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All:read 기업문화 오디세이 1,2,3 신상원 = 1권 = 처음으로 == 1. 기업문화라는 비밀의 문을 발견하기: 기업문화의 정의 == === 비밀의 문을 가로막는 두 개의 늪 === 문화는 ‘있습니다.’ 현존하는 실재라는 말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기업문화를 바라보는 첫 번째 전제입니다. 흥미롭게도 문화라는 말 앞에 ‘기업’이라는 말이 붙으면 태도가 달라집니다. 일반 사회보다 훨씬 두드러진 자기만의 문화를 가진 집단이 바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해서만은 유독 문화를 문화 자체로 다루지 않으려 합니다. 한 집단의 문화를 부수적인 가치관의 문제, 경영자의 철학의 문제, 시스템의 문제, HR Human Resources, 인사 관리, 인적 자원 관리의 문제, 심지어 사회공헌 사업 등으로 취급합니다. 이렇듯 기업문화의 실재를 부정하고 전혀 다른 것으로 바꾸어 이해함으로써 기업문화 자체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느 정도 기업문화의 실재를 인정하고 있는 태도가 있습니다. 기업문화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이를 전략에 활용하려 하지요. 그러나 각 기업의 ‘고유한 문화’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실 일부러 인정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어떤 문화가 전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할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른바 선진 기업의 것이라면 일단 옳다고 보고 도입하려 합니다. 전자의 태도를 기업문화에 대한 환원론, 후자의 태도를 독단론이라 부르겠습니다. === 환원의 늪을 건너 === 환원론은 말 그대로 기업문화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고 기업문화를 다른 어떤 것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기업문화를 익숙한 다른 개념으로 일단 정의내리고, 그 정의 안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립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기업문화의 고전적 정의가 대표적입니다. *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이 인정하며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 및 목표 체계 * 기업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구성원들의 공유된 가치관 경영진은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가치관을 갖도록 해야 할까요? 여기에서 일단 전략적 맹점이 생깁니다. 주로 경영자의 개인적인 도덕관이나 사회 일반의 윤리적 원칙을 가치관으로 설정하고 이를 교육하곤 합니다. 즉, 기업의 전략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보편적인 가치관 ― 예컨대 근면, 성실, 충성, 봉사, 존중 등을 기업의 문화로 ‘오해’하고, 그럼으로써 기업문화의 전략적 활용은 소원해지는 것이죠. 많이 양보해서 가치관이 의식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더라도, 오히려 가치관이 기업의 전략과 충돌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물론 가치관은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문화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한 집단의 특정한 가치관은 오히려 기업문화의 결과물이지 기업문화 자체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기업문화’의 관점입니다. 즉, 가치관은 특정한 문화의 영향 아래에서 형성되는 것이고, 역으로 문화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어떤 힘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아야만 기업문화가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문화를 조직의 사기, 분위기, 옷 입는 방법, 호칭 문화, 회의 문화 캠페인 등으로 취급하는 것도 부분을 전체로, 결과를 원인으로 환원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문화를 HR 정책의 일부로 보는 것 역시 그러합니다. HR은 기업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HR이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HR 제도를 도입해도 사람들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행동이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상하게 바뀐 경우이죠. 또는 도입한 HR 제도 자체가 이상하게 변형되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한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기업문화에 의해 오히려 제도가 변형된 것이죠. HR 제도로 기업문화를 환원하여 취급하였기 때문에 생긴 오류입니다. 우리가 얘기하는 ‘기업문화’의 관점에서는 기업문화에 따라 HR 제도가 달라지는 것이지 HR 자체가 기업문화는 아닌 것입니다. 정리해봅시다. 기업문화를 별도의 실재로 인정하지 않는 한 부분은 다룰 수 있으나 전체는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부분 부분들이 전체와의 일관성을 갖지 못하게 되므로, 이는 경영전략과의 부조화를 낳습니다. 사실 환원론의 가장 큰 문제는, 문화를 다루는 방법론이 아닌 다른 이론 ― 조직론, 6시그마, 경영이념론 등으로 기업문화를 다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기업문화적인 현상’은 다룰 수 있으나, 그 현상의 원인은 치료할 수 없게 되는 거죠. === 독단의 늪을 지나 === 기업문화를 바라볼 때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관점은 ‘독단론’입니다. 종교를 예로 들어 얘기하자면, 어느 특정 종교의 신념만이 옳다고 보는 시각과 같습니다. GE는 세계 최고의 기업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GE의 제도를 유한킴벌리에 적용할 때 그 제도가 성공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잘 나가고 큰 글로벌’ 기업의 제도를 무조건 도입하는 경우를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이 같은 부작용은 아마도 많이들 경험했을 겁니다. 특히나 선진 인사 시스템이나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한 다음에 오히려 기존에는 없었던, 예컨대 관료제같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낳는 경우를 봤을 것입니다. 