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All:read [[DonaldSchön]]의 저작. <> = 역자 서문 =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1부에서 저자는 과거 전문가들이 인정받고 우대받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지적하면서 전문가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현상과 원인에 대해서 다룬다. 전문직 분야의 실천 상황이 점점 더 복잡성, 불안정성, 불확실성을 더해가는 현실 속에서 전통적인 지식관, 즉 기술적 합리성 관점으로 대응하는 자세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한다. 지식의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을 강조하는 소위 기술적 합리성 모델에 의거하여 훈련된 실천가들은 고유하고 독특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이 대문에 그들의 평판과 역량에 대한 신뢰는 점점 더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전통적 지식관을 탈피하여 새로운 지식관으로서 실천의 인식론이 요청되는데 이는 실천가의 전문성을 실천가의 실천 행위 중에 일어나는 성찰의 과정 속에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2부는 5가지의 전문직 분야의 사례들을 통하여 실천가의 행위 중 성찰의 과정, 구조, 한계, 그리고 조직 내 학습의 과정과 조직학습의 시스템 문제 등을 분석하고 기술하고 있다. 각 사례에서 전문가는 자신이 당면한느 상황의 불확실성, 불안정성, 독특성 때문에 상황과의 성찰적 대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는 행위 중 성찰 능력이란 실천적 기예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서 이런 실천적 기예를 행위 중 성찰 과정에서 나타나는 즉흥적인 실험 행위, 유사 경험의 활용, 실천 행위의 적합성과 엄밀성 딜레마라는 측면에서 논의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의 역할 규정과 실천 행위의 한계, 전문가 지식 레퍼토리로서 범례의 의미와 적용, 사회적 맥락이 전문가 실천 행위에 미치는 영향, 조직의 학습시스템과 그 한계점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는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는 방식에 따라서 자신이 선택하고 활용하는 지식이 달라지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전문성이 발휘되고 형성된다는 주장이나, 전문가가 가치 갈등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역할 규정 방식으로 초래되는 실천 행위의 부정적 결과의 원인을 분석하는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즉 전문가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실천지, 즉 실행 행위 이론~-Model I. theory-in-use-~ 차원에서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고 실천 지식을 선택하고 활용하며, 그로 인해서 실천 행위가 제약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는 자신의 역할을 재규정하고 실천 행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대 행위 이론 ~-Model II. espoused theory-~을 탐색하고 정립하려는 행위 중 성찰 능력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3부는 결론 부분으로서 행위 중 성찰의 인식론이 갖는 시사점, 즉 전문가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 전문가와 고객 관계에서 자율과 권한, 전문성 연구의 아젠다, 사회 진보와 복지를 위한 전문가 활동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 Preface = What is the kind of knowing in which competent practitioners engage? How is professional knowing like and unlike the kinds of knowledge presented in academic textbooks, scientific papers, and learned journals? In what sense, if any, is there intellectual rigor in professional practice? In my analysis of these cases, I begin with the assumption that competent practitioners usually know more than they can say. They exhibit a kind of knowing-in-practice, most of which is tacit. Nevertheless, starting with protocols of actual performance, it is possible to construct and test models of knowing. Indeed, practitioners themselves often reveal a capacity for reflection on their intuitive knowing in the mist of actin and sometimes use this capacity to cope with the unique, uncertain, and conflicted situations of practice. The heart of this study is an analysis of the distinctive structure of reflection-in-action. I shall argue that it is susceptible to a kind of rigor that is both like and unlike the rigor of scholarly research and controlled experiment. I shall also consider the question of its limits, some of which derive from myths about the relation of tought to action, while others are grounded in powerful features of the interpersonal and institutional contexts that we create for ourselves. Finally, I shall suggest implications of the idea of reflective practice - implications for the professional's relation to his clients, for the organizational settings of practice, for the future interaction in the larger society. = Part 1. Professional Knowledge and Reflection-in-Action = == 1. The Crisis of Confidence in Professional Knowledge == == 2. From Technical Rationality to Reflection-in-Action == === 행위 중 성찰 (Reflection-in-Action) === 일상 생활에서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 특별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방식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설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설명하려고 애쓸수록 스스로 낭패감을 느끼거나 명백하게도 부적절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개 우리의 행위 패턴들에 내재되어 암묵적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행위 '속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문가의 직업 생활도 암묵적인 행위 중 앎(~-tatic knowing-in-action-~)에 의존하고 있다. 모든 유능한 실천가들은 각자 여러 현상들을 인식할 수 잇는데, 그 현상들을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혹은 완벽하게 묘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천가는 매일 실천 행위를 하는 가운데 무수한 질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그 판단의 기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스킬을 보여주지만 그 방법이나 절차를 설명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서 연구에 의해서 검증된 이론이나 기법을 사용할 때조차도, 그 과정에서 암묵적인 사고 작용, 판단 능력, 숙달된 행위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른 한편 평범한 사람들이나 전문적인 실천가들 모두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때로는 그 일을 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고민한다. 