 합을 구하는 공식(180×(면의 수–2))을 알려 주고서, 연습 문제지에 실린 다각형들에 적용하는 것이다.
- 다른 하나는 '연결하는' 질문이었다. 단지 절차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더 폭넓은 개념과 연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왜〉 그 공식이 들어맞는지를 묻거나, 삼각형부터 팔각형까지 모든 다각형에 들어맞는지 알아보게끔 할 때 그런 방식을 쓸 가능성이 높았다.
양쪽 질문 유형 모두 유용하며, 조사한 모든 나라의 모든 교실에서 교사들이 제시했다.
그러나 연결하는 문제를 물은 '뒤' 교사가 한 일에서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나타났다. 학생들이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을 헤쳐 나가도록 놔두기보다는 교사는 연결하는 문제를 절차 이용 문제로 전환하는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을 유도하곤 했다. 미국의 교실에서 기운 넘치는 교사가 하고 있던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학습을 연구하는 시카고 대학교 교수 린지 리칠랜드 LindseyRichland는 나와 함께 그 동영상을 보면서, 학생들이 교사와 선택지 중에서 고르고 있을 때 '그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은 규칙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 문제를 간단히 실행할 수 있는 절차 문제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우리 인간은 어떤 과제를 해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일만을 하려고 시도하는 쪽으로 매우 뛰어나요.'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해법으로 나아가게 유도하는 것은 영리하면서 편의주의적인 방법이다. 문제는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을 학습할 때 편의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에게 제시되는 질문 중 약 5분이 1이 연결하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사가 제시하는 단서를 통해 해법으로 유도되어 문제를 풀 무렵에는 연결하는 문제는 사실상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연결하는 문제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모든 나라에서 교사는 때때로 동일한 함정에 빠지곤 했지만, 학업 성취도가 더 높은 나라에서는 연결하는 문제 중 상당수가 학생들이 이해하고자 애쓸 때 그대로 남아 있었다.
리칠랜드는 더 어린 학생들이 연결하는 문제를 집에 숙제로 가져가면 부모들이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어디 보자, 음, 더 빠르고 더 쉬운 방법을 가르쳐 줄게.' 교사가 그 문제를 절차 활용 연습 문제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부모들이 좋은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끙끙거리고 있으면 편치 않기에,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학습이 지속성을 띠고(즉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고) 융통성을 가지려면(폭넓게 적용될 수 있으려면), '빠르고 쉽게' 배우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일부에서는 미국 학생들이 고등학교 지식을 평가하는 국제 대회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이유가 어느 정도는 수업 시간에 너무 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윌리엄 대학의 인지심리학자 네이트 코넬Nate Kornell의 말이다.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코넬은 '바람직한 어려움 desirable difficulty'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학습을 더 힘들고 느리고 좌절감을 주도록 만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장애물을 가리킨다. 8학년 수학 수업에서처럼 지나치게 많은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정반대다. 당장은 수행 성과를 높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발전에 방해가 된다. 교실에서 쓸 수 있는 몇몇 바람직한 어려움은 가장 확고하게 지지를 받는 강화 학습 방법에 속하며, 열정적인 8학년 수학 교사는 좋은 의도로 당장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다가 그만 이 모든 안 좋은 효과를 고스란히 일으켰다.
바람직한 어려움 중 하나는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라는 것이다. 설령 틀린 답을 내놓는다고 해도 스스로 답을 제시하려고 애쓰는 것이 나중의 학습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제자들에게 답을 알려 주기보다는 답을 생각해 내라고 촉구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학습자에게 훗날의 혜택을 위해 현재의 수행 성과를 의도적으로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답을 짜내 보라고 했을 때가 설령 틀린 답을 내놓는다고 해도 그 뒤에 학습 성취도가 더 높았다. 아주 엉뚱한 답을 내놓는 것조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멧커프 연구진의 연구에서는 '과잉 교정 효과 hypercorrection effect'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학습자가 오답인데도 맞다고 더 자신할수록, 그 뒤에 정답을 알게 될 때 그 정보가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큰 실수를 견뎌 낼 때 가장 나은 학습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운동 기술 학습에서는 어떤 나쁜 습관이 일단 형성되면 바로잡기가 힘들 수 있다. 엘리트 코치는 선수가 아이 때 잘못 지도를 받아서 몇 년에 걸쳐 잘못 들인 운동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스포츠 이외의 세계에서는 틀린 답을 반복하는 행동이 어쨌든 마지막에 정답이 주어지기만 하면 학습에 기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 실험의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훈련 때 이용할 수 있는 단서가 더 많을수록, 원숭이들은 훈련 당시에는 더 뛰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검사 당일에는 성적이 더 안 좋았다. 맥더프는 훈련할 당시에 자동적으로 단서들을 제공받았던 목록에서는 제대로 떠올린 것이 '전무'했다. 단서를 갖고 연습한 목록들은 죄다 순식간에 잊어버린 듯했다. 이 연구의 결론은 단순했다. '단서를 갖고 한 훈련에서는 지속적인 학습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단서 없이 하는 훈련은 느리고 실수투성이다. 특히 시험이라고 말할 때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평가가 아니라 학습 목적일 때는 예외다. 평가라고 할 때 시험은 정말로 끔찍한 단어가 된다. 8학년 수학 교사는 본질적으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시험하고 있었지만, 답을 유도하거나 노골적으로 제공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었다.
자기 평가를 포함해 시험은 학습에 쓰일 때, 아주 바람직한 어려움이 된다. 학습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시험도 효과가 있다. 답이 틀렸음을 확인해 줄 때 그렇다. 코넬의 실험 중에는 참가자들에게 둘씩 짝지은 단어들을 공부한 뒤, 나중에 얼마나 잘 떠올리는지 보는 시험이 있었다. 시험 시간에 그들은 퀴즈를 통해 배운 단어 쌍들을 가장 잘 떠올렸다. 퀴즈 때 틀렸던 것들까지도 그랬다. 정보를 인출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뇌는 후속 학습에 알맞은 상태가 된다. 인출 자체가 실패할 때에도 그렇다. 고생은 진짜일 때, 진짜로 유용하다. 코넬 연구진은 이렇게 썼다. '인생처럼, 인출도 여행이다.'
그 8학년 수업이 전형적인 연간 학습 일정에 따른 것이라면, 과학이 지속 가능한 학습이라고 권하는 것과 정반대다. 그런 학습 일정은 이번 주에는 이 주제만을 공부하고, 다음 주에는 다른 주제를 공부하는 식이다. 많은 전문성 계발 과정들처럼, 각각의 개별 개념이나 기술을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 이미 배운 것은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 이 체계는 직관적으로는 와 닿지만, 거기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바람직한 어려움이 빠져 있다. 바로 '간격 두기spacing', 즉 분산 연습distributed practice이다.
5장. 경험 바깥의 사고
6장. 그릿이 너무 많아서 문제
7장. 자신의 가능한 자아와 놀기
8장. 외부인의 이점
9장. 시든 기술을 활용하는 수평적 사고
10장. 전문성에 속다
11장. 친숙한 도구를 버리는 법 배우기
12장. 의도적인 아마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