또한 반대편 극단에서, ‘우리에겐 우리만의 고유한 기업문화가 있어. 그러니까 다른 제도는 우리에게 맞지 않아’라는 태도가 있습니다. 이 역시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시아적 가치에 의한 경영’이라는 것을 도그마처럼 주장하다가 기업의 구조 개선에 실패하고 1990년대 금융 위기 당시 몰락한 아시아의 여러 기업들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선진 기업의 것이므로 무조건 옳다’는 태도와 ‘우리 것 말고는 무조건 옳지 않다’는 태도. 둘 다 ‘독단론’에 해당하므로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되풀이해서 말하겠지만 기업문화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적합하거나 적합하지 않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에게는 어떤 기업문화가 적합한가’를 볼 수 있는 전략적인 눈을 가지는 것입니다. 기업문화의 정의 역시 그런 전략적 활용을 가능하게 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문화를 형성하는 주요한 기준에 따라 기업문화를 몇 개의 특정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 유형을 고려할 때 이러한 독단론을 극복하면서 기업문화를 경영에 활용할 수 있음을 살펴볼 것입니다. === 올라가기 위해 치워버려야 할 사다리 === 우리는 앞에서 1. 환원론의 극복을 얘기하며, ‘기업문화는 실재하는 것, 그러므로 부분이 아닌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정의가 필요함’을 결론내렸고, 2. 독단론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살피며, ‘문화는 상대적인 것, 그러므로 기업문화의 전략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정의가 필요함’을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일관되게 지켜온 논지는 ‘경영에 도움이 되느냐’, 즉 ‘쓸모가 있고 없고’의 관점이라는 것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요컨대 우리가 기업문화를 정의내리고자 함은 그것을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함에 있지 기업문화의 학문적 정의를 탐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다시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1. 환원론을 극복하여 ‘기업문화는 전체로서 실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기업문화의 힘’에 주목해야 합니다. 2. 독단론을 극복하여 기업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한다면, ‘경영전략과의 정합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 저는 기업문화를 ‘기업의 무의식’이라고 정의내립니다. === 기업문화는 기업의 무의식 === 기업의 무의식으로서 기업문화는 무의식처럼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습니다.   *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그 기업의 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에 따라 행동합니다. * 그러나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의식이 언제나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 것과 같이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문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 기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업이라는 한 집단 안에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게 해줍니다. 의식 차원에서의 기억이 망각되어야(무의식으로 저장이 되어야) 한 개인이 살아갈 수 있듯이 말이죠. *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무의식에서 정신분열의 기원이 되는 유년기의 정신적 외상(예컨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이 잠재되어 있는 것과 같이 기업문화도 특정한 문화가 형성된 기원이 있습니다. 레비스트로스는 한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숨겨진 질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구조structure’라고 불렀으며 ‘사회의 무의식’이라고도 하였습니다. === 기업을 이루는 의식과 무의식 === {{attachment:moinrpc-clipboard-image-GKYbva.png}} 일반 문화에서의 Exchange를 ‘언어’, ‘여성남성’, ‘재물’의 삼중 교환체계로 보는 것이 구조주의의 프로그램이라면, 기업문화를 다루는 방법론에서는 경영상의 모든 활동을 ‘언어’, ‘사람’, ‘재화’의 교환체계로 볼 수 있습니다. * 언어의 교환에는 기업의 모든 말과 담론, CI 등의 상징, 문서 체계, PT, 회의 등등이 해당할 것이고, * 사람의 교환에는 채용, 평가, 이동, 퇴직, 조직도 등이 해당합니다. * 화폐의 교환은 재무제표상의 모든 활동입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이 교환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면, 기업에서의 Exchange 활동을 우리는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줄여서 ‘경영활동’이라고 합시다. === 비밀의 문을 여는 네 개의 열쇠 === 첫 번째 열쇠: 기업문화의 유형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 : 경영전략에 적합한 기업문화 찾기 * 기업문화의 유형을 분류하는 세 가지 기준은 사회적 응집력, 경영의 체계성, 교류의 정도이다. * 이 세 가지 기준으로부터 여덟 가지 기업문화 유형이 구분된다. * 여덟 가지 유형 속에서 기업문화는 진화 과정을 거치며 진화 과정에 따라 적합한 경영전략을 세운다. 두 번째 열쇠: 기업문화의 구조(1) ― 문화적 유전자 무의식의 힘 : 기업문화는 어떻게 형성되며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해답 * 문화의 숨겨진 기원인 신화로부터 존재의 이유는 비롯된다. * 무의식이 형성되는 것과 같이 동일시로 집단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 정체성의 재생산은 의례가 담당한다. * 재생산 및 진화 과정에서 문화 코드 혹은 내재가치가 형성된다. 