그러나 뜻밖의 상황을 만나게 되면,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그 행위에 내재된 앎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예를 들면, 그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 해볼 수 있다. "내가 이 현상을 인식할 때 도대체 어떤 측면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판단을 내리는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이 스킬을 활용할 때 어떤 절차들을 적용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을 나는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 것일까?" 즉 행위 중 앎에 대한 성찰은 현재 당면한 사태에 대한 성찰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컨대, 한 개인이 대처해야 할 혼란스럽거나, 성가시거나, 혹은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고 하자. 그는 그 현상을 이해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그가 취해왔던 행위에 내재되어 있는 앎, 그가 나중에 하게 될 행위에서 표출하고, 비판하고, 재구조화하고, 구현하는 앎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의 과정이야말로 바로 실천가들이 불확실성, 불안정성, 독특성, 가치갈등 상황들에서 때때로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해주는 기예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 행위 중 앎 (Knowing-in-action) ==== 지난 수십년 동안 실천 인식론을 연구해온 학자들은 숙련된 행위가 종종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알고 있다"는 현상을 드러내준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 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앎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만들어냈고, 관련 사례들을 다양한 실천 영역들에서 찾아냈다. 1938년 초, "일상적 삶 속에서 정신~-Mind in Everyday Affairs-~"이란 글에서 ChesterBarnard는 "논리적 과정"과 "비논리적 과정"을 구분하였다. 그는 비논리적 과정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고 추론할 수 없으며, 오직 모종의 판단, 결정, 행위로만 알 수 있는 과정이라고 주장하였다. ChesterBarnard는 비논리적 과정에 해당되는 사례로서 골프를 치거나 공을 던질 때 거리를 측정하는 과정, 이차방정식 문제를 푸는 과정, 경험 많은 회계사가 "복잡한 대차대조표를 보고 짧은 시간 내에 중요한 정보를 도출하는 과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과정들은 무의식적일 수도 있고 아니면 너무 빨리 진행되어서 "그런 과정이 진행되는 두뇌를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그 과정을 분석해낼 수 없다.") ChesterBarnard는 그가 기억하는 수학자를 인용하면서 "그는 자신의 마음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표현할 수가 없었따."라고 말한다. ChesterBarnard는 우리가 논리적 과정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실천 활동에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비논리적 과정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MichaelPolanyi는 얼굴 인식과 도구 사용 사례들을 통하여 "암묵지~-tacit knowing-~"라는 개념을 창안하였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얼굴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의 얼굴을 수천, 수백만 명 속에서도 분별해낼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그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유사하게, 우리는 특정 사람의 얼굴 형태를 자신만이 알고 있는 표식 몇 가지로 "상당히 모호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도 식별해낼 수 있다. 손으로 특정 도구나 기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도구나 기구를 사용할 때 손에서 느껴지는 경험은 "작업 대상에서 포착되는 감각으로" 변형된다. MichaelPolanyi의 표현을 빌리면, 손에 느껴지는 감각적 경험에 대한 관심이 대상 자체에 대한 감각적 경험에로 관심이 전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종의 스킬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최초에 인지하게 된 감각적 경험이 암묵지로 내재화되는 그 현상이다. ChristopherAlexander는 그의 저서 "형태의 종합에 관한 소고"에서, 디자인 활동과 관련된 앎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맥락과 잘 맞지 않는 형태(form)를 인식하여 교정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맥락과 형태의 불일치를 찾아내고 바로잡는 규칙들을 묘사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보유한 전통적 도구나 기구들은 최종 형태를 갖출 때까지 조화롭지 못한 오류를 계속해서 찾아내고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문화적으로 진화된 것이다. 도구적 의사 결정 행위에 지식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으로 실천 활동을 인식하는 기술적 합리성 모델을 포기한다면, 앎이란 지적인 행위에 내재된 것이란 아이디어는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상식(common sense)이란 개념과 함께 노하우(know-how)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노하우는 상식을 확장한 개념이 아니다. 왜냐하면 노하우는 행위 '중(in)'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줄타기 곡예사의 노하우는 줄을 타고 줄을 건너는 방식에 내포되어 있고, 줄을 타고 줄을 건너는 방식으로 표출된다. 메이저 리그의 투수가 지닌 노하우는 타자의 약점을 공략하고, 자신의 투구 간격을 조절하고, 경기 전체 흐름에 따라 힘을 배분하는 방식에 내재되어 있다. 행위에 앞서서 마음 속에 미리 존재하는 규칙 혹은 계획으로 노하우가 구성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우리는 행위하기 전에 종종 사고한다. 그러나 선행적인 지적 사고가 아니라 즉각적인 실천 행위 과정 속에서 모종의 앎이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연구 사례들에서 앎은 다음과 같은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 우리는 행위, 인식, 판단을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즉 실행 전에 혹은 실행하는 동안에 생각할 필요도 없는 그런 행위, 인식, 판단들이 있다. * 우리는 행위 방법을 이미 배웠다는 사실을 종종 알지 못한다. * 어떤 경우에, 우리는 행위 대상에 관한 감각으로 내재화되는 지식~-understanding-~을 한 때는 알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경우에 그런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는 행위 속에서 드러나는 그런 지식을 대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내가 말하고 있는 일상의 실천지~-ordinary practical knowledge-~로서 행위 '중' 앎~-knowing-in-action-~은 바로 이런 의미를 갖는다. ==== 행위 중 성찰 (Reflection-in-action) ==== 행위 중 앎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행위하는 것이 관해서 때때로 생각한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생각하기", "상황을 살피면서 대응하기", "경험하면서 학습하기" 등과 같은 표현들은 무언가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 우리가 사고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를 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사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ㅇ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례로서 "투구 리듬을 만들어가는~-finding the groove-~"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경험을 예로 들 수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극히 소수만이 타고난 신체 능력으로 경기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다. 나머지 투수들은 마운드에 올라가서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는 투수들은 투수로서 그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 공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즉 이미 성공했던 방식을 동일하게 계속 재현해내는 제구에 대한 느낌을 습득해야 한다. 