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도올 김용옥 씀.
김용옥이 붙인 장 이름.
Contents
- 1장. 천명장 (天命章)
- 2장. 시중장 (時中章)
- 3장. 능구장 (能久章)
- 4장. 지미장 (知味章)
- 5장. 도기불행장 (道基不行章)
- 6장. 순기대지장 (舜基大知章)
- 7장. 개왈여지장 (皆曰予知章)
- 8장. 회지위인장 (回之爲人章)
- 9장. 백인가도장 (白刃可蹈章)
- 10장. 자로문강장 (子路問强章)
- 11장. 색은행괴장 (索隱行怪章)
- 12장. 부부지우장 (夫婦之愚章)
- 13장. 도불원인장 (道不遠人章)
- 14장. 불원불우장 (不怨不尤章)
- 15장. 행원자이장 (行遠自邇章)
- 16장. 귀신장 (鬼神章)
- 17장. 순기대효장 (舜其大孝章)
- 18장. 문왕무우장 (文王無憂章)
- 19장. 주공달효장 (周公達孝章)
- 20장. 애공문정장 (哀公問政章)
- 21장. 자성명장 (自誠明章)
- 22장. 천하지성장 (天下至誠章)
- 23장. 기차치곡장 (其次致曲章)
- 24장. 지성여신장 (至誠如神章)
- 25장. 성자자성장 (誠者自成章)
- 26장. 지성무식장 (至誠無息章)
- 27장. 존덕성장 (尊德性章)
- 28장. 오종주장 (吾從周章)
- 29장. 왕천하장 (王天下章)
- 30장. 중니조술장 (仲尼祖述章)
- 31장. 총명예지장 (聰明譽知章)
- 32장. 성지천덕장 (聖知天德章)
- 33장. 무성무취장 (無聲無臭章)
이 책은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 일반대중을 위하여 내가 다시 쓴 것이다. "다시 썼다"는 것은 곧 "원본"이 있다는 뜻이다. 그 원본이 통나무 출판사에서 이미 출간된 "중용한글역주"(2011)라는 책이다. 68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서 매우 자세한 학술적 논의와 그 논의에 대한 문헌적 전거를 모조리 밝혀놓고 있다. 궁금하거나 보자 다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책을 읽어야 한다. 본서에서는 그 책의 내용을 반복하지 않는다.
1장. 천명장 (天命章)
天命之謂性이오 率性之謂道요 修道之謂敎니라. 천天이 명命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 그것을 일컬어 교敎라고 한다. 道也者는 不可須臾離也니 可離면 非道也니라. 是故로 君子는 戒愼乎其所不睹하며 恐懼乎其所不聞이니라. 莫見乎隱이며 莫顯乎微니 故로 君子愼其獨也니라. 도道라는 것은 잠시須臾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보이지 않는데서 계신戒愼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공구恐懼한다.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처럼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있음獨을 삼가는愼 것이다. 喜怒哀樂之未發을 謂之中이오 發而皆中節을 謂之和니라 中也者는 天下之大本也요 和也者는 天下之達道也니라. 致中和면 天地位焉하며 萬物育焉하니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일컫고, 그것이 발현되어 상황의 절도節에 들어맞는 것을 화和라고 일컫는다. 중中이라는 것은 천하天下의 큰 근본大本이요, 화和라는 것은 천하사람들이 달성해야만 할 길達道이다. 중中과 화和를 지극한 경지에까지 밀고 나가면, 천天과 지地가 바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고, 그 사이에 있는 만물萬物이 잘 자라나게 된다.
2장. 시중장 (時中章)
仲尼曰 君子는 中庸이오 小人은 反中庸이니라. 君子之中庸也는 君子而時中이오 小人之中庸也는 小人而無忌憚也니라. 중니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君子의 행위는 중용을 지킨다. 그러나 소인小人의 행위는 중용에서 어긋난다. 군자가 중용을 행함은 군자다웁게 때에 맞추어 중中을 실현한다. 그러나 소인이 중용을 행함은 소인다웁게 기탄忌憚함이 없다."
중니는 공자의 자
3장. 능구장 (能久章)
子曰 中庸은 其至矣乎인저 民鮮能久矣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중용이여, 참으로 지극하도다! 아~ 사람들이 거의 그 지극한 중용의 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구나!"
지속하지 않으면 그것은 중용이 아니다.
공자는 말한다. 3개월만이라도 지속해보아라.