세 번째 열쇠: 기업문화의 구조(2) ― 기능 구조 무의식의 역학 관계 : 사회 혹은 집단을 구성하는 기능들이 기업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해답 * 무의식이 이드id(충동),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구성되어 각 기능을 하는 것과 같이, 문화에는 그 문화를 구성하는 ‘기능 구조’가 있다. * 자본주의 문화의 삼분할 기능 구조를 통해 기업의 하위 집단을 본다. * 기능 구조와 사회적 응집력의 관계 네 번째 열쇠: 기업문화의 변화 무의식의 정신분석 치료 : 기업문화가 변화되는 단계, 그에 따르는 저항을 처리하는 방법 * 모든 사람의 변화에는 ‘논리적 시간’이 따른다. * 변화하는 과정에서 심리상 다섯 단계를 거친다. * 변화하는 데 세 가지 저항이 발생하며 이를 해결한다. === 차례차례 열리는 비밀의 문 === 이 책에서는 첫 번째 열쇠이자 가장 중요한 열쇠를 돌려볼까 합니다. 이 문이 열리지 않으면 다른 모든 문도 열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업문화의 유형’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건강한 삶이 가능하듯, 경영전략에 맞는 기업문화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열쇠는 기업문화 자체를 해부하는 도구입니다. 《기업문화 오디세이 2》에서 이를 다룰 것입니다. 네 번째 열쇠는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열쇠입니다. 《기업문화 오디세이 3》에서 기업문화의 변화 방법론과 함께 다양한 변화 사례를 다룰 것입니다. === 네 개의 열쇠는 하나의 열쇠 === 네 개의 열쇠를 써서 기업문화라는 비밀의 문을 열게 되면 그 열쇠는 하나가 됩니다. 기업문화의 유형을 볼 때 기업의 신화와 유전자를 같이 보지 않을 수가 없고, 또한 기업의 기능 구조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그로부터 변화의 방법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나중에 우리는 하나의 열쇠 안에 다른 열쇠들이 같이 들어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 2. 전략에 적합한 기업문화 찾기: 기업문화의 유형론 == === 사람은 체질, 기업은 유형 === 혹시 한의학 중에 사상의학四象醫學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는지요? 이처럼 사람의 체질을 나눌 수 있듯이 기업문화도 특정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체질을 알면 그에 적합한 생활 방식을 찾을 수 있듯이, 기업문화의 유형을 알면 그 기업에 적합한 발전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역으로, 기업의 목표, 더 큰 의미에서 기업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현재 기업의 문화적 체질이 그에 적합한지 아닌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기업 유형을 나누는 세 가지 기준 === 우선, 기업문화의 유형을 분류하는 기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문화의 첫 번째 열쇠는 세 개의 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1)사회적 응집력 2)교류의 정도 3)경영의 체계성입니다. 이 세 개의 축에 따라 기업문화의 유형을 분류하면 옆의 그림과 같습니다. {{attachment:moinrpc-clipboard-image-ZZRjcc.png}} ==== 1)사회적 응집력 ==== 사람들을 ‘모아서’ 생존하게 해주는 힘입니다. 바로 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이죠. ... 다른 말로는 구심력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안으로 모이려는 성질이 강하면 구심력이 강한 것이고, 밖으로 나가려는 힘이 강하면 원심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소명을 강하게 공유하는 기업은 사회적 응집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명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을 반복하면서 특정한 행동의 패턴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를 문화 코드culture code 혹은 내재가치inner value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으면 사회적 응집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는 점만 짚고서 넘어가도록 합시다. 응집력이 강한 조직에서 사람들은 기업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저 회사는 자기들만의 문화가 강해’라는 얘기를 가끔 하곤 하죠? 그렇습니다. 응집력이 강한 조직은 기업문화가 강하게 작용하고, 그 기업문화가 구심점을 형성합니다. 구심력의 핵심에 신화와 소명이 자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소속감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조직 자체의 존속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직률도 낮기 마련입니다. 본인이 속한 문화에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그에 젖어있기 때문에 쉽게 이직을 하지 않습니다. 기업문화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므로 사람들은 특정한 무의식의 보이지 않는 힘에 따라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입니다. ‘척 보면 우리 회사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으며 다른 회사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에도 쉽게 구분이 갑니다. 이와 달리 응집력이 약한 조직은 구심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응집력이 약한 조직은 ‘기업문화의 영향이 약하다’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조직이 추구하는 어떤 문화적인 요소들, 즉 신화로부터 비롯된 소명 등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으로 모이려는 성질이 약한’ 사람들을 기업이라는 한 집단 안에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나 규칙, 제도에 의존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소속감도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지금의 회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회사로 쉽게 이직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회사는 개인의 이익을 충족시키면서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이를 이용하는 정책을 써야겠죠. 요컨대 사람들이 문화에 의해 구심력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같은 행동 패턴을 만들기 위해 많은 제도와 법규가 있어야 하며, 고도의 시스템이 발달하게 됩니다. 