효과적인 투구 리듬을 유지한다는 것은 이기는 습관을 연구하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계속 그 습관을 재현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실 나는 "투구 리듬을 만든다"는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투수들이 특별한 종류의 성찰을 한다는 점만은 분명한듯하다. "마운드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것은 투수로서 타자들에게 투구해 온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알고,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유지해 온 투구 방법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공에 대한 느낌"을 체득한다고 할 때, 즉 "이전에 성공했던 방식을 계속 재현하면서 갖게 되는 그런 느낌"을 습득한다는 것은 바로 경기에서 효과적인 투구를 해 온 그 느낌으로 다시 그 투구를 해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런 이길 수 있는 습관을 연구한다"고 하는 것은 경기에서 승리하도록 해주는 노하우에 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투수들은 자신의 행위 패턴, 경기 상황, 경기 운영의 노하우에 관하여 모종의 성찰을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행위에 관해서 성찰~-reflection on action-~하고, 어떤 경우에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 in action-~을 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재즈 뮤지션들이 모여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은 자신들의 감각을 이용하여 소리를 듣고 그에 맞추어서 즉흥적 연주를 한다. 자신과 동료의 연주 소리를 들으면서, 연주가 진행되는 방향을 느끼면서 서로 연주를 맞추어 나간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음악적 창작을 위한 연주자들 사이의 집단적 노력에 각 연주자들이 익숙해있는 모종의 박자, 화성, 선율로 구성된 스키마가 작동되어 연주되는 작품에 예측가능한 질서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주자들은 각자 적절한 타이밍에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다양한 악상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즉흥 연주는 앞서 언급한 스키마를 토대로 각 연주자가 자신의 여러 악상들을 변형하고, 조합하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연주자가 서로 조응하지 않는 방향으로 연주 상황이 전개된다면, 연주자는 그 상황을 재빨리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서 연주를 실행하게 된다. 즉 연주자들은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과 각자의 기여도에 관해서 행위 중 성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연주자들은 연주 방식을 발전시키게 된다. 물론 연주자들은 언어를 매개로 행위 중 성찰을 하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 감각"처럼 연주자들도 "음악 감각"을 매개로 성찰하고 있는 것이다. 행위 중 성찰은 대개 예기치 못한 경험으로 일어난다. 직관적, 즉각적 행위가 기대한 결과를 낳으면, 그 행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관적 행위가 의도하지 않은 상황, 즉 즐겁고 보람찬 혹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면, 행위 중 성찰이 일어난다. 앞서 언급한 투수들처럼 "투구 습관", 재즈 뮤지션처럼 연주 감각, 설계자는 의도치 않는 부조화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다. 성찰은 행위의 결과, 행위 그 자체, 행위에 내재된 직관적 앎 등 그 초점을 바꾸어가면서 진행된다. 아이들은 일련의 단계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대응 방식을 만들어 간다. 자신의 기존 행위 이론(a theory-in-action), 즉 기하학적 중심 이론이 부정되는 사태들을 경험할 때 아이들은 행위를 멈추고 생각을 해본다. 그 다음에 비정상적인 블록을 기하학적 중심 지점에서 벗어나는 자리에 쌓아보면서 위치를 교정하는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한다. 그 다음에는 기존 행위 이론을 사실상 포기하고, 손으로 블록의 무게를 가늠하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지점을 추론해본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은 기하학적 중심에서 중력 중심으로 균형 이론을 변경하고, 동시에 "성공을 지향하는 태도~-success orientation-~"에서 "이론을 지향하는 태도~-theory orientation-~"로 행위 전략을 변경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블록 쌓기를 시도할 때마다 경험하는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를 블록 쌓기 행위의 성공 혹은 실패를 나타내는 징후가 아니라 모종의 균형 잡기 이론과 관련된 정보로 인식하는 것이다. ==== 실천 중 성찰하기 (reflection-in-practice) ==== 블록 쌓기 실험은 행위 중 성찰에 관한 훌륭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 사례는 전문가 실천~-professional practice-~의 일상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행위 중 성찰을 전문가 실천과 관련지우고자 한다면, 먼저 실천~-a practice-~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서 논의했던 행위와 실천은 어떻게 유사하고 상이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실천"은 그 의미가 애매모호한 용어이다. 변호사의 실천은 실제 수행하는 일의 종류, 다루어야 하는 고객의 유형, 처리해야 할 사건의 범위 등을 의미한다. 한편 피아니스트의 실천은 연주 숙련도를 높이는 반복적 혹은 실험적 행위를 의미한다. 실천은 첫째, 일련의 전문적인 상황들에서 이루어지는 행위~-performance-~이고, 둘째, 그런 전문적 행위에 대한 준비를 의미한다. 또한 전문적 실천은 반복의 요소도 포함한다. 왜냐하면 전문적인 실천가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유형의 상황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스페셜리스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케이스" - 프로젝트, 계좌, 수수료, 거래 - 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용어들은 각 전문직에서 하나의 실천을 구성하는 단위를 말하며, 동시에 그 용어들은 가족유사적인 사례들의 유형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의사는 매번 서로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홍역"이라는 케이스들을 만나게 되고, 변호사는 마찬가지로 "명예훼손"이라는 케이스들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실천가는 변형되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케이스들을 경험할 때마다 자신의 실천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실천가는 실천과 관련된 기대치, 이미지, 기법 등을 포함하는 지식 레퍼토리를 개발해 나간다. 그는 무엇에 주목해야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익혀나간다. 실천에 익숙해지면 처음 달라 보이는 케이스들도 나중에는 동일한 유형의 케이스들로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예외적인 상황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전문직 실천가의 실천 중 앎~-knowing-in-ptracice-~은 점차 암묵지, 즉각적, 자동적 역량으로 축적되고 그로 인해 실천가는 물론 고객도 전문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실천이 반복되고 일상화되면 실천 중 앎~-knowing-in-practice-~이 암묵적, 즉각적 역량으로 축적되지만 그런 와중에 실천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숙고해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불록 쌓기 실험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였는데, 그 아이들처럼 실천가도 스스로 교정할 수 없는 오류의 패턴에로 빠져들 수 있다. 