4장. 지미장 (知味章)
子曰 道之不行也 我知之矣 知者過之 愚者不及也. 道之不明也 我知之矣 賢者過之 不肖者不及也. 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도道가 왜 행하여지고 있지 않은지, 나는 알고 있도다. 지혜롭다 하는 자들은 도度를 넘어서서 치달려 가려고만 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마음이 천한 데로 쏠려 미치지 못한다. 도道가 왜 이 세상을 밝게 만들지 못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도다. 현명한 자들은 분수를 넘어가기를 잘하고 불초不肖한 자들은 아예 못미치고 만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시고 먹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러나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5장. 도기불행장 (道基不行章)
子曰 道其不行矣夫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 진실로 도道가 행하여지질 않는구나!"
제1장에서 총론이 제시되었고, 제2장~제4장까지 "시중時中 능구能久 지미知味"의 강렬한 주제가 제기되었다. 그런데 "시중 능구 - 지미"가 제기된 맥락은 부정적이다. 다시 말해서 "시중 능구 지미"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인간의 모습에 대한 개탄이다. 제5장은 바로 이러한 개탄을 극적으로 심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제6장부터 반전이 이루어진다. 도가 행하여지고 있지 않은 사태에 대한 탄식이 아니라 도가 어떠한 방식으로 행하여질 수 있는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중국의 위대한 성인들의 모습을 통하여 그 긍정적 가능성의 실상을 논구해나가는 것이다.
이 부정에서의 긍정으로의 대전환의 길목에서 다시 한 번 공자의 깊은 탄식을 삽입시킨 것이 이 대목의 독특한 의미맥락이라고 간주하여, 제5장을 한 장으로서 독립시킨 주희의 편집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찬미할 만하다.
6장. 순기대지장 (舜基大知章)
子曰 舜其大知也與 舜好問而好察邇言 隱惡而揚善.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其斯以爲舜乎.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순임금은 크게 지혜로우신 분이실진저! 순임금께서는 무엇이든지 묻기를 좋아하셨고 비근한 말들을 살피기를 좋아하셨다. 사람들의 추한 면은 덮어주시고 좋은 면을 잘 드러내주시었다. 어느 상황이든지 그 양극단을 모두 고려하시어 그 중中을 백성에게 적용하시었다. 이것이 그 분께서 순舜이 되신 까닭이로다!"
7장. 개왈여지장 (皆曰予知章)
子曰 人皆曰予知 驅而納諸 罟擭陷阱之中 而莫之知辟也. 人皆曰予知 擇乎中庸而不能期月守也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순임금처럼 지혜롭다고 말하는데, 나를 휘몰아 그물이나 덫이나 함정 속으로 빠뜨려도 나는 그것을 피하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가 지혜롭다고 말하는데 나는 중용을 택하여 지키려고 노력해도 불과 만 1개월을 지켜내지 못하는구나!"
8장. 회지위인장 (回之爲人章)
子曰 回之爲人也 擇乎中庸 得一善則拳拳服膺 而弗失之矣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회의 사람됨이란, 항상 중용을 택하되 하나의 선한 일이라도 깨닫게 되면, 그것을 진심으로 고뇌하면서 가슴에 품어 잃는 법이 없었다."
9장. 백인가도장 (白刃可蹈章)
子曰 天下國家可均也 爵祿可辭也 白刃可蹈也 中庸不可能也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천하국가란 평등하게 다스릴 수도 있는 것이다. 높은 벼슬이나 후한 봉록도 거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서슬퍼런 칼날조차 밟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용은 능能하기 어렵다."
10장. 자로문강장 (子路問强章)
子路 問強. 子曰 南方之強與 北方之強與 抑而強與. 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強也 君子居之. 衽金革 死而不厭 北方之強也 而強者居之. 故君子和而不流 強哉矯 中立而不倚 強哉矯. 國有道 不變塞焉 強哉矯 國無道 至死不變 強哉矯 자로子路가 강强에 관하여 공자님께 여쭈었다. 공자께서 대답하시었다: "그대가 묻는 것이 남방의 강强을 가리키는가? 북방의 강强을 가리키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대 자신이 지향하는 강强을 가리키는가? 너그러움과 유순함으로써 가르쳐주고, 무도無道함에 보복하지 않는 것이 남방의 강强이니, 군자가 이에 거한다. 병기와 갑옷을 입고 전투에 임하여 죽더라도 싫어하지 않는 것은 북방의 강强이다. 네가 말하는 강자强子는 결국 여기에 거하겠지. 그러므로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흐르지 않으니, 아~ 그러한 강强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가운데 우뚝 서서 치우침이 없으니, 아~ 그러한 강强함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나라에 도가 있어도 궁색한 시절에 품었던 지조를 변하지 아니 하니, 아~ 그러한 강强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나라에 도가 없어도 평소에 지녔던 절개를 죽음에 이를지언정 변치 아니 하니, 아~ 그러한 강强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로다!"