규약과 시스템이 있어야만 사람들을 ‘묶어놓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응집력이 강한 조직은 ‘이심전심’으로 움직이는 데 반해 응집력이 약한 조직은 법규에 따라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죠? 그렇습니다. 응집력이 강하다고 무조건 좋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물론 응집력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소속감은 기업의 큰 자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략적 상황에 따라 때로는 응집력이 큰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문화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예전의 행동 방식으로만 움직이려 할 때에는 강한 응집력이 오히려 장애가 되겠죠. M&A에 따르는 부작용도 심할 것이고요. 한 예가 더 있는데요, 그 문화의 사람들이 창업신화로부터 비롯된 어떤 소명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조직의 생존 자체만을 목적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경우입니다. 이는 기업문화 유형 좌표에서 왼쪽의 네 가지 유형 중 ‘학자형 회사’에 해당 하는 것인데요, 관료주의에 빠질 위험도 큽니다. 흔히들 ‘철밥통’에 비유하지요. ==== 2)교류의 정도 ==== 모든 집단은 외부와의 교류를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내부에서 서로 교류하지 않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기업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시장과의 정보 교류, 내부에서의 의사소통 없이 사업을 할 수 있을까요? 말도 안 되죠. 이처럼 기업이 존재하는 필수 요건인 교류의 정도가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업문화의 유형을 나눌 수 있습니다. 교류의 정도를 다른 말로 개방성의 정도로 이해해도 좋겠습니다. 교류의 정도에 따라 ‘개방적인 조직이냐, 폐쇄적인 조직이냐’로 나눌 수 있는 것이죠. 교류가 잘 이루어지는 조직, 즉 개방적인 조직은 외부의 환경 변화에 대한 정보가 내부로 쉽게 들어옵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는지에 대해 민감하며, 그 반응에 따라 스스로를 변화시켜나갑니다. 내부에서의 정보 교류도 원활합니다. 부서간 벽이 낮으며, 문화건 시스템이건 공동의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장치가 있습니다. 이와 달리 교류의 정도가 약한 조직, 즉 폐쇄적인 조직은 ‘진리는 내부에 있다’는 생각의 패턴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 시장의 환경 변화보다는 기존의 기술, 노하우, 명령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외부의 정보가 원활하게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와도 이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지도 않는 첨단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고선, 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하는 경우가 전형적으로 이에 해당합니다. 내부에서도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부서간 벽이 높고 의사 결정 체계가 주로 수직적입니다. 위만 보고, 옆을 보지 못하니 교류의 속도와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 3)경영의 체계성 ==== 한 집단 내에는 늘 어떤 사건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건 내부에서 교류하면서 발생하건 간에, 사건에는 항상 그에 대한 대응이 따를 것입니다. == 3. 경영전략에 기업문화 활용하기 ==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0 | Location 147-151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0:26 AM 이 이야기는 ‘기업의 인류학’이라는 이론을 창시한 마크 르바이, 알랭 시몽의 저서 《기업의 인류학을 위하여Pour une anthropologie de l'entreprise》와 그들이 창업한 회사 ACG의 성과에 많은 부분 기초하고 있습니다. 마크 르바이가 얘기하길 ‘아시아의 유일한 제자’로서 저는, 그래서 이 이야기를 〈‘기업의 인류학’에 관한 친절한 강의〉라 이름 붙였습니다. 특히 프랑스와는 다른 한국의 지적 전통에서 구조주의 인류학이라는 방법론은 상당히 ‘불친절한’ 내용임을 부인할 수는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0 | Location 147-151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0:29 AM 이 이야기는 ‘기업의 인류학’이라는 이론을 창시한 마크 르바이, 알랭 시몽의 저서 《기업의 인류학을 위하여Pour une anthropologie de l'entreprise》와 그들이 창업한 회사 ACG의 성과에 많은 부분 기초하고 있습니다. 마크 르바이가 얘기하길 ‘아시아의 유일한 제자’로서 저는, 그래서 이 이야기를 〈‘기업의 인류학’에 관한 친절한 강의〉라 이름 붙였습니다. 특히 프랑스와는 다른 한국의 지적 전통에서 구조주의 인류학이라는 방법론은 상당히 ‘불친절한’ 내용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니까요.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1 | Location 162-171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1:21 AM 아모레퍼시픽전 태평양은 1990년대에 이미 기업문화를 통한 내부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1980년대 다각화를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몸이 비대해진 태평양 ‘그룹’은 1990년대 초에 뚜렷한 ‘문화적 병증’을 보였고 결국 총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서경배 회장은 ‘병증’의 원인을 기업문화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사라진 신화시대를 복원하고, 잃어버린 소명을 되찾는 작업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현하였습니다. ‘아름다움과 건강을 통한 인류의 행복 실현’이라는 원래의 소명에 부합하는 사업 말고는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내재된 유전자를 담는 그릇으로서 경영이념을 정립하였고,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다한다는 선언인 ‘무한책임주의’를 통해 이를 실제로 구현하였죠. 