나아가서 종종 자신이 갖고 있는 행위 중 앎~-knowing-in-action-~의 범주들에 맞지 않는 현상들을 선택적으로 무시하는 방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면, 실천가는 일의 지루함 혹은 탈진 현상으로 괴로워하고 편협하고 완고한 행동으로 인해 고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천가에게 소위 "과다학습~-overlearned-~"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성찰~-reflection-~은 이런 과다학습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된다. 성찰은 특정 분야에서 반복되는 경험들로 축적된 암묵적 이해를 노출시켜 비판을 해보게 한다. 그리고 성찰은 향후 경험할지도 모를 불확실하고 독특한 상황들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런 능력을 길러준다. 실천가들은 자신의 실천 중 앎~-knowing-in-practice-~에 대해서 *사후에* 성찰해보기도 한다. 실천가들은 종종 모종의 행위를 하고 난 뒤에 평온한 상태에서, 자신이 수행했던 프로젝트와 극복했던 상황에 대해서 반성하고 그리고 해당 케이스를 처리하는데 적용했던 지식을 음미해본다. 단순한 반성이든 의도적 행위이든 간에 이런 작업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하여 해 볼만 한 것이다. 나아가서 실천가는 실천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성찰하기도 한다. 이때 실천가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을 하는 것이다. '실천 중 앎~-knowing-in-practice-~'이 지닌 복잡성 차원에서 행위 중 성찰이란 용어의 의미를 논해볼 필요가 있다. 실천가의 행위 중 성찰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행위 중 성찰은 현재 진행 중인 행위 시간대로서 '행위-현재~-action-present-~'에 의해서 제약받기 때문이다. 이때 해당 시간대에서 진행되는 행위는 언제든지 그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행위-현재는 실천 활동의 속도와 상황 범주에 몇 분, 몇 시간, 며칠, 수 주, 몇 달 동안의 시간으로 확장될 수 있다. 실천가가 실천 중에 성찰하고 실천 후에 성찰한다고 할 때, 그가 성찰하는 대상들은 자신 앞에서 전개되는 현상들의 종류와 그런 현상들에 대해서 적용하는 자신의 실천 중 앎 체계들 만큼이나 다른 모습들로 나타난다. 실천가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암묵적 규칙들과 이해방식들 혹은 모종의 행위 패턴에 내재된 전략들과 이론들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다. 또한 특정한 행위로 이끌어 준 상황에 대한 모종의 느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틀 지운 방식, 혹은 보다 넒은 제도적 맥락 내에서 부과된 역할 등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다. 이처럼 행위 중 성찰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 중 성찰 능력은 실천가에게 주어진 "발산적"인 실천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는 기예를 발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특정 실천 상황에서 벌어지는 어떤 현상을 기존의 실천 중 지식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되면, 실천가는 그 현상에 대한 최초의 이해를 현장 실험으로 검증을 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실천가는 실천 현상에 관한 모종의 느낌을 정교화하고 그 실천 현상에 관한 새로운 행위 중 이론을 습득하게 된다. 특정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 가능한 형태로 구조화할 수 없다면, 실천가는 그 문제를 새롭게 규정하는 방식, 즉 실천 상황에 새로운 틀을 만드는 "프레임 실험"을 실시하게 된다. 실천 상황 관련자들의 요구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서로 상이하게 나타나면, 실천가는 자신과 타인의 상황에 대한 이해 방식에 대해서 성찰을 시도해볼 수 있다. 즉 실천적 딜레마 상황에서 실천가는 문제를 규정하는 자신의 방식이나 자신의 역할 규정 방식에 관한 성찰에 의하여 딜레마의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가는 그 상황에 관련된 관계자들의 주요 가치들을 통합하거나 그 중에서 적절한 가치를 선택하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할 것이다. 실천 상황에서 행위 중 성찰을 하는 사람은 연구자가 된다. 독특한 케이스를 만나면, 기존 이론과 기법 범주에 의존하지 않고 해당 케이스에 적합한 새로운 이론을 창출해낸다. 행위 중 성찰은 일종의 탐구 활동이며, 이 탐구 활동은 사전에 합의된 목표에 따라 필요한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행위 중 성찰은 목표와 수단을 분리시키지 않고, 문제 상황에 대한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목표와 수단을 상호적으로 규정하는 과정이다. 또한 행위와 사고를 분리시키지 않으면서 추후 행위로 전환될 모종의 결정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추론해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탐구 활동에는 모종의 실험 행위가 포함되고, 탐구 활동은 그 자체가 실천 행위가 된다. 따라서 행위와 사고를 구분하는 기술적 합리성의 이분법적 구도에 의해 제약되지 않기 때문에 탐구 활동으로서 행위 중 성찰은 불확실하고 독특한 상황에서조차도 가능해진다. 행위 중 성찰이 예외적 과저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그렇게 드물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실천가들에게 행위 중 성찰은 자신의 실천 활동에 핵심적 기능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와 기술적 전문성~-technical expertise-~이 여전히 동일시되고 있기 때문에, 행위 중 성찰은 전문적 지식~-professional knowing-~의 합법적 형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행위 중 성찰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행위 중 성찰을 하나의 전문적 지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실정이다. 자신을 기술적 전문가~-technical experts-~로 생각하는 실천가들은 실천 세계에서 성찰을 불러일으킬만한 어떤 것도 찾아내지 못한다. 그들은 선택적 무관심, 범주화, 상황 통제 등의 기법들 즉 자신이 보유한 실천지~-knowledge-in-practice-~를 유지하는데 사용하는 기법들에 매우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에게 불확실성은 일종의 위협이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 자체를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행위 중 성찰에 능숙한 실천가들조차도 행위 중 성찰의 방법, 장점, 엄밀성 등을 설명하거나 설득할 수 없어서 매우 난감해 한다. = Part 2. Professional Context for Reflection-in-Action = == 3. Design as a Reflective Conversation with the Situation == == 4. Psychotherapy: The Patient as a Universe of One == == 5. The Structure of Reflection-in-Action == 두 실천 사례에서 실천가들은 기예를 발휘하는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 Quist와 수퍼바이저와 같은 전문 실천가는 그들의 학생들과 달리 단순하고 즉흥적 방식으로 복잡한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방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능력, 발견과 추론을 추진하는 능력, 탐구의 흐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여러가지 사태를 동시에 이해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능력에서 실천가의 기예가 드러나고 있다. 지금부터 논의할 주제는 바로 이런 실천가의 기예이다. 나는 실천가의 기예가 행위 중 성찰 형태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두 사례들이 서로 다르지만, Quist와 수퍼바이저는 동일한 기본 구조를 지닌 과정을 실천 활동에서 보여준다. 그 과정은 바로 고유하고 불확실한 상황과 성찰적 대화이다. 이러한 성찰적 대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즉 실천가는 재구조화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게 되고, 이는 새로운 행위 중 성찰을 요구하게 되며, 그런 성찰은 새로운 아이디어 발견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 성찰적 대화 과정 속에서 소위 평가(appreciation), 행위(action), 재평가(reappreciation) 단계가 순환적으로 반복된다. 