11장. 색은행괴장 (索隱行怪章)
子曰 素[索]隱行怪 後世有述焉 吾弗爲之矣. 君子遵道而行 半途而廢 吾弗能已矣. 君子依乎中庸 遯世不見知而不悔 唯聖者能之.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숨어있는 편벽한 것들을 들쑤셔내고, 괴이한 행동을 하면, 후세에 조술될 만큼 이름을 날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군자가 길을 따라 가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있는데, 나는 중도에 그만두는 그런 짓은 할 수 없노라. 군자는 중용을 실천함을 의지삼아, 세상에 은둔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아니 한다 할지라도 후회함이 없나니, 이는 오직 성자만이 능할 뿐이로다.
12장. 부부지우장 (夫婦之愚章)
君子之道 費而隱. 夫婦之愚 可以與知焉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知焉. 夫婦之不肖 可以能行焉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能焉. 天地之大也 人猶有所憾 故君子語大 天下莫能載焉 語小 天下莫能破焉. 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 군자의 도는 명백하게 드러나 알기 쉬운 듯하면서도 가물가물 숨겨져 있다. 보통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가히 더불어 군자의 도를 알 수 있는 것이어늘, 그 도의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비록 성인이라 할지라도 또한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 보통 부부의 못남으로도 가히 더불어 군자의 도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이어늘, 그 도의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비록 성인이라 할지라도 또한 실행하지 못하는 바가 있다. 너무도 너무도 거대한 천지의 불확정성에 관하여 평범한 사람들은 유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소 우주의 경지를 통달한 군자가 거대한 것을 말하면 천하가 능히 그것을 싣지 못하며, 극소한 것을 말하면 천하가 능히 그것을 깨지 못한다. 시는 말한다: "솔개는 치솟아 하늘에 다다르고, 잉어는 연못에서 튀어 오른다." 이것은 그 도가 위와 아래에 모두 찬란하게 드러남을 은유한 것이다. 군자의 도는 부부간의 평범한 삶에서 발단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하늘과 땅에 꽉 들어차 빛나는 것이다.
13장. 도불원인장 (道不遠人章)
子曰 道不遠人 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 詩云 伐柯伐柯 其則不遠 執柯以伐柯 睨而視之 猶以爲遠. 故君子以人治人 改而止. 忠恕違道不遠 施諸己而不願 亦勿施於人. 君子之道四 丘未能一焉 所求乎子 以事父未能也 所求乎臣 以事君未能也. 所求乎弟 以事兄未能也 所求乎朋友 先施之未能也. 庸德之行 庸言之謹 有所不足 不敢不勉 有餘不敢盡. 言顧行 行顧言 君子胡不慥慥爾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아니하다. 사람이 도를 실천한다 하면서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그는 결코 도를 실천하지 못할 것이다. 시는 말한다: '도끼자루를 베네. 도끼자루를 테네. 그 벰의 법칙이 멀리 있지 않아.' 도끼가 꽂힌 도끼자루를 잡고 새 도끼자루를 만들려고 할 때에는 자기가 잡고있는 도끼자루를 흘깃 보기만 해도 그 자루 만드는 법칙을 알 수 있는 것이어늘, 오히려 그 법칙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의 도리를 가지고서 사람을 다스릴 뿐이니, 사람이 스스로 깨달아 잘못을 고치기만 하면 더 이상 다스리려고 하지 않는다. 충서는 도로부터 멀리 있지 아니 하다. 자기에게 베풀어보아 원하지 아니 하는 것은 또한 남에게도 베풀지 말지어다. 군자의 도는 넷이 있으나, 나 구丘는 그 중 한 가지도 능하지 못하도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아버지를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도다. 신하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임금을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도다. 아우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형님을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도다. 붕우에게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베풀었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도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항상스러운 범용의 덕을 행하며 항상스러운 범용의 말을 삼가하여야 한다. 이에 부족함이 있으면 감히 힘쓰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요, 이에 여유로움이 있으면 절제하고 조심하여 감히 자고치 아니 하여야 할 것이다. 언은 반드시 행을 돌아보아야 하며, 행은 반드니 언을 돌아보아야 하니, 군자가 어찌 삼가하여 독실하지 아니 할 수 있으리오!"