자기 자신을 잃었던 사람들은 자아를 찾았습니다. 가장 적합한 기업문화로 변환하자 집단의 구성원들은 자기 안에 잠자고 있던 힘을 분출시켰습니다. 잃어버렸던 존재의 이유를 다시 찾은 그들의 힘이란 정말이지 대단했죠.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4 | Location 202-206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2:07 AM 〈매트릭스 The Matrix〉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아직 못 보셨다면, 이 책장을 더 넘기지 않아도 좋으니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문화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이 여행의 좋은 동반자로 삼고자 합니다. 3부작인 〈매트릭스〉 시리즈 안에 기업문화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영화의 ‘매트릭스’는 (우리가 앞으로 이야기하려는 의미에서의 바로 그) 문화의 정확한 은유이기 때문입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5 | Location 216-224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2:41 AM 그런데 왜 매트릭스가 필요했던 걸까요? 그냥 필요한 영양분만 공급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매트릭스를 만들어 모든 인간들이 가상현실 안에서 살게 했던 것일까요? 인류학적 전제에 따르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집단을 이루어야만 살 수 있고 그 집단 안에서 사회적 교류를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교류의 모든 양상을 어떻게 이루어지게 하느냐’가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 해답이 바로 매트릭스였습니다. 매트릭스의 법칙에 따라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죠. 매트릭스가 바뀌면 사람들도 바뀝니다. 먹고 입고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방식이 바뀝니다. 매트릭스를 문화의 은유라고 본다면, 문화에 따라 사람들의 모든 생존 방식이 결정된다, 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인간은 ‘문화를 살아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집단으로서의 인간은 문화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역으로, 인간이 있는 모든 곳에는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존해야 할 테니까요.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6 | Location 233-240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3:14 AM 매트릭스는 암호화된 디지털 코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코드를 보지 못하죠. 그런데 매트릭스 ‘밖’에서는 매트릭스의 코드를 모니터로 볼 수 있습니다. 모피어스나 트리니티 같은 주인공들은 모니터를 통해 펼쳐지는 코드들을 보고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읽어냅니다. 기업문화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입니다. 매트릭스 ‘밖’으로 나가야 매트릭스의 암호를 읽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자신이 속한 기업 바깥의 객관적 시선을 유지해야만 기업문화의 비밀을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객체화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기업 안에 있어도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이, 경영이 왜 이렇게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보이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6 | Location 233-246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4:17 AM 매트릭스는 암호화된 디지털 코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코드를 보지 못하죠. 그런데 매트릭스 ‘밖’에서는 매트릭스의 코드를 모니터로 볼 수 있습니다. 모피어스나 트리니티 같은 주인공들은 모니터를 통해 펼쳐지는 코드들을 보고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읽어냅니다. 기업문화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입니다. 매트릭스 ‘밖’으로 나가야 매트릭스의 암호를 읽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자신이 속한 기업 바깥의 객관적 시선을 유지해야만 기업문화의 비밀을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객체화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기업 안에 있어도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이, 경영이 왜 이렇게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보이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주인공 네오가 매트릭스 안에서도 매트릭스를 코드로 읽을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주인공 네오는 매트릭스를 바꾸는 일에 뛰어들게 됩니다. 보았으니까 바꾸려는 것이죠. 매트릭스가 돌아가는 원리들이 고스란히 보이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만 하는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우리의 작업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네오와 같은 메시아가 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것이 여러분의 소명임을 깨달아야만, 그제야 비밀의 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네오가 메시아로서 자신의 소명에 눈을 뜬 그 순간, 매트릭스의 모든 코드를 볼 수 있었듯이.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2 | Location 327-331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17:03 AM 물론 가치관은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문화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한 집단의 특정한 가치관은 오히려 기업문화의 결과물이지 기업문화 자체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기업문화’의 관점입니다. 