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All:read [[책/1만 시간의 재발견]] 중에서 3장만 따로 떼어 정리한 것. = 1만 시간의 재발견. 제3장. 심적 표상 이해하기 = 의욕보다 중요한 연습의 '방법' == 체스 마스터의 미스터리한 초능력? == == 어쨌거나 절대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 ‘의식적인 연습’으로 뇌에서 정확히 무엇이 바뀌는가? 바로 심적 표상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구분 짓는 핵심은, 전문가는 다년간의 연습으로 뇌의 신경조직망이 바뀌어 고도로 전문화된 ''심적 표상''을 만들 수 있고, 이런 심적 표상 덕분에 놀라운 기억력, 패턴 인식 능력, 문제 해결 능력, 이외에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고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심적 표상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심적 표상이라는 개념에 관한 좋은 심적 표상’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앞에서 말한 ‘개’에 관한 심적 표상을 개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알아갈 ‘시간’을 갖는 것이다. 곁에 두고 털을 쓰다듬고, 작은 머리를 토닥거리고, 재주 부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개에 관한 심적 표상을 만든 것처럼, 약간의 시간을 들여 익숙해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패턴 인식과 반응 ==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가 보여주는 특징은, 심적 표상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규칙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나 뭐가 뭔지 혼란스러울 뿐인 조합 안에서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이 나무만 보고 있을 때 ''전문가는 숲을 본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축구에 문외한인 사람이 축구 경기를 보면, 공이 가까이 있을 때마다 몇몇 선수가 공을 향해 몰려든다는 빤한 사실 말고는 어떤 패턴을 찾기 힘들다. 때문에 팀마다 11명의 선수가 아무런 패턴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정신없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축구 경기를 알고 좋아하는 사람, 특히 축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모습이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선수들이 공과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참으로 미묘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하는 패턴이다. 훌륭한 선수는 미묘하게 변하는 패턴을 거의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반응한다. 그리고 상대 팀의 약점이나 틈새가 드러나는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 다시 말해 경험 많은 암벽 등반가들은 자신이 보는 핸드홀드 각각에 어떤 그립이 필요한지를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해주는 심적 표상을 발전시켰다. 나아가 연구자들은 경험 많은 암벽 등반가가 특정 핸드홀드를 보는 순간, 뇌가 손으로 신호를 보내 그에 상응하는 그립을 준비하게 한다는 것도 밝혔다. 여기에도 역시 의식적인 생각이 작용하지 않았다. 반면에 경험이 적은 암벽 등반가는 각각의 핸드홀드에 맞는 그립을 의식적으로 찾아내야 했다. 이처럼 심적 표상을 이용하여 기계적으로 핸드홀드를 분석하고 맞는 그립을 찾는 능력 덕분에 경험 많은 암벽 등반가들은 경험이 적은 사람에 비해 추락 위험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면서 암벽 등반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도 역시 심적 표상이 발달할수록 수행능력이 좋아졌다. == 나에게는 어려운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는 쉬운 이유 == 방금 살펴본 전문가들이 심적 표상에서 얻는 핵심 이점은 ''정보 처리를 도와주는 방식''에 있다. 말하자면 심적 표상은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기억에 저장하고, 조직하고, 분석하고, 그것을 활용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준다. 다른 모든 전문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가 알든 모르든 무언가에 전문가들이다. 해당 스포츠에 대해서 잘 모르면, 기사를 통해 읽는 세부 내용이 모두 본질적으로 무관한 사실들의 묶음이 된다. 이런 내용을 기억하기란 무작위로 나열된 단어들을 기억하는 것만큼 어렵다. 그러나 해당 스포츠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이미 내용을 이해할 심적 구조를 세워놓은 셈이고, 기사를 통해 얻는 정보를 정리하여 기존에 흡수한 관련 자료와 결합시킬 수가 있다. 새로운 정보가 기존 정보의 일부가 되어 어려움 없이 신속하게 장기기억으로 이동하며, 덕분에 운동 경기에 익숙하지 않을 때보다 기사에서 훨씬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주제를 깊이 연구할수록 그에 대한 심적 표상이 세밀해지고,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가 쉬워진다. 따라서 체스 전문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영문 모를 기호(1. e4 e5 2. Nf3 Nc6 3. Bb5 a6 등)에 불과한 체스 기보상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해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체 게임을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문 연주자는 새로운 곡의 악보만 보고도 연주를 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식적인 연습’ 개념이나 학습심리학이라는 보다 넓은 영역에 이미 친숙한 독자라면 다른 독자에 비해 여기에 나오는 정보를 이해하고 흡수하기가 한결 쉽게 느껴질 것이다.