14장. 불원불우장 (不怨不尤章)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 在上位不陵下 在下位不援上 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上不怨天 下不尤人. 故君子居易以俟命 小人行險以徼幸.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군자는 그 자리에 처하여 그 자리에 합당한 행동에 최선을 다할 뿐, 그 자리를 벗어난 환상적 그 무엇에 욕심내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이적에 처해서는 이적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환난에 처해서는 환난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한다. 군자는 들어가는 곳마다 스스로 얻지 못함이 없다. 윗자리에 있을 때는 아랫사람을 능멸하지 아니 하며, 아랫 자리에 있을 때는 윗사람을 끌어내리지 아니 한다. 오직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할 뿐, 타인에게 나의 삶의 상황의 원인을 구하지 아니 하니 원망이 있을 수 없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치 아니 하며, 아래로는 사람을 허물치 아니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이한 현실에 거하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짓을 감행하면서 요행을 바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유사함이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15장. 행원자이장 (行遠自邇章)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 詩曰 妻子好合 如鼓瑟琴 兄弟旣翕 和樂且耽 宜爾室家 樂爾妻帑. 子曰 父母其順矣乎
16장. 귀신장 (鬼神章)
子曰 鬼神之爲德 其盛矣乎.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使天下之人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詩曰 神之格思 不可度思 矧可射思. 夫微之顯 誠之不可揜 如此夫
17장. 순기대효장 (舜其大孝章)
子曰 舜其大孝也與 德爲聖人 尊爲天子 富有四海之內 宗廟饗之 子孫保之. 故大德必得其位 必得其祿 必得其名 必得其壽. 故天之生物 必因其材而篤焉 故栽者培之 傾者覆之. 詩曰 嘉樂君子 憲憲令德 宜民宜人 受祿于天 保佑命之 自天申之. 故大德者必受命
18장. 문왕무우장 (文王無憂章)
子曰 無憂者 其惟文王乎 以王季爲父 以武王爲子 父作之 子述之. 武王纘太王王季文王之緖 壹戎衣而有天下 身不失天下之顯名. 尊爲天子 富有四海之內 宗廟饗之 子孫保之. 武王末受命 周公 成文武之德 追王大王王季 上祀先公以天子之禮. 斯禮也達乎諸候大夫及士庶人 父爲大夫 子爲士 葬以大夫 祭以士. 父爲士 子爲大夫 葬以士 祭以大夫. 期之喪 達乎大夫 三年之喪 達乎天子. 父母之喪 無貴賤一也
19장. 주공달효장 (周公達孝章)
子曰 武王周公 其達孝矣乎.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春秋修其祖廟 陳其宗器 設其裳衣 薦其時食. 宗廟之禮 所以序昭穆也 序爵 所以辨貴賤也 序事 所以辨賢也. 旅酬下爲上 所以逮賤也 燕毛 所以序齒也. 踐其位 行其禮 奏其樂 敬其所尊 愛其所親 事死如事生 事亡如事存 孝之至也. 郊社之禮 所以事上帝也 宗廟之禮 所以祀乎其先也. 明乎郊社之禮 禘嘗之義 治國 其如示諸掌乎
20장. 애공문정장 (哀公問政章)
哀公問政. 子曰 文武之政 布在方策 其人存則其政擧 其人亡則其政息. 人道敏政 地道敏樹 夫政也者蒲盧也. 故爲政在人 取人以身 修身以道 修道以仁. 仁者人也 親親爲大 義者宜也 尊賢爲大 親親之殺 尊賢之等 禮所生也. 在下位 不獲乎上 民不可得而治矣. 故君子不可以不修身 思修身 不可以不事親. 思事親 不可以不知人 思知人 不可以不知天. 天下之達道五 所以行之者三 曰 君臣也 父子也 夫婦也 昆弟也 朋友之交也. 五者天下之達道也 知仁勇三者 天下之達德也 所以行之者一也. 或生而知之 或學而知之 或困而知之 及其知之 一也. 或安而行之 或利而行之 或勉強而行之 及其成功 一也. 子曰 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 知斯三者 則知所以修身 知所以修身 則知所以治人. 