즉, 가치관은 특정한 문화의 영향 아래에서 형성되는 것이고, 역으로 문화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어떤 힘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아야만 기업문화가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5 | Location 373-375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1:34 AM 기업문화를 바라볼 때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관점은 ‘독단론’입니다. 종교를 예로 들어 얘기하자면, 어느 특정 종교의 신념만이 옳다고 보는 시각과 같습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6 | Location 387-392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2:23 AM ‘선진 기업의 것이므로 무조건 옳다’는 태도와 ‘우리 것 말고는 무조건 옳지 않다’는 태도. 둘 다 ‘독단론’에 해당하므로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되풀이해서 말하겠지만 기업문화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적합하거나 적합하지 않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백만 개의 기업이 백만 개의 고유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에게는 어떤 기업문화가 적합한가’를 볼 수 있는 전략적인 눈을 가지는 것입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8 | Location 417-422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3:14 AM 때문에 우리는 다시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1) 환원론을 극복하여 ‘기업문화는 전체로서 실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기업문화의 힘’에 주목해야 합니다. 2) 독단론을 극복하여 기업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한다면, ‘경영전략과의 정합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 저는 기업문화를 ‘기업의 무의식’이라고 정의내립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9 | Location 432-436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3:37 AM 프로이트가 ‘발견’4한 개념으로서의 무의식을 떠올려주시기 바랍니다.   1) 환원론의 극복 → 전체로서 정의 ⇢ 기업문화의 힘에 주목할 때, 무의식이 의식에 미치는 힘과 같은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2) 독단론의 극복 → 상대성의 인정 ⇢ 경영전략과의 정합성에 주목할 때, 무의식이 의식적 생활과 부조화하면 치료가 필요함을 볼 수 있습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33 | Location 496-505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7:32 AM 마치 바다 밑에 숨겨진 빙산의 거대한 부분처럼, 무의식은 우리의 정신 깊숙한 어떤 곳에서 의식적 활동을 지배한다는 것을 비유하여 나타낸 그림입니다.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바로 인간의 의식적 활동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은 바로 ‘교환활동Exchange’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의문이 하나 생기죠? “기업문화를 기업의 무의식으로 하자고 한 것까진 이해가 되고 동의도 하는데, 아니 왜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교환활동인가?”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교환교류, 상호작용 등 활동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7 자연의 다른 모든 존재와는 달리 인간은 집단을 만들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 안에서는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라는 것은 교환관계에 의해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33 | Location 496-509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7:36 AM 마치 바다 밑에 숨겨진 빙산의 거대한 부분처럼, 무의식은 우리의 정신 깊숙한 어떤 곳에서 의식적 활동을 지배한다는 것을 비유하여 나타낸 그림입니다.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바로 인간의 의식적 활동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은 바로 ‘교환활동Exchange’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의문이 하나 생기죠? “기업문화를 기업의 무의식으로 하자고 한 것까진 이해가 되고 동의도 하는데, 아니 왜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교환활동인가?”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교환교류, 상호작용 등 활동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7 자연의 다른 모든 존재와는 달리 인간은 집단을 만들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 안에서는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라는 것은 교환관계에 의해 성립됩니다. 서로 교류하지 않는 사회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이를 문화의 재생산 관점에서 다시 보도록 합시다. 문화는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교환, 교류, 또는 상호작용입니다. 사실 우리말로 딱 들어맞는 말이 없기에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33 | Location 496-506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27:46 AM 마치 바다 밑에 숨겨진 빙산의 거대한 부분처럼, 무의식은 우리의 정신 깊숙한 어떤 곳에서 의식적 활동을 지배한다는 것을 비유하여 나타낸 그림입니다.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바로 인간의 의식적 활동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은 바로 ‘교환활동Exchange’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의문이 하나 생기죠? “기업문화를 기업의 무의식으로 하자고 한 것까진 이해가 되고 동의도 하는데, 아니 왜 경영상의 모든 활동이 교환활동인가?”