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책을 읽고 내가 이야기하는 주제를 생각하는 일 자체가 독자 여러분이 새로운 심적 표상을 창조하도록 도울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심적 표상이 다시 향후 이런 주제에 관해 읽고 배우는 작업을 한결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 의사처럼 생각하라 == 《뉴욕 타임스》에는 가끔 의사 겸 작가인 리사 샌더스Lisa Sanders의 〈의사처럼 생각하라〉Think Like a Doctor라는 칼럼이 실린다. 샌더스의 칼럼에서 내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부분은 의학 미스터리나 해답이 아니라 거기에서 소개하는 진단 과정에 대한 통찰이다. 여러 가지 단서를 종합하여 짜 맞추는 이런 과제에서는 전문가인 의사들의 심적 표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잡한 징후를 보이는 환자를 진단하는 의사는 어떤 것이 유의미하고, 어떤 것이 판단을 흐리는 눈속임인지를 미리 알지 못한 채로 다량의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 (단기기억의 한계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런 모든 정보를 연관성 없이 마구잡이로 온전히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관련 의학 지식을 배경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어떤 것이 유의미할까? 진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다양한 임상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질병과 관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아직 진단의학에 대한 심적 표상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의대생들은 환자의 징후들을 본인에게 익숙한 특정 질병과 연결시키고 재빨리 결론으로 비약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복수의 가능성을 생각해내지 못한다. 정식 의사라고 해도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많다. 의대생들과 달리 진단 전문 의사들은 아주 정교한 심적 표상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다양한 사실을 한꺼번에 고려할 수 있다. 그들은 얼핏 보아서는 밀접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실까지도 고려한다. 이것이 고도로 발달한 심적 표상의 중요한 이점이다. 훨씬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소화하고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진단 전문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징후와 다른 관련 정보들을 고립된 정보가 아니라 더 큰 패턴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랜드마스터들이 무작위로 배치된 체스 말이 아니라 전체 패턴을 보는 것과 흡사하다. 패턴을 인식하는 심적 표상 덕분에 체스 마스터들이 신속하게 여러 가지 가능한 수를 생각해내고 가장 좋은 수에 집중할 있는 것처럼, 경험 많은 진단 전문 의사들 역시 심적 표상 덕분에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진단을 내놓고 이들을 분석하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할 수가 있다. 물론 여러 후보 가운데 어떤 것도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후보들 하나하나를 샅샅이 훑어보는 과정에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다수의 가능성 있는 진단을 내놓고 각각을 꼼꼼히 검토하는 능력이 전문가 수준의 진단의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시키는 핵심 요소다. 성공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필요한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그런 지식을 적절히 정리하여 언제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보유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가능성 있는 여러 진단을 생각하고,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에 집중할 수 있다. 우수한 정보 정리 능력은 전문가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보험 판매처럼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최근 어느 연구에서는 보험 설계사 150명의 각종 보험 상품(생명, 주택, 자동차, 상업보험 등)에 대한 지식을 조사했다.21 당연하게도 실적(판매량)이 좋은 보험 설계사는 그렇지 못한 설계사에 비해 여러 보험 상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게도, 연구자들은 실적이 좋은 보험 설계사들은 그렇지 못한 설계사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통합적인 ‘지식 구조’(우리가 말하는 심적 표상)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실적이 좋은 설계사일수록 "만약······ 그러면······." 식의 지식 연결 구조를 고도로 발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런 것들이 어느 고객에게 해당되면, 그때는 이렇게 말하거나 저렇게 한다." 식이다. 최고의 설계사들은 이처럼 보험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한층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으며, 덕분에 훨씬 유능한 설계사가 될 수 있었다. == 심적 표상 수정하기 == == 전문가는 어떻게 심적 표상을 사용하는가 == == 신체 활동도 결국은 정신과 연결된다 == -- 1만 시간의 재발견.