즉 고유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평가하고, 그 결과 고유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행위로 이어지며, 그 행위의 결과를 재평가하는 형태로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것이다. == 6. Reflective Practice in the Science-Based Professions == == 7. Town Planning: Limits to Reflection-in-Action == == 8. The Art of Managing: Reflection-in-Action Within an Organizational Learning System == === 경영 분야의 분열 === 경영 분야는 전문가 지식에 관한 서로 대립되는 견해들로 인하여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첫 번째 견해는 관리자를 일종의 기술자로서 경영 과학의 원리와 방법을 조직의 일상적 문제에 적용하는 실천 행위를 하는 바로 본다. 두 번째 견해는 관리자를 일종의 장인으로서 명시적 이론과 규칙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경영 기예의 실천가로 본다. 전자의 관점은 전문 경영의 아이디어가 유행하게 되었던 20세기 초반에 등장하였다. 반면에 후자의 관점은 훨씬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데, 소위 기법들의 체계로 경영을 바라보기 전에 일종의 기예, 즉 스킬과 지혜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자의 관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위세를 떨치게 되었다. 경영 과학의 아이디어와 관리자와 기술자를 동일시하는 아이디어는 미국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일종의 사회운동 차원으로 확산되어 왔다. 이 사회 운동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발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된 것은 바로 FrederikTaylor의 업적이다. 그는 1920년대에 일의 과학에 기초하여 인간 공학의 한 형태로서 경영을 이해하였다. ... 그러나 관리자들은 기술적 합리성에 기반을 두는 경영과학과 경영기법이 적용되기 어려운 실천 상황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경영 현장은 불확실하고, 독특하고, 변화무쌍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관리자들이 당면한 문제는 대부분 과학적인 분석 방법이나 해결 기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소위 "혼돈스러운" 현상으로 다가왔었다. 그리고 관리자들은 계산하고 분석할 여유가 없는 제한된 시간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여러 가지 독특한 경영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이 때 관리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테크닉이 아니라 "직관"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관리자들은 과학적인 경영기법들조차도 그 적용과 활용은 비합리적, 직관적 기예에 의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경영 행위는 비합리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주장하는 이론가들이 있다. 2장에서 소개된 바 있는 ChesterBarnard의 "비논리적 절차들", GeoffreyVickers의 판단 기술의 분석, MichaelPolanyi의 암묵지에 관한 성찰 등이 해당된다. 최근에는 캐나다 경영학자인 HenryMintzberg도 관리자들이 마땅히 사용해야 할 방법들을 실제로는 실행하지 않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제 관리자들의 실제 행동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위 있는 경영 대학들에서도 기업의 실제 사업 및 경영 문제와 함께 관리자들이 수행해 온 다양하고 오래된 경험들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적인 사업 문제 분석과 해결 경험을 통한 교육으로 경영에 필요한 보편적이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 현장에 필요한 전문가 지식의 성격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지지하는 집단들이 존재한다. 기술적 합리성에 입각한 경영과학과 경영기법의 권위와 지위를 강조하는 집단과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며, 독특한 실천 현장의 상황을 감안한 직관적인 경영 기예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집단이 바로 그들이다. 이 두 집단 간의 분열의 징후는 일부 경영대학에서 두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들, 즉 경영학 교수와 사례교육 실천가들이 서로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서로 상대의 관점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나타난 이런 분열 현상은 학생들과 실천가들에게 "엄밀성이냐 적합성이냐" 하는 딜레마를 무거운 짐으로 지우게 되었다. 경영과학과 경영기법의 적용을 의미하는 엄밀한 경영을 강조하게 되면, 그런 경영을 하는 사람들 즉 엄밀한 관리자는 일상적 경영 실천 활동에 나타나는 기예를 무시하고 종종 조직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인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며 독특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영의 기예를 최소한 기술할 수 있고, 그 자체가 지닌 엄밀성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과 실천가의 딜레마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영의 기예를 경영학과의 담론에 편입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 경영의 기예 ===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영 분야에서도, "기예~-art-~"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기예는 직관적 판단력과 직관적 스킬, 즉 소위 실천지로서 현상과 행위에 대한 감각을 뜻한다. 기예는 관리자가 특정 행위 맥락 속에서 자신의 직관적 이해에 부합하는 것을 인식해내는 성찰 능력을 의미한다. 관리자들은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을 한다. 성찰이 유발되는 상황은 다양하다. 우선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할 때, 관리자는 "아 정말 당황스럽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라고 하면서 성찰이 촉발될 수 있다. 아니면 모종의 기회에 대한 인식으로, 경영자는 "이걸 어떻게 해볼까?"라고 성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신의 직관적 앎의 유효함에 대한 놀라움으로 경영자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한 것이지?"라고 성찰을 시작할 수 있다. 성찰의 유발 상황이 무엇이든지간에 관리자의 행위 중 성찰은 기본적으로 다른 전문 분야의 행위 중 성찰과 유사하다. 즉 행위 중 성찰은 경험 현상의 즉각적 노출, 비판적 고찰, 재구조화, 직관적 이해의 검증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행위 중 성찰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성찰적 대화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관리자의 행위 중 성찰은 그 자체로 고유한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관리자의 삶은 자신의 활동 무대이자 탐구 대상이 될 자신의 조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위 중 성찰은 바로 조직에서의 삶이라는 현상이 그 대상이 된다. 또한 조직은 축적된 지식의 저장고 그 자체이다. 조직 내 실천 행위의 원인과 규칙, 사명감과 정체성의 이미지, 직무 환경 정보, 직무 수행 기법, 조직 스토리 등 소위 조직 내 실천 행위의 범례들이 지식으로 조직 내에 축적되어 있다. 관리자들은 행위 중 성찰을 할 때, 현재 상황에 맞추어 그런 조직 지식을 활용하게 된다. 나아가서 그들은 조직 학습의 주체로서 현재 이루어지는 탐구 활동으로 지식을 확장하고 재구조화하여 차후 탐구에 활용할 지식들을 창출해낸다. 한편, 관리자는 행위 중 성찰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모종의 조직 시스템 속에서 생활한다. 조직 시스템은 새로운 발견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기도 하지만 그것에 저항하기도 한다. 조직 시스템 내의 행동 세계 즉 구성원 관계의 패턴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적인 행위 중 성찰 - 부정적 정보의 노출 방식, 모순적 관점의 해결 방향, 조직 내 딜레마의 공개적 처리 양태 등 - 에 개방적일 수도 아니면 폐쇄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조직 구조와 행동 세계의 존재 형태에 따라서 조직 탐구 방식이 조건화되므로, 조직 구조와 행동 세계는 항상 일종의 조직 '학습 시스템'을 구성하게 된다. 