知所以治人 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 凡爲天下國家 有九經 曰 修身也 尊賢也 親親也 敬大臣也. 體群臣也 子庶民也 來百工也 柔遠人也 懷諸候也. 修身則道立 尊賢則不惑 親親則諸父昆弟不怨 敬大臣則不眩 體群臣則士之報禮重 子庶民則百姓勸 來百工則財用足 柔遠人則四方歸之 懷諸侯則天下畏之. 齊明盛服 非禮不動 所以修身也 去讒遠色 賤貨而貴德 所以勸賢也. 尊其位 重其祿 同其好惡 所以勸親親也 官盛任使 所以勸大臣也. 忠信重祿 所以勸士也. 時使薄斂 所以勸百姓也. 日省月試 旣稟稱事 所以勸百工也. 送往迎來 嘉善而矜不能 所以柔遠人也. 繼絶世 擧廢國 治亂持危 朝聘以時 厚往而薄來 所以懷諸侯也. 凡爲天下國家有九經 所以行之者一也. 凡事豫則立 不豫則廢 言前定則不跲 事前定則不困. 行前定則不疚 道前定則不窮. 在下位不獲乎上 民不可得而治矣 獲乎上有道 不信乎朋友 不獲乎上矣. 信乎朋友有道 不順乎親 不信乎朋友矣 順乎親有道 反諸身不誠 不順乎親矣. 誠身有道 不明乎善 不誠乎身矣. 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 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 有弗學 學之弗能弗措也 有弗問 問之弗知弗措也 有弗思 思之弗得弗措也. 有弗辨 辨之弗明弗措也 有弗行 行之弗篤弗措也.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果能此道矣 雖愚必明 雖柔必強.
21장. 자성명장 (自誠明章)
自誠明謂之性 自明誠謂之敎 誠則明矣 明則誠矣. 성誠에서부터 명明으로 구현되어 나아가는 것을 성性이라 일컫고, 명明에서부터 성誠으로 구현되어 나아가는 것을 교라고 일컫는다. 성誠하면 곧 명明해지고, 명明하면 곧 성誠해진다.
22장. 천하지성장 (天下至誠章)
惟天下至誠 爲能盡其性 能盡其性 則能盡人之性 能盡人之性 則能盡物之性. 能盡物之性 則可以贊天地之化育 可以贊天地之化育 則可以與天地參矣.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誠이라야 자기의 타고난 성性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다. 자기의 타고난 성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게 되어야 타인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가 있다. 타인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어야 모든 사물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어야 천지의 화육을 도울 수 있다. 천지의 화육을 도울 수 있어야 비로소 천과 지와 더불어 온전한 일체가 되는 것이다.
23장. 기차치곡장 (其次致曲章)
其次致曲 曲能有誠 誠則形 形則著 著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 唯天下至誠 爲能化 다음으로 힘써야 할 것은 치곡致曲의 문제이다. 그것은 소소한 사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극하게 정성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리하면 소소한 사물마다 모두 성誠이 있게 된다. 성誠이 있게 되면 그 사물의 내면의 바른 이치가 구체적으로 형상화된다. 형상화되면 그것은 외부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드러나게 되면 밝아진다. 밝아지면 움직인다. 움직이면 변變한다. 변하면 화化한다. 오직 천하의 지성至誠이래야 능히 화化할 수 있다.
24장. 지성여신장 (至誠如神章)
至誠之道 可以前知 國家將興 必有禎祥. 國家將亡 必有妖孼 見乎蓍龜 動乎四體. 禍福將至 善必先知之 不善必先知之 故至誠如神 지성의 도를 구현한 사람은 세상 일을 그것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 수가 없다. 국가가 장차 흥하려고 하면 반드시 상서로운 조짐이 나타나며, 국가가 장차 망하려고 하면 반드시 요망스러운 재앙의 싹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길흉의 조짐은 산대점이나 거북점에도 드러나고, 관여된 사람들의 사지 동작에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화나 복이 장차 이르려고 할 때, 지성의 도를 구현한 자는 그 원인이 되는 좋은 것도 반드시 먼저 알며, 좋지 않은 것도 반드시 먼저 알아 계신한다. 그러므로 지성은 하느님과 같다고 할 것이다.