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교환교류, 상호작용 등 활동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7 자연의 다른 모든 존재와는 달리 인간은 집단을 만들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 안에서는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라는 것은 교환관계에 의해 성립됩니다. 서로 교류하지 않는 사회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Bookmark on page 34 | Location 519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33:16 AM ========== 기업문화 오디세이 1 (신상원) - Your Bookmark on page 36 | Location 538 | Added on Wednesday, January 29, 2020 10:33:58 AM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14 | Location 207-216 | Added on Friday, January 31, 2020 10:29:49 AM 때문이죠. 기계는 왜 매트릭스 속에서 인간을 길러야 했던 걸까요? 그냥 먹이만 주면 될 것을 굳이 매트릭스라는 가상 세계에 살게 했냐 그 말이죠.   매트릭스에서 깨어나는 네오   스미스 요원과 아키텍트Arichitect(매트릭스의 설계자)가 말했듯이 매트릭스가 없으면 ‘인간은 생존하지 못하더라’는 거죠. 지구상의 다른 모든 생명체와 달리, 인간은 집단을 이루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집단 안에서는 서로 교류/교환/상호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겠죠. 백 개의 머리를 가진 메두사처럼 혼란스럽기 마련인 교환관계를 질서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문화입니다. 매트릭스가 그 기능을 담당했던 것이죠. 그러므로 매트릭스 안의 모든 사람들은 그에 따라 행동해야만 합니다. 기업이라는 특정한 집단 역시 매트릭스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22 | Location 325-330 | Added on Friday, January 31, 2020 12:53:03 PM 그런데 신화학자나 인류학자들이 전 세계에 널려 있는 수많은 신화를 살펴보니까, 그 전부가 ‘존재하는 것들의 기원’을 얘기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을 둘러싼 자연환경과 사회 환경의 모든 것을 ‘납득 가능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신화를 만들어서 스스로에게 납득 가능한 우주의 질서를 부여하고 있던 거죠. 그러려면 기원을 알아야겠죠. 궁금하잖아요! 왜 바람이 부는지, 왜 사람은 죽는지, 왜 나는 엄마와 자면 안 되는지……. 그러니 신화는 모든 사물의 기원을 얘기하게 된 겁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0 | Location 907-911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0:38 AM 유명한 우화 하나가 문득 떠오릅니다. 구름과 해가 어느 날 내기를 합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벗기느냐, 하는 내기였죠. 결과는 모두 잘 아시죠? 결국 해가 나그네의 외투를 벗깁니다. 아니, 제 말은 틀렸습니다. 해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게 아니라, 나그네가 스스로 외투를 벗은 거죠. 해는 다만 나그네가 행동을 취할 조건을 만들어주었을 뿐입니다. 그에 반해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고 했죠. 맘 같아선 외투를 찢어버리고 싶었을 겁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0 | Location 911-915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0:43 AM 신화는 마치 나그네의 속살처럼 사람들의 깊숙한 곳에 잠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옷을 벗기려고 할수록 신화는 스스로를 숨깁니다. 분석하겠다고 달려들면 달려들수록 더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죠. 레비스트로스가 얘기했듯이 신화는 무의식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자가 대담자의 무의식 속으로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다가가는 것과 같은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0 | Location 915-925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0:50 AM 정신분석학자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설명보다는 꿈, 농담, 말실수 등에서 무의식이 잠깐씩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24 우리의 작업도 이와 같습니다. 신화는 무의식의 영역이 자신을 드러내는 스크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과학적인 사고가 작동하는 경영의 영역에 대한 분석은 논리적인 설명과 공식적인 문서, 프로세스 등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러나 신화는 구전口傳을 전제로 합니다. 텍스트로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믿고 전파하는 이야기입니다. 신화는 ‘목소리가 되어 나오자마자 바로 사라지는 이야기’, ‘스스로를 보이면서 숨기는 이야기’25므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같은 그 순간을 그대로 잡아내는 것을 ‘신화의 채집’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화적 사고가 작동하는 기업문화의 영역은 무심코 튀어나오는 말이나 농담, 툭 터놓고 말하길 꺼려하는 얘기, 나와 동료들의 실제 이야기, 비하인드 스토리, 비속어나 풍문26 등 구술되는 모든 것이 분석의 재료가 됩니다. 준비하고 하는 말보다는 오히려 무심코 튀어 나오는 말이 무의식에 가깝습니다.27 물론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0 | Location 915-925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0:53 AM 정신분석학자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설명보다는 꿈, 농담, 말실수 등에서 무의식이 잠깐씩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24 우리의 작업도 이와 같습니다. 