결국 관리자의 행위 중 성찰의 범위와 방향은 그가 실천 행위를 하는 조직 학습 시스템에 의해서 강하게 영향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심각하게 제한되기도 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사례들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성찰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있는 관리자들의 이야기들이다. 관리자들은 항상 행위 중 성찰을 한다. 다만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 중 성찰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관리자에게 필요한 기예들 중 가장 중요한 행위 중 하나인 성찰 능력을 단순히 사적인 역량으로 바라보는 경향성 때문에 그런 능력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관리자들도 자신의 직관적 사고 능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할 수 있어야 스스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행위 중 성찰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영의 기예가 지닌 이해 불가능성이란 특성 때문에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우선 경영 전문가들 사이에 관점 대립이 지속되고 있고 그로 인해 현장 실천가들은 경영과학에 의거하여 실천 행위를 수행해야 하든지 아니면 본질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기예에 의거하여 실천 행위를 수행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관리자들이 부하들에게 행위 중 성찰 방법을 가르칠 수도 없다. 즉 관리자들은 자신의 행위 중 성찰을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위 중 성찰 방법을 가르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자신의 부하들에 대한 교육일 것이다. 과연 관리자가 부하들에게 행위 중 성찰 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런 이유들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경영자들이 행위 중 성찰을 하고, 어떻게 그들의 행위 중 성찰이 제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 시장 현상 해석 ==== 실제로 시장 조사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직접적 경험이나 간접적 경험이 없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를 물어본다면 어떤 사람들도 정확하게 답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3M 마케팅 담당 관리자들은 개발된 신상품(스카치 테이프)을 일종의 투영검사법으로 소비자들에게 검증받고자 하였다. 그 결과 신상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고, 관리자들은 이에 대해서 성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보여준 상품에 대한 여러 가지 활용 실태를 새로운 상품 마케팅의 원천으로 삼게 되었다. 이처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취해진 3M 관리자들의 행위는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게 해준 탐침의 역할을 했다. 즉 그들의 마케팅 과정은 바로 소비자와 성찰적 대화 과정이었던 셈이다. ==== 조직 문제 해석 ==== 관리자가 자신의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를 처음 느낄 때는 대개 그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고 타당한 설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고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모순되는 관점과 의견을 갖고 있어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우선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음에 따라 발생하는 라쇼몽 현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관리자는 상황을 탐구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들은 해당 상황에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잘못된 것을 교정할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 조직 학습 시스템의 한계 === 위 회사가 추진한 제품 개발 과정은 조직 학습 현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데, 이 회사의 조직 학습 시스템은 관계자의 행위 중 성찰을 제약하기도 한다. 제품 개발 게임을 일종의 조직 학습 시스템으로 보다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때, 제품 개발 게임이 관계자들의 행위 중 성찰의 방향과 범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기 상황이 나타나면, 관리자들은 위기 상황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그런 위기 상황을 초래하는 프로세스들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성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개적 성찰을 하게 되면 개발팀이 관리자들에게 하고 있는 속임수 게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게임들은 조직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면서 공개적 논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경영진은 제품 개발 과정을 승리 가능한 게임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들에 대해서 성찰하였다. 그러나 경영진이나 제품개발 책임자들도 현재 게임의 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Model I 실행 이론들(Model I theories-in-use)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게임 참여자들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다. ... 게임 참여자들은 이런 전략들을 잘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전략들을 공개적 행위 중 성찰(public reflection-in-action)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경우 처절한 승패 게임의 세계에서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현재 사례와 같이 제품 개발 게임의 측면에서 보면 그런 행위는 자신감 부족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경영의 기예와 한계 === 이 장의 사례들에 등장하는 관리자들은 행위 중 성찰을 종종 하고 있다. 우리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 조직에서 나타나는 문제 징후들의 이면에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경쟁자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라는 물음으로 시작하여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독특한 현상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직관적인 이해를 드러내고, 그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 본다. 그리고 새로운 해석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현장 실험을 실행한다. 그들의 실험들은 자신의 문제 자체를 재구성할 만큼 놀라운 결과를 종종 낳게 된다. 즉 관리자들은 자신의 상황과 성찰적 대화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들은 특정한 조직의 맥락 속에서 활동하고 특정한 조직 현상에 대처해야 하므로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는 다른 행위 중 성찰을 한다. 그들은 조직 내에 축적된 지식의 레퍼토리를 사용하는데 그 레퍼토리는 독특한 상황 맥락에 맞게 변형되어 활용된다. 그리고 관리자들은 조직 학습의 주체로서 조직 지식의 개발과 축적에 기여한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특정한 조직 학습 시스템, 즉 조직 탐구의 방향을 안내하고 제약하는 일련의 게임과 규칙 시스템 내에서 조직 학습의 주체로서 행위한다. X제품 사례는 일정한 위기 패턴이 형성되고 동시에 그 원인에 관한 공개적 행위 중 성찰이 제약되는 학습 시스템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에서 조직 학습 시스템은 행위 중 성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조직 학습 시스템은 공개적인 토론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관리자들이 논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시스템을 묘사조차도 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X제품 개발 과정은 조직 학습 시스템이 자체 치료를 거부하는 원인이 된 경우를 보여준 사례이다. 