25장. 성자자성장 (誠者自成章)
誠者自成也 而道自道也. 誠者物之終始 不誠 無物 是故君子誠之爲貴. 誠者非自成己而已也 所以成物也. 成己仁也 成物知也 性之德也 合內外之道也 故時措之宜也 성은 스스로 이루어가는 것이요, 도는 스스로 길지워 나가는 것이다. 성은 물의 끝과 시작이다. 성하지 못하면 물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성해질려고 노력하는 것을 삶의 가장 귀한 덕으로 삼는다. 성이라는 것은 인간 스스로 자기를 이룰 뿐 아니라 동시에 반드시 자기 밖의 모든 물을 이루어 줌으로써 구현되는 것이다. 자기를 이룸을 인이라 하고, 나 이외의 사물을 이룸을 지라 한다. 인과 지는 인간의 성이 축적하여 가는 탁월한 덕성이며, 인간존재의 외와 내를 포섭하고 융합하는 도이다. 그러므로 성은 어떠한 상황에 처하여지더라도 반드시 그 사물의 마땅함을 얻는다.
26장. 지성무식장 (至誠無息章)
故至誠 無息. 不息則久 久則徵. 徵則悠遠 悠遠則博厚 博厚則高明. 博厚所以載物也 高明所以覆物也 悠久所以成物也. 博厚配地 高明配天 悠久無疆. 如此者 不見而章 不動而變 無爲而成. 天地之道 可一言而盡也 其爲物不貳 則其生物不測. 天地之道 博也 厚也 高也 明也 悠也 久也. 今夫天 斯昭昭之多 及其無窮也 日月星辰繫焉 萬物覆焉. 今夫地一撮土之多 及其廣厚 載華嶽而不重 振河海而不洩 萬物載焉. 今夫山 一卷石之多 及其廣大 草木生之 禽獸居之 寶藏興焉. 今夫水一勺之多 及其不測 黿鼉蛟龍魚鼈生焉 貨財殖焉. 詩云 維天之命 於穆不已 蓋曰天之所以爲天也. 於乎不顯 文王之德之純 蓋曰文王之所以爲文也 純亦不已 그러므로 지성은 쉼이 없다. 쉼이 없으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징험이 드러난다. 징험이 드러나면 유원하고, 유원하면 박후하고, 박후하면 고명하다. 박후하기 때문에 만물을 실을 수 있고, 고명하기 때문에 만물을 덮을 수 있고, 유구하기 때문에 만물을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박후는 땅과 짝하고, 고명은 하늘과 짝하고, 유구는 시공의 제약성을 받지 아니 한다. 이와 같은 자는 내보이지 않아도 스스로 드러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세계를 변화시키며, 함이 없어도 만물을 성취시켜 준다. 천지의 도는 한마디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니, 그 물됨이 두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즉 그것이 물을 생성함이 무궁하여 다 헤아릴 길 없는 것이다. 아! 천지의 도이시여! 드넓도다! 두텁도다! 드높도다! 밝도다! 아득하도다! 오래도다! 이제 저 하늘을 보라! 가냘픈 한 가닥의 빛줄기가 모인 것 같으나, 그것이 무궁한데 이르러서는 보라! 해와 달과 별들이 장엄하게 수를 놓고 있지 아니하뇨! 만물을 휘덮는도다! 이제 저 땅을 보라! 한 줌의 흙이 모인 것 같으나, 그것이 드넓고 두터운데 이르러서는 보라! 화악을 등에 업고도 무거운 줄을 모르며, 황하와 황해를 가슴에 품었어도 그것이 샐 줄을 모르지 아니하뇨! 만물을 싣는도다! 이제 저 산을 보라! 한 주먹의 돌덩이가 모인 것 같으나, 그것이 드넓고 거대한데 이르러서는 보라! 초목이 생성하고 금수가 생활하며 온갖 아름다운 보석이 반짝이지 아니하뇨! 이제 저 물을 보라! 한 바가지의 물줄기가 모인 것 같으나, 그것이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서는 보라! 자라와 악어와 이무기와 용과 물고기와 거북이가 자라나며 온갖 귀중한 재화가 그 속에서 번식하지 아니하뇨! 시는 말한다: "하느님께서 우리 문왕께 내리시는 명이시여! 아~ 참으로 아름답고 충실하여 영원히 그치지 않는도다!" 이 시구는 하느님께서 만물의 본원이신 하느님되신 까닭을 말한 것이다. "아~ 크게 빛나는도다! 문왕의 덕의 순결함이여!" 이 시구는 문왕께서 문이라는 시호를 얻으신 까닭을 말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천명과 문왕과 대자연의 순결한 성실함이 그침이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27장. 존덕성장 (尊德性章)