신화는 무의식의 영역이 자신을 드러내는 스크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과학적인 사고가 작동하는 경영의 영역에 대한 분석은 논리적인 설명과 공식적인 문서, 프로세스 등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러나 신화는 구전口傳을 전제로 합니다. 텍스트로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믿고 전파하는 이야기입니다. 신화는 ‘목소리가 되어 나오자마자 바로 사라지는 이야기’, ‘스스로를 보이면서 숨기는 이야기’25므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같은 그 순간을 그대로 잡아내는 것을 ‘신화의 채집’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화적 사고가 작동하는 기업문화의 영역은 무심코 튀어나오는 말이나 농담, 툭 터놓고 말하길 꺼려하는 얘기, 나와 동료들의 실제 이야기, 비하인드 스토리, 비속어나 풍문26 등 구술되는 모든 것이 분석의 재료가 됩니다. 준비하고 하는 말보다는 오히려 무심코 튀어 나오는 말이 무의식에 가깝습니다.27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1 | Location 934-942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6:44 AM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람의 질문’이 아닌 ‘해의 질문’입니다. 어쩌면 “당신과 당신 회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게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분석학자가 “어젯밤에 꾼 꿈 얘기를 들려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인사조직론의 설문처럼 질문의 범위를 쪼개고 쪼갤수록 신화는 외투를 껴입습니다. 신체검사 문진표보다는 미술치료를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치료사가 “여기 도화지에 아무 그림이나 그려보세요”라고는 하지 않죠. 나무 그림, 사람 그림, 어항 속의 물고기 그림처럼 어느 정도 구체적인 대상을 지정해줍니다. 이처럼 우리의 질문도 적절한 범위는 정해야 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인터뷰 대상자가 자신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죠. 예컨대 이런 질문들입니다. 1)어떻게 입사하셨고,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2)당신 회사의 얘기를 들려주세요. 3)그 이야기는 어떻게 아시게 된 건가요? 4)회사의 10년 후를 그려주세요.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2 | Location 944-952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7:00 AM “어떻게 입사하셨고,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개인의 스토리에서 출발해 회사의 스토리의 구조나 형태를 알고자 함. 그리고 회사의 스토리 안에 개인을 포함하고 있는지의 여부, 즉 동일시identification에 대한 양상도 유추할 수 있음. “당신 회사의 얘기를 들려주세요.” 회사의 기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어떤 역사 과정을 인식하고 있는지를 기본적으로 볼 수 있음. “그 이야기는 어떻게 아시게 된 건가요?” 신화는 구전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이므로, 이 질문을 통해 구전이 되고 있는지, 있다면 어떤 집단의 어떤 사람들을 통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음. “회사의 10년 후를 그려주세요.” 신화적 사고는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이 모두 중첩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미래에 대한 질문을 통해 기원에 대한 인식과 현재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회사 비전 등을 알 수 있음. ========== 기업문화 오디세이 2 (신상원) - Your Highlight on page 63 | Location 953-969 | Added on Sunday, February 2, 2020 9:57:31 AM 대담자가 깊은 얘기를 더 많이 풀어낼 수 있도록 도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이 질문들은 또 다른 질문들을 낳을 수 있습니다.   “회사(혹은 당신의 조직)가 왜,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즉, 창업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보다 구체적으로 기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알 수 있고, 소명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단서를 얻을 수 있음. “다른 사람(타회사, 고객, 가족 등)을 만나면 회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기원에 대한 인식이 외부를 향하고 있는지, 내부에 머물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음. 응집력이 폐쇄적으로 형성되어 있는지, 개방적으로 형성되어 있는지를 또한 알 수 있음. “입사 당시엔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요?” “지금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겐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지요?” 신화가 구전을 통해 재생산이 되고 있는지, 재생산되는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이야기가 변형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음. “그 역사 속에서 극적인 사건이나 인물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신화의 주인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음. 특히 그 주인공에게 어떠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지 볼 수 있음. “어떤 점들이 당신이 이 회사 사람임을 확인시켜주나요?” 개인의 정체성에 신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음. “어떤 사람들이 회사에서 좋은 평판을 받나요? (혹은 욕을 먹나요?)” “회사 내에서 (암묵적으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 같은 게 있나요?” 문화 코드, 금기와 의무 체계와 그 형성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음. ========== ---- Category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