이 회사의 관리자들은 조직 내에 자신들의 삶에 적용하는 행위 이론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그들 자신의 학습 시스템들에 대한 행위 중 성찰 범위를 확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 9. Patterns and Limits of Reflection-in-Action Across the Professions == 1. 여러 전문직 분야들에서 행위 중 성찰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2. 여러 전문직 분야들에서 행위 중 성찰의 한계점은 무엇인가? === 항상성과 변동성 === 서로 다른 종류의 전문직들에 종사하는 실천가들이 자신들의 실천 활동에 발휘하는 기예, 특히 실천가들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고, 독특한 상황들에 대처할 때 발휘하는 기예적인 탐구 행위들의 공통점은 바로 행위 중 성찰 패턴, 즉 "상황과의 성찰적 대화"라고 할 수 있다. 각 사례들에서 실천가들은 공통적으로 모종의 실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서 탐구 행위를 하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 실천가들은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자신의 문제로 규정한다. 반면에 다른 사례에서 실천가들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을 자신의 문제로 규정한다. 모든 사례에서 실천가의 탐구 활동의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일종의 문제 규정 실험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문제 규정 실험은 탐구자가 상황 속으로 들어가서 당해 상황의 문제를 규정하고, 자신이 선택한 원리와 원칙을 적용하되 상황의 반향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임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 탐구자는 문제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해서 성찰하게 되면, 새로운 문제를 설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탐구 과정에는 두 가지 중요한 프로세스들이 존재한다. ... 탐구자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현상들을 만나게 되면, 그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범례나 생성적 메타포로서 다루게 될 평소 익숙한 지식 레퍼토리 중 일부를 활용한다. ... 나아가서 탐구 과정에는 또 다른 프로세스가 개입된다. 즉 탐구자가 만나는 현상들에 대한 공통점들을 인식하게 되면 그 공통점들에 대해서 성찰하게 되는데 이때 탐구자는 새로운 가설들을 수립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탐구자는 이 가설들을 실험적 행위들로 검증하게 되는데, 그런 실험적 행위들은 상황을 구성하기 위한 조치들로 작용하고 상황을 탐색하기 위한 탐침으로 작용한다. 만약 실천가의 이해 체계가 수시로 변화한다면, 성찰적 실천에 의한 탐구 활동이 가능하지 않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직면하게 될 여러 사건들은 관련 없이 발생하는 이야기들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탐구자가 현장 실험을 실시하면서 그 실험의 종료 시점을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이해 체계가 항상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탐구자는 자신의 실험 행위를 상황 변화에 대한 이해에 근거하여 조절하기 때문이다. === 행위 중 성찰의 한계 === 이 책에서 제시된 사례들은 실천가가 자신의 실천 행위 중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는 실천 활동 중에 행위 중 성찰을 자주 한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그리고 실천 중 앎의 시스템이 행위 중 성찰의 정도와 범위를 어떻게 제한하는지도 살펴보았다. 우리 연구에 의한 첫 번째 발견은 사고(thinking)가 행위(doing)를 방해한다는 보편적인 믿음이 옳지 않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발견은 개인들 사이에서 혹은 조직 내에서 실천 중 앎(knowing-in-practice)의 자체적인 제약 조건, 즉 한계를 확인하였다. 우리는 사고가 행위를 방해하는 이유를, 첫째, 기예는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행위에 관한 성찰은 원래 불가능한 현상이고, 둘째, 행위중 성찰은 행위를 멈추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 두 가지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사고와 행위의 관계를 잘못된 관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면, 앞서 "기예"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예는 숙련된 장인의 직관적 판단이나 블록 쌓기 전문가의 직관적 행위 중 이론과 같은 직관적 앎을 의미한다. 나아가서 기예는 ... 그들의 기예는 직관적 앎에 관한 행위 중 성찰 능력을 의미한다. ... 그러나 설명과 실재 사이에는 차이가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천가들이 기예를 실제로 시현할 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직관적 앎은 항상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한 내용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실천가의 기예 행위의 감 속에 내포된 내적 표상 전략은 기예 행위를 외적으로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전략과는 다르다. Quist가 보여준 건축 현장에 대한 성찰 사례나 블록 쌓기를 하는 사람의 기하학적 중심에 대한 성찰 사례들을 보면 그들의 직관적 앎을 상대방에게 설명함으로써 성찰이 촉진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기예의 실재와 설명 사이의 차이가 오히려 실천가로 하여금 자신의 이해를 검토하고, 검증하고, 재구조화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불완전한 설명이 성찰에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반대로 직관적 앎에 대한 완벽한 설명은 자칫 과도한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른 설명이 더 적절할 수 있지만, 훌륭하지 않은 설명이라도 실천가로 하여금 자신의 직관적 이해를 평가하고 재구성하도록 해줄 수 있고 그 결과 상황을 개선하거나 문제를 재규정하도록 하는 새로운 행위를 하게 만들 수 있다. 성찰이 행위를 방해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1. 사수가 사대에 섰을 때 성찰할 시간은 없다. 만일 잠시 생각하기 위해서 행동을 멈춘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2. 사람들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생각할 때, 종종 그 행위의 유연한 흐름을 방해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대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되는데, 만약 그런 상황을 의식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사고와 행동은 정지될 수 있다. 3.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을 시작하게 되면, 행위에 관한 성찰(reflection on action)의 무한 반복이 촉발될 수 있다. 4. 성찰에 적합한 자세와 행위에 적합한 자세는 서로 양립불가능하다. 행위 시폭, 즉 진행 중인 상황의 시간 폭이 아무리 짧아도 행위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할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테니스 경기에서 노련한 선수는 다음 샷을 계획할 시간을 갖는 방법을 스스로 학습한다. 사실 짧은 시간의 순간적 망설임이 경기를 이기게 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행위자가 자신의 성찰에 피룡한 시간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 성찰을 자신의 행위 흐름에 통합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가, 음악가, 의사들과 같은 실천가들은 행위의 속도를 늦추고 행위의 반복과 변화를 시험하는 가상 세계를 구성하고 활용한다. 결국 실천의 기예는 실천가들이 실천 활동 과정에서 행위 중 성찰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의존할 것이다. 행위의 멈춤을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성찰이란 존재할 수 없다. 