大哉 聖人之道 洋洋乎 發育萬物 峻極于天. 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 待其人而後行. 故曰 苟不至德 至道不凝焉. 故君子尊德性而道問學 致廣大而盡精微. 極高明而道中庸 溫故而知新 敦厚以崇禮. 是故 居上不驕 爲下不倍 國有道 其言足以興 國無道 其黙足以容. 詩曰 旣明且哲 以保其身 其此之謂與
28장. 오종주장 (吾從周章)
子曰 愚而好自用 賤而好自專 生乎今之世 反古之道 如此者 烖及其身者也. 非天子 不議禮 不制度 不考文. 今天下 車同軌 書同文 行同倫. 雖有其位 苟無其德 不敢作禮樂焉 雖有其德 苟無其位 亦不敢作禮樂焉. 子曰 吾說夏禮 杞不足徵也 吾學殷禮 有宋存焉 吾學周禮 今用之 吾從周
29장. 왕천하장 (王天下章)
王天下有三重焉 其寡過矣乎. 上焉者 雖善無徵 無徵不信 不信民弗從. 下焉者 雖善不尊 不尊不信 不信民弗從. 故君子之道 本諸身 徵諸庶民 考諸三王而不謬 建諸天地而不悖 質諸鬼神而無疑 百世以俟聖人而不惑. 質諸鬼神而無疑 知天也 百世以俟聖人而不惑 知人也. 是故 君子動而世爲天下道 行而世爲天下法 言而世爲天下則. 遠之則有望 近之則不厭. 詩曰 在彼無惡 在此無射 庶幾夙夜 以永終譽. 君子未有不如此 而蚤有譽於天下者也
30장. 중니조술장 (仲尼祖述章)
仲尼祖述堯舜 憲章文武 上律天時 下襲水土. 辟如天地之無不持載 無不覆幬 辟如四時之錯行 如日月之代明. 萬物竝育而不相害 道竝行而不相悖 小德川流 大德敦化 此天地之所以爲大也
31장. 총명예지장 (聰明譽知章)
唯天下至聖 爲能聰明睿知 足以有臨也 寬裕溫柔 足以有容也. 發強剛毅 足以有執也 齊莊中正 足以有敬也 文理密察 足以有別也. 溥博淵泉 而時出也. 溥博如天 淵泉如淵 見而民莫不敬 言而民莫不信 行而民莫不說. 是以聲名 洋溢乎中國 施及蠻貊 舟車所至 人力所通 天之所覆 地之所載 日月所照 霜露所隊. 凡有血氣者 莫不尊親 故曰配天 오로지 우리의 스승 중니와 같으신 천하의 지극한 성인이라야 능히 총명예지할 수 있어서 족히 임할 수 있으며, 관유온유하여 족히 용할 수 있으며, 발강강의하여 족히 집할 수 있으며, 재장중정하여 족히 경할 수 있으며, 문리밀찰하여 족히 별할 수 있다. 아~ 위대한 중니의 덕성이여! 보박하시고 연천하시니 때에 맞추어 솟아 넘쳐 천하에 펼쳐지는도다! 아~ 보박하심은 저 넓고 드넓은 하늘과 같고, 연천하심은 저 깊고 깊은 샘과도 같아라! 그 드넓고 드깊은 덕성을 살짝 내보이시면 백성들이 공경치 아니 함이 없고, 말로 옮기시면 백성들이 신뢰하지 아니 함이 없고, 행동으로 실천하시면 백성들이 기뻐하지 아니 함이 없어라! 그러하므로 지극한 성인의 명성은 중원의 땅에 양양히 넘칠 뿐 아니라 아직 개명치 못한 주변의 만과 맥의 땅에도 널리 미친다. 배와 수레가 미치는 곳이나 사람들이 걸어서 통하는 곳이나, 아니! 하늘이 덮고 땅이 싣고 해와 달이 비추고 서리와 이슬이 내리는 모든 곳에, 생활하는 혈기가 생동하는 인간이라면 그를 존경하지 아니 하는 자가 없고 그를 친애하지 아니 하는 자가 없다. 그래서 그 분이야말로 하느님과 짝하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32장. 성지천덕장 (聖知天德章)
唯天下至誠 爲能經綸天下之大經 立天下之大本 知天地之化育 夫焉有所倚. 肫肫其仁 淵淵其淵 浩浩其天 苟不固聰明聖知達天德者 其孰能知之 오직 천하의 지성至誠이라야 능히 천하의 대경大經을 경륜經綸할 수 있고, 천하의 대본大本을 세울 수 있고, 천지의 화육化育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성至誠의 도를 실현하는 인물이 자신의 성실함을 도외시하고 무엇을 따로 의지하리오? 우리의 위대한 스승 중니의 지성至誠한 모습이시여! 준준肫肫하시니 인 그 자체로다! 연연淵淵하시니 연 그 자체로다! 호호浩浩하시니 천 그 자체로다! 만일 진실로 총명과 성지를 구비하고 천덕에 통달한 자, 우리의 스승 중니가 아니라면 과연 그 누가 천지의 화육을 알아 소통시킬 수 있겠는가!
