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아까 한 6시쯤 ㅇㅇ님과 같이 페어 AI 증강 코딩을 하고 난 후, 문득 '라이프 코치의 관점에서 본 바이브 코딩 팁'을 주제로 한 2회차 정도 포스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간 100여명을 코칭/멘토링해왔는데, 그 숙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니 바이브 코딩에 도움이 될만한 점이 있더라"라고 시작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까 무슨 내용을 생각했었는지 까먹었다...

지금 새로 생각해보자면,

GROW 모델. 목표를 정하고, 현실을 점검하고, 대안을 탐색하는데, 대안을 전형적이고 습관적인 것 말고, 서너개 정도의 다른 방향으로 떠올려보고, 또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새로운 대안도 탐색해보고. 그 중에서 어느 대안을 실천할지 선정하고. 그 대안이 현실 가능할지, 장애물은 없을지 탐색해보고. 어떻게 구현할지 실행계획을 세워보고.

이거 해줘, 저거 해봐 이렇게 시키기만 하지 말고, 그 이유와 배경, 의도를 잘 설명하기. 코치는 자신의 행동의 이유나 배경, 의도를 피코치에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피코치의 것을 듣는 훈련을 함. 그래서 잘 캐내고 파악함. 그래서 자신의 것도 잘 설명할 수 있음. 그리고 코딩 에이전트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서도 그렇게 물어볼 수 있음.

개념어, 용어 사용하기. parrot phrase. 섬세하게. 개념어, 용어를 사용하면서, 내담자가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것을 내 머릿속에도 떠오르게 심상을 연결한다. 반대로,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도 내담자의 머릿속에 그림처럼 연상될 수 있게 전달한다. 언어를 통한 심상의 일치.

하지만 라이프코칭과 다른 점은, LLM은 의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존재적 질문 (이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같은 접근보다는 문제영역 탐색이나 문제해결적 질문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것.

코칭에 대해 얘기할 때, 코치의 능력도, 고객의 능력도 아닌, 그 사이의 관계, 연결통로의 힘이라는 얘기를 함.

실제 LLM에게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기보다는, 나와 LLM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에 대해서 언어로 대화를 하면서, 문제영역이 언어로 풀어서 설명되고 해석되고, 해결책 탐색도 언어로 풀어서 설명되어 선명해지면서, 문제와 해결책이 점점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함. 결국 나와 LLM과의 대화가 빙빙 도느냐 문제와 해결책을 명료하게 나타내는 방향으로 진전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음.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TDD와 리팩토링 이야기를 하면, 비슷한 반응들을 보인다.

'좋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직 못해봤다' 같은.

'당연히 해야 하는건데, 실천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반은 죄책감 섞인 반응도 있고.

혹자는 그래서 오히려 짜증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거 유니콘 같은거다. 사실 그거 해도 효과 없다'라고 하기도.

하지만 TDD와 리팩토링이 SWE 역사에 등장하고 열렬한 팬이 존재했던 시기는 의외로 짧다.

TDD와 리팩토링은 연관이 있으면서도 다른거다. 그 둘을 연결해주는 중간에는 자동화된 단위테스트가 있다. 자동화된 단위테스트를 SWE에 대중화시킨 것은 단연 JUnit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JUnit이 언제 나왔을까? 1997년에 첫 버전이 탄생했고, 2000년대 초반에 널리 펴졌다.

그 전에는 자동화된 회귀테스트로서의 단위테스트라는 개념이 잘 없었다. 이를테면 임베디드 C 개발자들이 개발을 하는 방식도, 따로 단위테스트 코드를 만들지 않고 작성을 하더라.

시작은 그러한데, 지금은 어떤가? 자동화된 단위테스트가 보편화되었나? 내 느낌으로는, 개발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기보다는, 눈을 흐리는 다른 요소들이 많이 생겨서 중요성만큼 그렇게 강조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느낌상,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쯤에 개발을 했던 사람들 중에, 애자일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한두번 접해봤을 것 같다.

여러번 얘기하기도 했지만, TDD와 리팩토링은 내 개발 여정을 완전히 바꿔놓은, 비결 중 하나다.

하지만 이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다들 '들어는 봤'지만, 제대로 해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게 그럴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다.

아마 왠지 5년 10년 지나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지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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