성찰을 위해서 행위의 멈춤을 일어나는 것은 행위 시폭 내에서 성찰을 할 기회를 흘려보내는 행위, 행위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가상 세계를 구성하는 능력의 부재, 이중 비전의 존재에 대한 무지, 행위에 대한 유용한 설명을 상상해내지 못하는 무능력, 사고와 행위의 분리 관점 등의 이유 때문이다. 실천가들은 실제 실천 활동 중에 행위를 멈추지 않고 행위 중 성찰을 실행한다. = Part 3. Conclusion = == 10. Implications for the Professions and Their Place in Society == === 전문가-고객 관계 === 성찰적 실천 혹은 성찰적 실천가라는 새로운 전문가 관점은 전통적인 전문가-고객 관계에 대해서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성찰적 실천이 상황과의 성찰적 대화 형태로 나타나는 것처럼, 성찰적 실천가와 고객의 관계도 문자 그대로 성찰적 대화의 형태로 나타난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주어진 상황의 맥락 속에서 인식한다. 전문가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객들의 입장에 비추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한다. 전문가는 자신의 행위가 고객에게 의도한 바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알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전문가는 자신이 이해하는 바를 고객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데, 이는 스스로 알고 있는 바에 대해서 새롭게 성찰할 필요성을 자각시킨다. ... 즉 전통적인 관점의 전문성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경험 차원에서 의미를 탐색하는 자세와 역량이 전문성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전문가는 성찰적 실천가로서 고객과의 성찰적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전문성이 지닌 한계를 발견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성찰적 실천가는 일정한 자격과 기술적 역량을 지녀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권위는 자신이 보유한 특별한 지식을 고객과 상호작용 행위 속에서 발휘하는 능력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고객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자신의 전문적 역량이 저절로 드러나는 과정에서 그 믿음의 증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과 실천가는 모두 서로 완전히 소통할 수 없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모종의 자신만의 지식을 만남의 상황에 적용한다. 고객과 실천가는 아직 서로에 대한 지식과 신뢰가 결여된 상태에서 만남을 시작한다. 그러나 일단 고객과 실천가는 상호불신의 상태를 자발적으로 연기한 상태로 소통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 전문가와 성찰적 실천가가 각각 자신의 실천 활동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의 원천과 필요한 역량의 요구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전문가 || 성찰적 실천가 || || 나는 어떤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 나는 어떤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내가 유일하게 해당 상황에 적합하고 중요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상황은 나와 사람들에게 학습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 고객과 거리를 두고 전문가 역할에 집중한다. 고객에게 내가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주되, 일종의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공감과 배려의 느낌을 전달한다. || 고객의 생각과 감정에서 연결고리를 찾는다. 해당 상황에서 고객이 나의 전문성에 대한 존경심을 발견하도록 만든다. || || 전문가로서 외면적 모습에서 고객이 존경과 인정을 하도록 만든다. || 전문가로서 허울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게끔 고객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고 고객과의 실질적 연대감을 찾는다. || 성찰적 계약 관계 속의 고객에게 해당되는 역량과 만족을 전통적 계약 관계 하의 고객의 역량과 만족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전통적 계약 관계 || 성찰적 계약 관계 || ||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그런 신뢰에 기반한 안전감을 얻는다. || 나는 나의 사례를 전문가와 함께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나는 보다 높은 수준의 참여와 행위에 대한 감각을 얻는다. || || 보호받고 있다는 편안함을 느끼고, 나는 단지 전문가의 조언을 따를 뿐이고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 여긴다. || 나는 상황에 대한 일정 정도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전적으로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가도 내가 가진 정보와 행동에 의존한다. || || 최상의 전문가로부터 봉사를 받는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다. || 나는 전문가의 역량에 대해서 내 판단을 검증해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 전문가가 가진 지식, 그의 실천 행동으로 인해 전개되는 현상,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흥분을 느낀다. || === 성찰적 실천을 위한 제도적 맥락 === 전문가들이 성찰적 실천가로 변신하려 할 때, 전문가 업무의 관료주의화 현상에 내재된 긴장 상태는 증폭된다. 즉 행위 중 성찰을 하는 실천가는 자신이 해야할 업무의 규정, 업무를 규정하는데 사용하는 행위 이론, 자신의 업무 성과에 대한 평가 방법 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동시에 실천가들이 담당해야 할 역할들을 결정하는 조직 지식 구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자신의 실천 활동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사회복지사는 고객들 중 가장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 대해서 조직이 선택적으로 무관심을 보이는 행태에 대해서 비판을 가한다. 행위 중 성찰을 하는 엔지니어는 관행적인 품질 관리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 패턴들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요컨대 행위 중 성찰은 실천가가 의존하는 가정들과 기법들 나아가서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들과 목적들도 표면화하여 검토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특정 조직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문가 구성원들의 행위 중 성찰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그 조직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예외적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 조직은 획일화된 업무 절차, 업무 성과의 객관적 평가, 상명하복의 통제 시스템 등 관료주의적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반면에 그 조직은 성찰적 조직으로서 유연한 업무 절차, 복잡한 업무 과정의 질적 평가, 판단과 행위의 자율적 책무성 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조직은 기술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관료주의 조직과 달리, 구성원들의 모순적인 가치와 갈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그런 성찰적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러한 성찰적 조직의 조건들은 의미 있는 조직 학습 활동을 위한 필요 조건이 될 것이다. 관료주의 조직에서 성찰적 실천가가 겪는 고충은 조직 학습 활동의 한계와 관련이 있다. 의미 있는 조직 학습 활동을 하는 개인들에게 행위 중 성찰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행위 중 성찰은 조직 안정에는 위협이 되는 요소이다. 하지만 행위 중 성찰에 의해서 조직의 가치와 원칙을 검토하고 재구조화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생산적 탐구 대상으로 전환하는 학습시스템이 성찰적 실천가의 조직에 필요하다. 성찰적 실천 활동을 지지하는 조직은 항상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조직이 될 것이다. ---- Category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