33장. 무성무취장 (無聲無臭章)
詩曰 衣錦尙絅 惡其文之著也. 故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 君子之道 淡而不厭 簡而文 溫而理. 知遠之近 知風之自 知微之顯 可與入德矣. 詩云 潛雖伏矣 亦孔之昭 故君子內省不疚 無惡於志. 君子之所不可及者 其唯人之所不見乎. 詩云 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 故君子不動而敬 不言而信. 詩曰 奏假無言 時靡有爭 是故君子不賞而民勸 不怒而民威於鈇鉞. 詩曰 不顯惟德 百辟其刑之 是故君子篤恭而天下平. 詩云 予懷明德 不大聲以色 子曰 聲色之於以化民 末也. 詩云 德輶如毛 毛猶有倫 上天之載 無聲無臭 至矣. 시에 가로되: "화려한 비단옷을 입었네. 그 위에 망사 덧옷을 드리웠네." 이 노래가사는 그 문채가 너무 과도하게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언뜻 보면 어두운 듯하 지만 날이 갈수록 찬연하게 빛나며, 소인의 도는 언뜻 보면 찬란한 듯 하지만 날이 갈수록 빛이 사라진다. 군자의 도는 맛이 담박하지만 싫증나지 않으며, 간결하지만 치열한 질서가 있으며, 온화한 빛이 흐리게 감돌지만 그 내면에 정연한 조리가 있다. 아무리 먼 것도 가까운 데서 시작함을 알고, 아무리 세찬 바람도 이는 곳이 있음을 알고, 아무리 미세한 것이라도 그것이야말로 잘 드러나는 것임을 안다면 나아가 덕을 닦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는 말한다: "물고기 물에 잠겨 깊게 꼭꼭 숨어있네. 그렇지만 물이 맑아 너무도 밝게 잘 보여라!" 이와 같이 내면을 숨길 길이 없으므로 군자는 안으로 살펴보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그 마음의 지향하는 바가 미움 살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범인들이 미치지 못하는 군자의 훌륭한 점은 오로지 타인들이 보지 못하는 그 깊은 내면에 있는 것이로다! 시는 말한다: "그대 방에 홀로 있을 때라도 하느님께 비는 제단 있는 저 구석에서 남이 안 본다고 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말지어다." 그러므로 군자는 움직이어 자기를 뽐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절로 공경하고,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켜도 사람들이 믿음을 준다. 시에 가로되: "연조께 제사음악을 연주하니 하느님께서 내려오시지만, 제사지내는 이와 하느님, 모두 말이 없어라. 제사지내는 모든 사람이 같이 하느님의 감화를 받아 서로 다투는 일 없어라." 그러므로 군자는 백성들에게 구태여 상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은 서로 기뻐하며 권면하고, 군자는 진노를 보이지 않아도 백성들은 망나니의 큰 도끼를 두려워하는 것보다도 더 그의 위세를 존중한다. 시에 가로되: "아아! 크게 빛나는 선왕의 덕이시여! 뭇 제후들이 그 덕을 본받지 않을 수 없나이다!" 그러므로 군자가 공경함을 더욱더욱 돈독히 하면 천하가 평화스럽게 되는 법이다. 시는 말한다: "하느님께서 문왕에게 이르셨도다. 나는 명덕을 가진 자를 사랑하노라. 나는 큰소리치고 얼굴빛에 감정을 노출시키는 그런 자를 귀하게 여기지를 않노라."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소리와 얼굴빛은 백성을 교화시킴에는 말엽적인 것이다." 또 시에 가로되: "덕이란 가볍기가 털과 같가도 진실로 실행키가 어렵다." 그렇지만 "털"이라고 말해도 그것은 실오라기만큼의 무게라도 있어 비교될 수 있지 아니한가? 문왕을 찬양하는 노래에,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라!"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 표현이야말로 더 이상 비교할 바 없이 지극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